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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철학ㅣ사상

과학칼럼: 과학과 신앙은 함께 탄생한 쌍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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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2-12 ㅣ No.439

[과학칼럼] 과학과 신앙은 함께 탄생한 쌍둥이다!

 

 

이 글을 쓰는 저는 가톨릭교회의 사제이면서 동시에 이론물리학자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사제 서품을 받은 직후부터 주변의 많은 분들로부터 우리 가톨릭교회의 교리 내용과 현대 과학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는지, 과학과 신앙 간의 조화를 어떤 식으로 이루어야 하는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과학이 이 세상의 모든 사실들을 정확히 다 설명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은 문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올 한 해 동안 과학과 신앙 간에 조화가 충분히 가능하며 이 둘 모두가 하느님을 섬기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면을 통해 여러 방식으로 강조해 보고자 합니다.

 

요즘은 밤 하늘을 바라보아도 별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불과 한 2~30년 전까지만 해도 밤하늘을 바라보면 상당히 많은 별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 별들을 바라보면서 우리의 선조들은 이 우주의 광활함에 크게 감탄을 하면서 이런 질문을 하곤 했습니다. ‘도대체 저 우주, 저 별들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그리고 저 우주, 저 별들을 만든 분은 과연 누구이신가?’ 그리고 우리는 종종 아름다운 바닷가를 거닐면서 넓고 푸른 바다의 모습에 압도되곤 합니다. 이 바다 역시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거리를 던져줍니다. ‘도대체 저 바다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그리고 저 바다를 만든 분은 과연 누구이신가?’

 

우리는 이러한 여러 자연의 모습을 보면서 다음과 같은 지혜서의 한 구절이 떠오르곤 합니다. “피조물의 웅대함과 아름다움으로 미루어 보아 그 창조자를 알 수 있다.”(지혜 13,5) 많은 신앙인들은 자연을 바라보면서 그 자연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 질문하면서, 동시에 그 자연의 창조자가 얼마나 위대한 분인가를 생각하고 그분께 찬미를 드리곤 했습니다. 바로 “피조물의 웅대함과 아름다움”이 어떤 식으로 생겨났는지를 물으면서, 동시에 웅대하고 아름다운 피조물을 창조한 “그 창조자”가 누구인지를 알아내는 것이죠.

 

지혜서의 이 문구를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듯이, 이 세상에 생겨난 자연과학과 신앙은 사실 출발점이 동일합니다. 자연과학과 신앙은 둘 다 자연에 대한 경외심으로부터 출발했습니다. 다만 질문이 좀 다를 뿐입니다. 자연과학을 하는 사람들은 “저 웅대한 자연이 어떻게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저 자연을 저런 식으로 지탱하고 유지시켜주는 근본적인 법칙이나 원리는 무엇일까?” 이렇게 질문을 던진다면, 신앙을 가진 많은 이들은 “저 웅대한 자연을 만드신 위대한 창조자는 과연 어떤 분일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하지만 과학과 신앙은 그 태생적인 출발이 같은 곳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과학과 신앙은 둘 다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라는 엄마로부터 함께 탄생한 쌍둥이인 것입니다!

 

[2022년 2월 13일 연중 제6주일 서울주보 7면, 김도현 바오로 신부(예수회, 서강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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