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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위대한 신앙의 신비, 기도10: 시편, 회중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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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8-08 ㅣ No.827

[위대한 신앙의 신비, 기도] (10) 시편, 회중의 기도 (「가톨릭 교회 교리서」 2585~2589항)


시편, 시공간 초월한 기도의 걸작

 

 

교리서는 구약 성경에 나타난 기도에 관한 마지막 부분으로 시편을 제시합니다(2585~2589항). 전체 150편으로 이뤄진 시편은 다섯 권을 모아 놓은 하나의 전집입니다. 각 권은 1-41편, 42-72편, 73-89편, 90-106편, 그리고 107-150편입니다. 이렇게 모아진 시편은 “구약 성경에 수록된 기도의 걸작”입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은 큰 축제일에는 예루살렘에 모여, 그리고 안식일에는 각 동네에 있는 회당에 모여 기도를 바쳤습니다. 시편은 이 기도를 표현하며 풍요롭게 합니다. 이 시편 기도는 개인적이지만 또한 동시에 공동체적이기도 합니다. 시편 기도는 기도를 드리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관련되기 때문입니다. 시편은 거룩한 땅 곧 이스라엘 땅에서만 아니라 이스라엘 밖의 흩어진 이스라엘 백성 공동체, 곧 디아스포라 공동체에서도 바칩니다. 그러나 시편 기도의 내용은 이스라엘 백성만이 아니라 만민을 다 포용합니다. 

 

교리서는 시편 기도에 대해 “이 기도는 과거의 구원 사건들을 상기시키며, 역사의 종말에까지 미친다. 이 기도는 이미 실현된 하느님의 약속들을 상기시키며, 그 약속들을 결정적으로 실현하실 메시아를 기다린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는 시편을 인용해 당신의 신원을 드러내실 뿐 아니라(마태 22,41-46 참조), 마지막 만찬을 드신 후에는 찬미가를 부르시고(마태 26,30 참조), 십자가 위에서도 시편을 바치며 부르짖으십니다(마태 26,30; 시편 22,2 참조). 그리고 숨을 거두실 때에도 시편을 바치십니다(루카 23,46; 시편 31,6 참조). 그래서 “그리스도께서 기도로 바치고 그분 안에서 완성된 시편은 교회가 드리는 기도의 핵심으로 머물러 있다”고 교리서는 밝힙니다. 

 

시편은 또한 “그 안에서 하느님이 말씀이 인간의 기도가 되는 책”이라는 점에서 구약의 다른 책들과 구별됩니다. 다른 구약 성경의 “말씀들은 (인간을 위한 하느님의) 업적들을 선포하며 그 안에 포함된 신비들을 밝혀 주지만” 시편은 “시편 작가가 시를 지어 하느님께 노래함으로써 하느님의 구원 업적을 밝힌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하느님의 일을 추진하시는 분도, 인간의 응답을 불러일으키시는 분도 같은 성령이시지요. 

 

시편의 표현들은 다양합니다. 시편은 찬미가, 탄식 기도나 감사, 개인이나 공동체의 간구, 왕의 노래 또는 순례의 노래, 이 밖에 지혜의 명상 등을 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하느님 백성의 역사에서 하느님의 놀라우신 일과, 시편 작가가 인생살이에 체험한 인간적 상황들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시편은 “신분이나 시대를 초월하여 누구든지 바칠 수 있는 진실한 기도”(2588항)입니다. 

 

교리서는 또 시편들에는 일관된 특징들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것은 △ 기도의 소박함과 자발성 △ 피조물의 온갖 좋은 것을 통해 또 그것들과 함께 드러나는 하느님께 대한 갈망 △ 주님을 더 사랑함으로써 원수들과 유혹의 표징이 되는 믿는 이들의 처지 △ 주님의 사랑을 확신하며 주님 뜻에 맡겨드리는 의탁의 자세 등으로 시편 전체에 일관되이 흐르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시편은 구약 성경에서 기도의 걸작을 이룹니다. 개인적 요소와 공동체적 요소를 함께 지니고 있는 시편은 이미 이루어진 하느님의 약속을 기념하며 메시아의 오심을 희망함으로써 역사의 모든 차원에까지 미칩니다. 그래서 시편은 교회가 드리는 기도의 근본적이고 불변하는 요소일 뿐 아니라 계층과 시대를 초월해 모든 이가 드리기에 적합한 기도입니다(2596~2597항). 

 

기회가 될 때마다 시편 한 구절씩이라도 읽고 묵상하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평화신문, 2016년 8월 7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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