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힘찬 행진에 참여하도록 이끌어야(존 굿맨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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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3-09 ㅣ No.800

[레지오와 마음읽기] 힘찬 행진에 참여하도록 이끌어야(존 굿맨 법칙)

 

 

갈등(葛藤)은 칡과 등나무를 의미한다. 이 둘은 같은 덩굴식물이지만 감아가는 방법이 정반대여서 얽히면 풀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충돌하는 경우를 갈등이라 표현한다.

 

그래서 일까? 갈등을 아예 만들지 않기 위해 상대나 상황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어쩌다 갈등이 생겨도 해결보다는 회피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라는 말처럼, 갈등은 제대로 풀어내기만 하면 상대와의 결속이 더 다져질 수도 있다.

1970년대 미국 정부의 자문기관으로 시작하여 고객만족에 대한 연구 자료를 발표한 회사인 TARP(Technical Assistance Research Programs)에서 ‘미국의 소비자 불평 처리’를 발표하였다. 이는 미국 240개 매장 이용 소비자를 대상으로 5년간 진행한 조사로, 불만 있는 소비자들에 대한 기업의 처리 방법에 따른 소비자의 매장 방문과 구매 횟수를 밝혀낸 보고서이다.

 

조사에 따르면 불만 있는 소비자의 4%만이 기업에 불평을 말하고,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90%는 그 기업과 거래하지 않았다. 그러나 불만을 말하여 문제가 해결된 소비자의 경우는 70%가 다시 상품을 구매하였고, 나아가 신속하게 불만이 해결된 경우는 재구매율이 82%로 올라갔다. 이에 ‘제품이나 서비스에 불만족한 고객이 직원의 대응에 충분히 만족했을 경우, 재방문률과 재구매율이 오히려 높아진다’는 법칙이 생겼고 이를 TARP 사장의 이름을 따 ‘존 굿맨 법칙’이라고 한다.

 

결국 고객의 불만에 대한 기업의 처리 방식이 기업의 이윤과 관련된다는 것을 증명한 셈으로, 향후 이 법칙은 많은 기업들에게 고객 경영의 혁신을 일으켰고 직원 교육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게 되었다.

 

 

불만에 대한 기업의 처리 방식이 기업의 이윤과 관련되어

 

뿐만 아니라 이 조사에서 불만이 있는 소비자는 8~10명에게 나쁜 소문을 냈다는 것도 밝혀졌다. 사실 구전(口傳)마케팅이 있을 정도로 고객 입소문의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더구나 ‘악평은 호평보다도 2배나 강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자그마한 불만이라도 친절하고 빠르게 대응하여 완전하게 없애주는 것이 중요하다. ‘단골을 만들려면 불만을 가지게 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고객 불만 처리는 비용을 넘어 투자가 될 수 있다.

 

J자매는 개신교에 다녔지만 시어머니가 천주교 신자가 되면서 자신도 성당을 다니게 되었다. 하지만 성모님을 너무 신격화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다소 불편하였다. 그러다 갑작스러운 남편의 암 발병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대모의 권유로 묵주의 9일기도를 정성껏 바쳤고 무사히 그 위기를 넘기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성모님을 사랑하게 되어 레지오에 입단하게 되었는데 단원생활은 생각보다 힘들었다고 한다.

 

활동보고는 자신의 선행을 자랑하는 겸손치 못한 모습으로 보였고, 활동배당은 각자 알아서 하면 될 것을 단장이 일일이 지시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더구나 여러 가지 규율들을 강조하고 자주 순명을 요구하는 것이 너무 융통성이 없어 보였다고 한다. 그러다 우연히 대모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았고, 대모는 그녀의 어려움에 친절하게 답해주면서 교본 읽기를 권하였다고 한다.

 

그녀는 말한다. “입단하여 레지오에 관한 여러 가지 의문이 생겼을 때 그것을 선배단원들에게 도움을 청해야 했는데, 천주교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 같아 혼자 해결하려 했습니다. 스스로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어렵게 고민을 꺼냈는데, 제 걱정과는 달리 대모님이 따뜻하게 조언을 해주셔서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특히 제게 교본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셔서 그 후로 레지오에 대한 고민이 생기면 교본을 찾아보곤 합니다. 아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는 말처럼 저는 비로소 성모님과 레지오를 제대로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참관자나 새 단원이 레지오에 대하여 불만이나 다양한 의문을 제기한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기뻐해야 한다. 이는 ‘이견과 불만을 결코 나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중략- 불만을 위한 불만이 아니라 발전을 위한 불만이며, 실제로 이 불만이 곧 향상을 가져온다.’(교본 450쪽)는 말처럼, 불만은 관심이며 그것을 해결해주는 일은 서로의 성장을 가져오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준이 낮은 모범에 대해서 일반 대중은 쉽게 자극을 받고 불평을 털어놓게 마련이다’(교본 450쪽)고 하니, 우리가 쁘레시디움 안에서 ‘풍성한 기도와 신심에 찬 말씨, 감미로운 우애의 정신이 깃든 초자연적인 분위기’(교본 113쪽)를 보여주었는지를 살피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레지오에 대한 불만을 해결해주는 일은 서로의 성장을 가져와

 

회합 때 보여주는 나의 말과 행동은 다른 이로 하여금 다음 주에도 나오고 싶게 할 정도로 친절한가? 그렇다면 나는 ‘사람들을 접촉할 때에는 당연히 친절해야 하나 –중략- 만나는 사람들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뵐 수 있어야 한다’(교본 84쪽)는 상훈의 정신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나는 레지오에 관한 다양한 질문들에 빠르고 정확하게 답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나는 성모님의 군사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중요한 사항들을 잘 알고 있는 꽤 수준 높은 단원이다.

 

한 명의 입단은 행동단원이냐 협조단원이냐를 불문하고 매우 기쁜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입단 권면만큼 레지오에 발들인 사람들이 단원 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끝까지 도와주는 일이다. 특히 행동단원의 경우 입단과 선서에 이어 기도와 활동에 능한 단원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간부들만이 아니라 쁘레시디움 전체가 져야할 막중한 책임이다.

 

그러니 우리는 카나의 기적에서 ‘성령께서는 자신의 항아리(각자의 영성의 그릇)에 먼저 물(신앙 안의 공부를 통해 얻은 것들)을 채우지 않는 사람에게는 영신적 지식과 이해력을 허락하지 않으신다.’(제멜리/교본 302쪽)는 말을 기억하고, 나의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하면 ‘하느님께서는 우리들이 쏟는 노력을 통하여 영광을 이끌어 내고자 하시며, 우리의 노력을 정화시켜 풍성한 열매를 맺고 꾸준히 지속하도록 해주신다.’(교본 36쪽)

 

‘사람들로 하여금 성모님을 의지하고 따르는 것이 얼마나 감미로운 것인지를 깨닫게 하여,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더불어 힘찬 행진에 참여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교본 274쪽)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2년 3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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