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 (목)
(백) 부활 제6주간 목요일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교의신학ㅣ교부학

[교부]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10-01 ㅣ No.314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에바그리우스 뽄띠꾸스 (1)


1. 생애(346-399)

에바그리우스는 지금의 흑해 남부 연안에 속하는 뽄또 지방에서 태어났다. 그런 이유로 출생지 명을 따라서 “에바그리우스 뽄띠꾸스” 혹은 “뽄또의 에바그리우스”라고 불리운다. 그는 성 바실리우스에게서 독서직을 받고, 379년에는 나지안즈의 성 그레고리우스 주교로부터 부제품을 받은 다음 381년에는 제2차 공의회인 콘스탄티노플 공의회에 참석하였다.

그의 재능을 눈여겨 본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 네크타리우스는 그를 자기 곁에 머물게 하여 신학적 자문을 하게 하였다. 그러나 에바그리우스는 382년에 예루살렘 성지를 순례한 다음 수도생활에 뜻을 두게 되었다. 그리하여 383년에 에집트의 니트리아 계곡으로 가서 2년간 생활한 다음, 첼리아 사막에 깊이 들어가 399년 선종할 때까지 14년간 생활하였다. 첼리아 사막에서 그는 마타리우스와 암모니우스의 지도를 받았으며, 오리게네스 지지자들과 사귀게 되었다. 그의 성덕과 뛰어난 신학적 재능을 높이 평가한 알렉산드리아의 총대주교 테오필루스는 그를 주교품에 올리려고 하였지만 에바그리우스는 이 청을 극구 사양하였다. 그는 당대에 뿐만 아니라, 사후에도 성인으로 존경을 받았다. 사실 그는 오리게네스 다음으로 영성, 수덕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립하였으며 이에 대한 많은 저서를 남겼다. 그러나 그의 사후 400년을 전후하여 동방교회 안에 오리게네스 논쟁이 일어나자 오리게네스 신학의 추종자라는 이유로 단죄받기 시작하였다. 이 오리게네스 논쟁은 교회 안에서 끈질기게 계속되었으며, 드디어 제5차 공의회(553년)에서 오리게네스와 함께 그도 공적으로 단죄받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영성사상은 루피누스, 팔라디우스, 요한 크리마쿠스, 증거자 막시무스 등에 영향을 주었으며, 4세기부터 15세기까지, 또 20세기에는 에바그리우스 신비주의 학파가 성행할 정도로 동방교회와 서방교회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2010년 5월 30일 삼위일체 대축일(청소년 주일 · 생명의 날) 청주주보 4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총대리 겸 강서동 본당 주임)]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에바그리우스 뽄띠꾸스 (2)


2. 저서

1) [안티레티코스]

“처방”이라는 뜻의 이 저서는 수도생활에 방해가 되는 8가지 주요 악습들, 즉 탐식, 음욕, 탐욕, 낙담, 분노, 태만, 허영, 교만 등이 생겨나는 윈인들을 규명하고, 이를 처방하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2) [모나키코스]

“수도생활의 금언집”이란 뜻의 이 저서는 두 부분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첫째 부분은 배우지 못한 은수자들을 위한 100가지 금언(金言)을 제시하고, 둘째 부분은 지적인 은수자들을 위한 50가지 금언들을 제시하고 있다.

3) [남녀 수도승들의 거울]

이 저서에는 남녀 수도자들의 생활에 지침이 되는 사항들이 50개 문항으로 제시되어 있다.

4) [지적 문제들]

이 저서에서는 교의와 수덕에 관한 여섯 가지 주요 주제들이 600개의 문항으로 제시되어 있는데, 각 주제에는 100개의 항목으로 되어 모두 6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100개 항목씩 묶어 저술하는 방법은 후에 동방교회 안에서 “100문항집”이라 불리우는 하나의 문학유형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5) [성서 주석서들]

에바그리우스는 오리게네스를 본받아 많은 성서 주석서들을 남겼는데, 대부분 단편들만 남아있다. 구약성서에 관해서는 [시편 주해서], [잠언 주해서], [욥기 주해서] 등이 있고, 신약성서에 관해서는 [루카복음 주해서]가 있다. 그 외 그는 [민수기 주해서], [열왕기 주해서], [아가 주해서]등을 저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 6월 6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청주주보 4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총대리 겸 강서동 본당 주임)]


[교회의 빛나는 인물들] 에바그리우스 뽄띠꾸스 (3)


6) [서간들]

모두 66개의 그의 서간들이 전해오는데 대부분 매우 짧은 편이며, 수신인이 명시되지 않은 것들이 있다. 그러나 예루살렘에서 만났던 성녀 멜라니아에게 보낸 서간, 체사리아의 수도자들에게 보낸 서간, 성 바실리우스에게 보낸 서간 등은 수신인이 명시되어 있다.


3. 영성사상

오리게네스 영성사상에 깊이 영향을 받은 에바그리우스는 스토아철학적인 요소를 가미시켜 구체적이고 엄격한 수덕체계를 세웠다. 그의 수덕체계에 나타나 있는 심리분석은 가히 놀랄 만하다. 그는 죄와 악습에 물들어 있는 인간이 하느님께 되돌아가는 길을 두 단계, 즉 수덕실천적 단계와 관상적 단계로 나누어 제시한다.

수덕실천적 단계는 온갖 악습과 욕정에서 영혼을 정화시키는 것이다. 에바그리우스는 여덟 가지 대표적인 악습들을 열거하면서 “이 악습은 여덟 악령들의 충동질에 의해 생기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처방역시 각기 다르며, 가장 좋은 처방은 성서말씀들이다”라고 했다.

악습들에서 해방된 수도자는 관상의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데, 여기에 두 과정이 있다. 먼 저 ‘자연적 명상’ 또는 ‘신체적 명상’을 통해 정신을 집중시키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러한 연습을 거쳐서 점차 ‘정신의 명상’ 상태로 들어간다. 이때 수도자는 하느님 앞에 자기의 정신을 단순화하여, 하느님의 빛 자체를 보게 된다. 그래서 기도시간에 명상에 깊이 잠긴 영혼은 성삼위의 빛나는 하늘을 닮게 되며, 그의 정신은 성삼위를 직접 뵙게 됨으로써 신비체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2010년 6월 13일 연중 제11주일 청주주보 4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총대리 겸 강서동 본당 주임)]


3,602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