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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주일학교 신앙교육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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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6-16 ㅣ No.129

코로나19 이후 주일학교 신앙교육 어떻게 (상)


교리 지식 전달 위주의 주일학교, 이젠 사목의 틀 바꿔야

 

 

코로나19는 청소년 미사와 주일학교의 시계를 멈추게 했다. 사진은 수원교구의 한 본당 청소년들이 청소년 미사 중 손을 잡고 주님의 기도를 노래하고 있는 모습. 가톨릭평화신문 DB.

 

 

코로나19로 청소년 미사뿐 아니라 주일학교 개학이 무기한 연기됐다. 청소년 담당 사목자와 주일학교 교사들은 유튜브와 SNS에서 청년ㆍ청소년 미사를 라이브로 생중계하고, 온라인 주일학교를 시도하는 본당도 있다. 가톨릭 콘텐츠도 다양해졌다. 코로나19로 드러난 주일학교 교리교육의 현주소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일학교 신앙교육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주일학교 아이들은 지금…

 

5년간 복사단 활동을 해온 백 라파엘(중1, 수원교구)군은 “처음 성당에 못 갈 때는 허전하고, 이렇게 안 가도 되나 싶었는데 이제는 주말에 시간이 많은 게 자연스러워졌다”고 말했다. 복사단으로 교구 예비신학생반에 소속돼 있는 백군은 “단톡방에서 자모회 어머니들이 신부님 강론과 교리를 담은 영상을 공유해줘서 들어가 보기도 한다”며 “친구들과 신부님, 수녀님이 보고 싶을 때는 성당에 더 가고 싶지만, 솔직히 안 가서 좋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세 자녀(고1, 초3, 7살)를 키우는 손 율리안나(의정부교구)씨는 “에너지가 많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일 저녁에 모여 같이 대송을 바치고 있다”고 말했다. 손씨는 “처음에는 방송 미사를 틀어놨는데 아이들이 지루해해서 함께 기도문을 외우는 것으로 바꿨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이 중요하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부모들은 코로나19로 학교가 온라인 수업과 격주 수업을 병행하면서 사실상 함께 기도를 바치는 것 외에 신앙교육을 생각할 여력이 없다. 컴퓨터의 작은 화면 안에 갇혀 온라인으로 학업을 대체하는 자녀에게 이어서 가톨릭 콘텐츠를 담은 교리 영상을 보여주기란 버겁다.

 

 

주일학교 교리교육의 한계

 

코로나19가 청소년 미사와 주일학교의 시계를 멈추게 했지만, 이 공백기를 부정적으로만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동안 주일학교를 둘러싼 청소년 사목에 대한 방향을 더 본질에서 고민할 수 있는 적극적인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황청립 살레시오대학교에서 청소년 사목과 교리교육 전공으로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이진옥(페트라, 대구대교구 사목연구소) 연구원은 “코로나19는 청소년 주일학교의 방향을 틀 기회를 줬다”고 단언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가 디지털 시대를 10~20년 앞당겼고, 코로나를 확산하는데 기폭제가 된 신천지 교인 중에 가톨릭 신자를 포함한 20대 청년이 많았다는 점은 기존의 주일학교 교리교육이 올바른 신앙관을 갖게 해줬는지 돌아보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시대에 깨야 할 청소년 사목의 고정관념으로 △ 신앙교육은 교리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중심이다 △ 주일학교는 성당에서 해야 한다 △교리교사는 교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 성당에 가야 성직자와 수도자를 만난다는 점을 꼽았다.

 

주일학교의 교리교육 방식은 시대 흐름에 따라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비판도 적지 않다. 신앙교육의 핵심이 교리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 무게 중심이 있었고, 그 전달 방식은 학교 교육과 별반 차이가 없다. 일부 청소년 사목자들이 신앙을 전수하는 측면에서 주일학교의 체제를 비판하는 이유다.

 

대구대교구 4대리구 복음화담당 마진우 신부는 “기성세대가 해온 주일학교의 교리교육 자체가 일종의 학원 개념이었다”며 “온라인으로 다양한 콘텐츠가 생산되는 것을 막을 필요는 없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존의 주일학교 시스템을 돌아보고, 근본적인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0년 6월 7일, 이지혜 기자]

 

 

코로나19 이후 주일학교 신앙 교육 어떻게 (하)


신앙 교육 유연하게 폭 넓히고 가정 교육 초석 단단히 쌓아야

 

 

- 코로나19로 제동이 걸린 주일학교는 더 폭넓고 유연한 사목으로의 확장을 요구받고 있다. 사진은 서울대교구 성소국과 청소년국이 마련한 2016 성소 주일ㆍ제5회 가톨릭 청소년 대회에서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어린이들이 어울리고 있는 모습. 가톨릭평화신문DB.

 

 

“성당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지만, 막상 신부님이나 수녀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교류할 기회가 없습니다. 신부님들이 바빠 청소년과 만날 시간이 없으시겠지만, 미사 때만 청소년들에게 질문하시기보다 캠프나 행사 때 더 깊이 소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전, 지난해 5월 21일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이 주교좌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마련한 청소년 사목 심포지엄에서 한 고등학생이 한 말이다. 청소년들은 코로나19 이전 시대에는 사목자와의 만남과 교류를 희망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 시대는 다르다. 그야말로 청소년 사목의 발판이 되어 준 친교와 만남의 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자란 요즘 청소년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를 Z세대라 일컫는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디지털 환경에 노출돼 ‘디지털 원주민’이라고도 불린다. Z세대는 TV와 컴퓨터보다 스마트폰, 이미지, 동영상 콘텐츠를 선호한다. 관심사를 공유하는 건 물론이거니와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동시에 생산도 한다.

 

“교리 영상과 애니메이션을 교회가 안 만들 순 없습니다. 온라인 사목도 시도되어야 하고 병행되어야 하지만 색다르고 재미있는 방법으로 영상을 만드는 건 세상이 더 잘합니다. 돈을 들여 펭수가 가톨릭 교리를 말하게 하면 달라질까요?”

 

대구대교구 4대리구 복음화 담당 마진우 신부는 “다채롭고 새로운 방식은 지식 전달을 위한 수단일 뿐 신앙의 본질을 전하기는 어렵다”며 “이제는 신앙의 본질에 헌신하는 시간을 확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신천지가 알려준 사실들

 

청소년 사목 관련 전문가 중에는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드러난 신천지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신천지 교인 중 20~30대 청년이 많았다는 점은 젊은이들이 영적인 갈망, 거룩함을 추구한다는 방증이다. 신천지와 같은 유사종교에 빠지는 이들을 통해 현대인들은 여전히 영성에 목마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 정준교(스테파노, 다음세대살림연구소) 소장은 “신천지에서 돌아온 젊은이 중에는 ‘신천지에 끌려갔을 때는 이단인 줄 모르고 갔지만, 이제는 천주교로도 안 돌아간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며 “이는 교회의 슬픈 모습”이라고 토로했다. 정 소장은 “이들이 ‘신천지를 버리고 천주교로 돌아갈 때 과연 신천지에서 받았던 배려와 호의, 따뜻한 관심을 성당에서 받을 수 있을까’라고 물을 때 우리도 ‘그렇다’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신천지에 빠진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은 주일학교의 교리교육이 올바른 신앙을 갖게 하는 체제였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성찰의 목소리도 크다.

 

 

청소년 신앙교육, 변화하자

 

“신앙 교육의 핵심은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고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전찬용(예수회 한국관구 청소년사도직위원회 위원장) 신부는 “그동안 주일학교에서 행해오던 주입식 교육은 하느님을 체험하는데 편협하게 만들었다”며 “이런 교육의 형태가 요즘 청소년들에게 신앙과는 더 멀어지게 만드는 근본 원인”이라고 말했다.

 

주일학교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유일하고 체계적인 교리교육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부인할 순 없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제동이 걸린 주일학교는 더 폭넓고 유연한 사목으로 확장을 요구받고 있다. 주일학교가 신앙의 본질을 전수하기보다는 주입식 교리교육 방식이라는 것에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코로나19로 중고등부 미사와 주일학교의 시계가 멈추자, 신앙 교육을 온전히 주일학교에 맡겼던 부모들은 우왕좌왕했다.

 

정준교 소장은 “코로나19로 아이들이 학교도 가지 못하고, 신천지까지 무너지는 이 시간은 복음화를 위한 황금 같은 기회였다”면서 “교회가 미리 가정에서 부모들이 신앙 교육을 위해 무얼 해주어야 할지 사전에 준비했더라면 가정에서 이렇게 손 놓고 있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찬용 신부는 “그동안 행해온 집단적이고 획일화된 청소년 사목은 흥미를 잃어가는 교리수업과 급감하는 주일학교의 학생 수를 통해 그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면서 “이는 사목자들이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 결과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청소년 사목 중심에 ‘가정과 부모’ 있어야

 

주일학교가 한국 교회에서 언제 시작됐는지 문헌상으로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주일학교의 기원은 박해가 끝나는 시기부터 선교사들이 활발히 선교활동을 시작한 때로 본다. 1922년에 반포된 「서울교구 지도서」 102조에는 “각 본당에 가능한 한 교리학교를 두어 적어도 주일마다 어린이들을 모아 교리와 기도문을 가르쳐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1932년에 어린이를 위한 교리서 「어린이 문답」이 출판됐다. 이어 1957~1958년 「학생 교리」 등 주일학교 교리서들이 나오면서 1970년대에 이르러서야 주일학교가 체계화된 것으로 보인다. 교리 지식 중심의 청소년 사목은 한국의 급격한 사회 변동으로 ‘가톨릭 학생 운동’과 같은 사도직 중심의 청소년 사목을 촉발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사도직 중심의 청소년 운동은 본당 주일학교와 분리돼 학교 중심으로 넘어갔다.

 

햇살사목센터 소장 조재연(서울 면목동본당 주임) 신부는 지난해 5월 ‘청소년 사목의 현실과 방향’을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젊은이 공동화 추세가 가속되고 이탈 연령층은 계속 확대되는 채로 2020년대에 진입하게 되면 한국 천주교회는 영유아부터 50대에 이르는 세대가 대부분 빠져나간 채 60대 이상만 남는 그야말로 초고령 사회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는 교회 공동체 전체의 활력 저하뿐 아니라 가톨릭 신앙 전수 자체가 끊길 수 있는 상황이 가능하다. 조 신부는 청소년ㆍ청년 시기란 생애 주기상의 일시적인 구분일 뿐 “그들은 곧 30, 40, 50대가 되고, 그들의 자녀가 다시 10, 20대가 된다”면서 청소년 사목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전 세대를 아우르는 통합 사목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기획실 이영제 신부는 “‘2~3개월 성당에 안 다녀보니 편하고, ‘은연중에 하느님 없이도 살 수 있네’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어떻게 아이들에게 신앙을 전할 수 있겠느냐”며 “코로나19 시점으로만 보면, 가장 시급한 건 부모 교육”이라고 진단했다. 이 신부는 “가정 공동체 안에서 신앙교육이 이뤄지려면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교회는 가정공동체가 무너지지 않도록 힘과 용기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톨릭평화신문, 2020년 6월 14일,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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