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성미술ㅣ교회건축

세계의 성모 성당: 라스 라하스 대성당(콜롬비아)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3-09 ㅣ No.340

[세계의 성모 성당] 라스 라하스 대성당(콜롬비아)

 

 

라스 라하스(Las Lajas) 대성당은 콜롬비아 남서부 나리뇨(Narino) 주의 에콰도르 국경과 채 7마일도 안 되는 거리의 이피알레스(Ipiales)시 근처의 과이따라(Guaitara)강이 흐르는 협곡에 위치하고 있다. 이 대성당은 협곡의 바닥에서부터 100미터(약 330피트) 높이에 지어졌으며, 50미터(160 피트) 높이의 다리로 협곡의 반대편과 연결되어 있다.

 

이곳에 성당이 세워지게 된 이유는 1754년에 일어난 기적 때문이다.

 

1754년 마리아 무에세즈(Maria Mueces)라는 이름의 아메리카 원주민 여성이 과이따라강을 지나 포토시(Potosi)에서 이피알레스(Ipiales) 마을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강한 폭풍이 몰아쳤다 인적 드문 협곡에서 폭풍우를 피할 장소를 찾던 그녀는 라스 라하스라고 불리는 곳에서 자신을 인도하는 강한 힘에 이끌려 그 근처의 한 동굴로 들어가 피신했다, 그러나 마리아 무에세즈는 악마가 그 동굴에 살았다는 유명한 전설이 있었기 때문에 공포에 떨었고, 몹시 두려웠다. 그래서 그녀는 그 동굴의 어둠 속에서 로사리오의 성모께 기도 했다. 그때 갑자기 누군가 그녀를 부르는 것처럼 그녀의 등을 건드리는 것을 느꼈다. 겁을 먹은 그녀는 동굴 밖으로 뛰쳐나가 폭풍 속을 헤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며칠 후, 그녀는 다시금 같은 길을 걷다가 라스 라하스의 절벽에 이르게 되었는데 이때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청각 장애인인 어린 딸 로사를 등에 업고 있었다. 그녀는 며칠 전 폭풍 속에 잠시 들어갔다 겁을 먹고 뛰쳐나온 그 동굴 앞에서 잠시 쉬고 있었는데 이때 첫 번째 기적이 일어났다. 그녀의 청각 장애인인 어린 딸이 갑자기 “엄마, 바위 앞에 어린 소년을 팔에 안은 여인이 있어요! 그리고 그 아래 두 명의 남자가 양쪽으로 있어요!” 그리고 “그 부인이 나를 부르고 있어”라고 외치며 동굴 안쪽을 가리키며 로사는 어머니 품에서 내려와 동굴의 바위 위를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다시금 공포에 사로잡힌 마리아는 딸을 데리고 그 신비한 곳에서 서둘러 도망쳤다.

 

그리고 포토시에서 마리아는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자신이 무슨 일을 겪었는지 이야기했다. 그들은 그녀의 말을 듣고 많은 질문을 던졌고, 흥미 있어 하며, 그 사건에 관해 여러 가지로 논평도 했지만 그리고 그냥 그 일은 잊혀 갔다.

 

그 후 어느 날 어린 로사가 갑자기 사라졌다. 어머니 마리아 무에세즈는 크게 걱정하며 이곳저곳을 찾아보았지만 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그 전의 동굴의 일이 떠올라 그곳으로 달려가 보았다. 그랬더니 그녀의 어린 딸 로사가 화려한 복장의 여인 앞에서 무릎을 꿇고 그 여인의 팔에서 내려온 아이와 사랑스럽게 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아름답고 놀라운 광경을 본 마리아는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녀는 이제 그 동굴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동굴 벽에 성모 마리아의 웅장한 모습이 그려져 있어

 

그 후 이 성모님의 놀라운 기적이야기는 타라 강 유역 근처로 널리 퍼져 나갔다. 그런데 얼마지 않아 예기치 않게 로사는 병을 앓다가 사망했다. 슬픔에 잠긴 그녀의 어머니는 딸의 시신을 안고 그 동굴로 달려가 동정녀 마리아께 도움을 청했다. 그녀는 양초와 꽃을 성모님께 바치며 딸의 생명을 다시 돌려주시기를 간절히 간구했다. 그러자 천상의 여왕은 그녀의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주님께 로사가 다시금 살아나는 기적을 얻어 주셨다.

 

마리아는 이 놀라운 사실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했고, 이 소식을 들은 사제들과 수많은 지역 주민들이 함께 기적의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들은 그때 그 동굴의 벽에 성모 마리아의 웅장한 모습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보았다. 천상의 여왕이신 성모 마리아는 아기 예수를 안고 계시며 그 아래에 성 도미니코와 성 프란치스코가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었다. 성모님은 성 도미니코에게 묵주를 주고 계시고 아기 예수님은 성 프란치스코에게 세 개의 매듭이 있는 허리에 두르는 띠를 주고 계셨다.

 

이 기적의 성모님 형상 자체는 오늘날도 여전히 바위 표면에 그려져 있다. 이 성모 마리아의 형상을 누가 성당 끝 제단 위 바위에 그렸는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무에세즈가 사제와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 되살아 난 딸을 보여주었을 때 그들은 처음부터 그곳에서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님의 모습이 돌 위에 그려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이렇게 이미지가 기적적으로 나타났다는 것 외에도 이 이미지에는 또 다른 믿을 수 없는 놀라운 속성이 숨어 있다는 것이 과학적 연구 결과로 밝혀졌다.

 

독일의 지질학자들이 이 이미지의 여러 지점에서 코어 샘플을 채취 하여 분석한 결과 암석 표면에서는 어떠한 페인트나 염료 등, 지구상에서 구할 수 있는 어떠한 안료의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다만 이 성모님 형상의 색상은 바위 자체의 색상일 뿐이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이 이미지의 색상이 표면만이 아니라 바위 속 수 피트의 깊이까지 완벽하게 채색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돌에 새겨진 성모 성화 앞에서 수많은 치유 기적 일어나

 

이 기적적인 성모 성화의 출현에 대한 당시의 상황은 스페인 프란치스코회 수사 후안 데 산타 거트루디스(Juan de Santa Gertrudis, 1724?1799)가 1756~62년 사이 이 지역을 여행 하며 기록한 ‘자연의 불가사의’라는 제목의 책에 기록 하고 있는데 이것이 이 성지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이 기적의 성화 소식은 사람들에게 그것이 정말 사실인지 궁금하게 만들어 지역을 넘어 널리 퍼져 나가며 매년 수천 명의 순례자들이 이곳을 찾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후로 계속해서 기적적인 일들이 일어남으로서 이곳은 더욱 유명한 순례지가 되어 수많은 순례자 들이 모여 들었는데 두 번째로 놀라운 기적이 일어나면서 더욱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게 되었다.

 

어떤 앞을 보지 못하는 노인이 자신도 이 성지를 위해 무언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마을과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성모 마리아가 나타난 장소에서 성당을 짓자고 호소했다. 그리고 성당을 짓기에 충분한 돈이 모여졌을 때 그 노인이 시력이 회복되어 앞을 보게 되는 기적이 일어났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그 노인의 노력으로 18세기 후반 성모님의 형상이 나타난 장소에 성모님께 경의를 표하며 첫 번째 성당이 세워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후 보다 더 큰 신 고딕양식의 현재의 성당이 1916년 1월1일부터 1949년 8월20일까지 지역 교회 신자들의 기부금으로 건설되었으며, 성당에 다가갈 수 있도록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도 세워졌다. 성당의 제단은 성모마리아가 나타나신 형상 아래에 설치되었다.

 

이곳에서는 오늘날도 수많은 기적적인 치유 사례가 수년간 보고 되고 있으며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성모 마리아 형상이 새겨진 돌을 보러 몰려오고 있다. 라스 라하스(Las Lajas)는 1952년 바티칸으로부터 정식으로 공인을 받고 성모님과 아기 예수님께 황금 왕관을 봉헌하여 설치했고, 1994년 이곳의 성당은 가톨릭에서 특별한 지위의 성당에만 부여하는 바실리카라는 호칭을 받았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7년 3월호, 장긍선 예로니모 신부(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12,248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