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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하느님의 백성이 함께하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빵을 달라는 자녀에게 돌을 건네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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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2-19 ㅣ No.1857

하느님의 백성이 함께하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빵을 달라는 자녀에게 돌을 건네는 우리?

 

 

가난한 이의 부르짖음에 귀 기울이지 않는 이가 지구의 부르짖음에 제대로 귀 기울일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피조물을 돌보는 일에 무관심한 이가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작은 이들을 돌보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마태 25,31-46 참조) 왜냐하면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이들과 지구의 취약함이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이 주제를 계속 강조하십니다.

 

한편, 가난한 이들과 지구를 돌보지 않으면서 자신의 가족과 자녀를 제대로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면서 그들의 방을 폐기물로 채우지는 않습니다. 사랑하는 이가 먹을 음식에 해로운 물질이 섞이는 것을 방관하지는 않습니다. 자녀들의 건강을 챙긴다고 하면서 집 안에 유독가스를 채우지 않습니다. 그런데, 정작 사랑하는 이들의 건강과 생명의 바탕이 되는 공동의 집 지구의 건강과 생명에 대해서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쓰레기가 쌓여가는 세상을 만들면서 정말 사랑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기후 위기를 불러오는 온실가스를 마구 뿜어내는 사회를 그저 지켜보면서 자녀를, 그리고 부모님을 사랑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녀들과 미래 세대의 몫인 지구의 자원까지 미리 약탈하면서 경제 성장을 이뤄왔습니다.(「찬미받으소서」 2항) 지구를 파괴하는 모든 행위는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해가 되고, 특히, 자연에 기대어 사는 이들에게는 더 큰 해가 됩니다.(29항) 진정으로 공동의 집 지구와 다른 피조물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 우리는 자녀들뿐만 아니라 모든 작고 가난한 이들을 올바로 돌볼 수 없습니다. “이 세상의 다른 피조물들에 대한 무관심이나 잔혹함은 언제나 어느 모로든 다른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영향을”(92항) 미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교황님께서는 “부모들은 과도하고 근시안적인 소비로 자녀들에게 상처를 입힙니다.”(162항)라고까지 말씀하십니다. 진정 우리 신앙인들이, 또한 우리 사회가 윤리적인 생산과 소비 방식을 만드는 데 노력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구조적 변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22항), 빵을 달라는 자녀에게 돌을 건네주고, 생선을 달라는 자녀에게 뱀을 주는 것과 같은 일을 하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마태 7,9-11 참조) 우리는 어떤 선택과 행동을 해야 하겠습니까?

 

다음 달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어떤 분을 뽑으시겠습니까? 공동의 집을 돌보는 정책을 마련하고 꾸준히 실행할 사람,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구조적 변화를 위해 제대로 일하며 정치적으로 사랑을 실천할 사람을 지도자로 선택하는 것이 우리 자신과 자녀들, 가난한 이들, 주님께서 돌보라고 맡기신 이들을 정말 사랑하는 길입니다.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함께하는 길입니다. 여러분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합니다.

 

[2022년 2월 20일 연중 제7주일 서울주보 5면, 백종연 바오로 신부(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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