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세상을 이긴 그 승리(승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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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12-04 ㅣ No.783

[레지오와 마음읽기] 세상을 이긴 그 승리(승자 효과)

 

 

권투선수 마이크 타이슨은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멘토인 커스 다마토를 만나 핵주먹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유명한 복싱 선수가 된다. 하지만 커스 다마토 사망 이후 급속히 타락의 길을 걷게 되고 급기야 강간 혐의로 3년을 감옥에서 보낸다. 1995년 출소한 그가 과연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큰 관심 속에 그는 두 번의 경기를 하였는데, 비록 이기긴 하였지만 형편없는 선수들과의 시합으로 팬들은 실망하였다.

 

하지만 1996년 세 번째 경기로 WBA 챔피언에 도전하였고 3라운드 KO승으로 챔피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그의 프로모터인 돈 킹은 이 과정이 자신의 전략이었다고 밝혔다. 돈 킹은 비록 나약한 상대와의 시시한 경쟁에서 승리했다 하더라도, 승리의 쾌감을 맛 본 사람은 훨씬 강한 상대에게도 승리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았고, 이를 타이슨에게 적용시켰던 것이다.

 

아일랜드 트리니티칼리지 심리학 교수인 이안 로버트슨은 그의 저서 ‘승자 효과(Winner effect)’-우리나라에서는 ‘승자의 뇌’라고 번역-에서 책의 부제로 ‘뇌는 승리의 쾌감을 기억한다’며 ‘승자 효과’를 이야기한다. ‘승자 효과’란 ‘승리를 경험한 개체는 다음 경쟁에서도 승리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미국의 아서 맥도날드 교수의 그린 선피쉬(푸른 개복치) 실험이 있다. 그는 공격적 성향 정도가 비슷한 개복치를 세 집단으로 나누었다. A는 개복치만 넣어 두고, B에는 개복치와 그보다 덩치가 더 큰 물고기 한 마리를, C에는 개복치와 그보다 덩치가 작은 물고기 한 마리를 넣었다. 그리고 세 집단을 닷새 동안 둔 뒤 개복치들 각각의 공격성을 측정하였다. 결과는 어떠했을까? 예상대로 처음에는 공격성이 비슷했던 개복치들이 일정 시간 동안 어떤 상대와 같이 있었느냐에 따라 그 공격성이 달라졌다고 한다. 즉 자신보다 큰 물고기와 있었던 B의 개복치는 전보다 훨씬 낮은 공격성을 보였고, 그 반대인 C의 개복치는 공격성이 훨씬 더 커졌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여러 과학자들의 다양한 실험들을 통해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

 

 

승리를 경험하면 다음 경쟁에서도 승리할 확률 높아져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이것 또한 다양한 실험들을 통하여 밝혀졌는데, 그 답은 테스토스테론에 있었다. 테스토스테론은 대표적인 남성 호르몬으로, 주로 공격적 성향을 담당한다. 그런데 이것이 증가하면 동기부여를 맡고 있는 남성 호르몬 수용체와 쾌락과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도 함께 증가하여, 우리 신체의 화학적 상태가 달라지면서 뇌에 기억되어진다고 한다. 결국 승리의 쾌감을 느껴본 사람은 그로 인해 뇌가 변화하게 되고,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되면 집중력과 자신감 등이 높아져 승리할 확률이 커진다는 것이다.

 

S형제는 몇 번의 사업 실패로 부부 사이가 나빠져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기를 벗어날 수 있게 해주었던 것은 텔레비전 프로에서 우연히 보게 된 칭찬일기였다고 한다. 칭찬일기는 매일 몇 개씩 자신에게 하는 칭찬을 기록하는 것으로, 처음에는 다소 낯간지러웠지만 탈출구를 찾는 심정으로 열심히 기록하면서 그것이 꽤 힘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일정량의 칭찬거리를 찾다보니 사소한 행동이라도 긍정적으로 보게 되면서 사람이나 상황을 보는 시각 또한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자연히 아내를 보는 시각도 달라졌고 부부 사이도 회복되었다. 그 후 조그마한 사업을 시작하여 지금은 꽤 튼실한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쁘레시디움 단장으로 즐겁게 봉사하고 있다.

 

그는 말한다. “작은 성공이 모여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늦게나마 알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과거 제 사업 실패의 원인도 생각해 보면 작은 것을 시시하게 여기는데 있었던 듯하고요. 이제 저는 생활 전반에서 작은 성공을 중요하게 여기고 챙기는 편입니다. 특히 레지오에서는 대상자들에 대한 기록을 만들어 사소한 것이라도 계획하고 실행합니다. 그러다보면 활동이 즐거워질 뿐만 아니라 결과도 제대로 주어지는 경험을 합니다. 또한 단원들이 비록 작은 것이라도 활동에 성공하면 크게 칭찬하며 격려하는 편입니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우선 그 첫 발걸음을 내디뎌야

 

교본에 ‘하나의 고지가 그 다음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거점이 되는 것처럼, -중략- 하나의 성공 사례는 곧 이어 또 다른 성공’(483쪽)이라 하고,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무엇이든 그것을 39단계로 나누어 놓으면, 그 하나하나의 단계는 가능한 것이 된다.’(429쪽)고 하니 활동 속의 작은 성취는 중요하다. 그러니 활동이 ‘비록 실제적 가치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라 하더라도, 적어도 그 목적을 지향하거나 또는 그 목적에 관련된 것’(교본 430쪽)이라면 작은 것이라도 성의껏 해야 한다.

 

하지만 ‘유의해야 할 점은, 우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 할지라도 우선 그 첫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교본 429쪽) 특히 ‘효과적인 방법이 어떤 것인지 잘 떠오르지 않을 때, -중략- 우선 적극적인 자세만이라도 드러내야 한다. 이는 단지 기도를 바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일종의 행동을 포함한다.’(교본 430쪽) 그러니 비록 작은 것이라도 실제 행위가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레지오 행동단원들에게 활동이 의무적으로 주어지는 이유이다. 이는 ‘성모님이 간직하고 계시는 은총의 보화는 넘쳐흐르고 있지만, 우리가 도와 드리지 않으면 성모님은 그 은총을 나누어 주지 못하신다’(교본 58쪽)고 하니 더욱 그러하다.

 

우리는 기억해야한다. 성공은 또 다른 성공을 낳고 그 성공은 도전의 용기를 준다는 것을. 그리고 그 용기는 활동이라는 단원의 의무를 기꺼이 지고 가게 하여 ‘레지오 단원 앞에 놓여 있는 것은 어떤 순교 행위가 아니라 빛나는 성공’(교본 482쪽)이 될 것이라는 것을.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모두 세상을 이기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이긴 그 승리는 바로 우리 믿음의 승리입니다.”(1요한 5, 4)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1년 12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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