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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위대한 신앙의 신비, 기도9: 구약에 나타난 기도 - 엘리야, 예언자들과 마음의 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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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7-30 ㅣ No.824

[위대한 신앙의 신비, 기도] (9) 구약에 나타난 기도 - 엘리야, 예언자들과 마음의 회개


엘리야의 간절한 기도, 주님께로 인도

 

 

하느님의 집인 성전은 기도하는 장소이자 기도를 가르치는 장소입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은 예루살렘 성전으로 순례를 가서 기도를 바치고 예물을 봉헌했습니다. 성전 제사는 안식일과 매달 초하룻날과 정해진 축제일 등에만 바치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바쳐졌습니다(에제 46,13 참조). 그래서 성전에서 이뤄지는 희생 제사, 저녁 제사, 향, 제사 음식 등은 모두 하느님의 거룩함과 영광을 나타내는 표징입니다. 이 표징들은 또한 “기도하라는 호소이자 기도로 이끄는 길”(「가톨릭 교회 교리서」 2581항)이기도 합니다. 

 

기도를 바칠 때는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이 외적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때로는 외적인 형식이 더 진솔한 마음으로 기도하게 해 주는 동인이나 자극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형식에 지나치게 얽매이다 보면 기도하는 참뜻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도 그랬습니다. 외적인 예배만 중시한 채 진심 어린 마음의 기도를 소홀히 한 것입니다. 그래서 “신앙 교육과 회개”가 필요했습니다. 이것이 귀양살이(B.C. 587~538)를 전후해서 예언자들이 맡은 사명입니다. 

 

교리서는 구약의 가장 대표적인 예언자인 엘리야의 기도 이야기를 통해 기도의 자세와 의미를 제시합니다. “주님께서는 나의 하느님이시다”라는 의미를 지닌 엘리야라는 이름은 “주님이야말로 하느님이십니다”라는 이스라엘 백성의 부르짖음을 예고합니다. 엘리야는 카르멜 산에서 바알의 예언자들과 대결하면서 이렇게 간절히 기도합니다. “주님! 저에게 대답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여 주님, 이 백성이 당신이야말로 하느님이시며, 바로 당신께서 그들의 마음을 돌이키게 하셨음을 알게 해주십시오”(1열왕 18,37). 이 기도에 응답하신 하느님께서는 불길을 내려보내 번제물과 장작과 도랑에 있는 물까지 핥아버리게 하십니다. 그러자 이스라엘 백성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주님이야말로 하느님이십니다” 하고 부르짖습니다(1열왕 18,38-39). 

 

엘리야는 또 사렙타 마을에서 과부의 밀가루 단지에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고 병에는 기름이 마르지 않는 기적을 통해 과부에게 하느님 말씀에 대한 믿음을 가르칩니다. 그뿐 아니라 간절한 기도를 통해 과부의 아들이 다시 살아나게 함으로써 과부의 믿음을 확고하게 합니다(1열왕 17,8-24 참조). 엘리야의 이런 기도의 모범이 야고보 사도에게 “의인의 간절한 기도는 큰 힘을 냅니다”(야고 5,16)라고 말하게 했을 것입니다.

 

나아가 엘리야는 모세처럼 하느님의 명에 따라 하느님의 산 호렙에 가서 하느님을 만납니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말씀드렸듯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하느님과 만나는 것, 이것이 기도의 본령입니다. 모세와 엘리야 같은 예언자들은 “하느님과 단둘이 있음으로써” 곧 기도에서 그들의 사명을 위한 빛과 힘을 얻습니다. 교리서는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그들의 기도는 불충한 세상에서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때로는 하느님과 따져보기도 하고 하느님께 탄식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언제나 역사의 주인이신 구세주 하느님의 개입을 열망하고 준비하는 중개의 기도이다”(2584항). 

 

예언자들의 이러한 기도의 삶은 우리에게도 귀감이 됩니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삶에서 실의에 빠져 있을 때, 기도하십시오. 기도는 우리에게 할 일을 가르쳐 주고 용기와 힘을 줍니다. 때로는 원망하고 탄식할 수 있습니다. 진실하게 간절하게 아룁시다. 그리고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고 겸허히 받아들입시다. 우리 삶이 바뀔 것입니다.

 

[평화신문, 2016년 7월 31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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