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우리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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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10-09 ㅣ No.894

[레지오 영성] 우리의 희망

 

 

나는 구원 열차 올라타고서 하늘나라 가지요.

죄악역 벗어나 달려가다가 다시 내리지 않죠.

차표 필요 없어요 주님 차장되시니 아무 염려 없어요.

나는 구원열차 올라타고서 하늘나라 가지요.

 

나는 구원 방주 올라타고서 하늘나라 가지요.

험한 시험 물결 달려들어도 전혀 겁내지 않죠.

배삯 필요 없어요 주님 선장되시니 아무 염려 없어요.

나는 구원 방주 올라타고서 하늘나라 가지요.

 

40여 년 전 초등학생 때 불렀던 ‘구원 열차’라는 노래입니다. 여름 신앙학교와 어린이 미사 때 자주 불렀고,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이 노래는 어린 저에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성당 가면 기도보다는 친구들과 노는 것이 더 재미있었고, ‘하느님은 어떤 분이신가?’에 대한 개념도 확실하지 않았던 그때, ‘하느님은 참 좋은 분’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차표가 없어도 되고, 한번 올라타면 내릴 필요도 없으며, 부족함과 죄가 많아도 예수님과 함께 있으면 하늘나라에 갈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었습니다. 어릴 때 이 노래를 통해 느꼈던 주님의 사랑과 자비가 지금도 떠오르고, 하루를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인터넷을 통해 들을 수 있고, 흥겨우면서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라 한번 들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우리 신앙인은 세상 사람들과는 다른 것을 희망합니다. 그 희망은 ‘부활하여 하느님과 영원히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도 이 점을 분명히 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보이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희망이 아닙니다. 보이는 것을 누가 희망합니까?”(로마 8,24ㄴ) “우리가 현세만을 위하여 그리스도께 희망을 걸고 있다면, 우리는 모든 인간 가운데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1코린 15,19)라고 말입니다.

 

예수님을 만난 이후 삶이 달라진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을 만나고 주님과 영원히 함께 사는 것’을 갈망했고,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다른 모든 것을 쓰레기로 여깁니다.’(필리 3,8 참조)라고 할 정도로 오직 주님만을 바라보았습니다.

 

우리 신앙인도 이 땅 위에 두 발을 딛고 살기에 세상 것이 필요하지만, 세상 것을 목표로 하거나 그것을 희망하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희망은 하늘에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믿고 산다고 하면서도 세상 것을 얻기 위해 기도하고 그것만을 바라본다면, 이것은 신앙인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고 길을 잃고 헤매는 상태와 같습니다.

 

 

하느님과 함께 영원히 살기를 희망하고 그것을 바라야

 

산업혁명을 거치고 현대화되면서 물질적인 풍요가 늘어났고,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 먹는 것, 누리고 있는 것들이 예전에 비하면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예전보다 많이 가졌다면 그만큼 감사가 늘어야 하는데, 우리 사회를 보면 오히려 풍요 속에 빈곤을 더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더 많이 가지고 더 높이 올라가고 남들보다 더 뛰어나야 행복하다고 부추기는 이 세상을 바라보며 서로 비교하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합니다.

 

그렇다 보니 예전보다 가진 것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감사는 줄고 정신적인 빈곤은 더 깊어집니다. ‘행복은 얼마나 가졌느냐가 아닌 얼마나 감사하느냐’에 달려 있고, 매사에 감사하고 주님을 바라보며 사는 신앙인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행복하고 영육으로 건강하며 삶이 단단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희망하고 있습니까?

 

하느님과 함께 영원히 살기를 희망하고 그것을 바라는 사람을 주님은 기뻐하실 것입니다. 예수님은 행복과 기쁨이 가득한 그 나라로 우리를 데려가시기 위해 직접 구원열차를 운전하십니다. 용서와 사랑의 주님이 우리 곁에 계시기에 오늘을 기쁘게 살 수 있고, 미래의 희망이 있기에 오늘도 웃을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레지오 단원으로 사는 것도 주님 구원역사를 묵상하고 우리의 희망이 무엇인지를 깨닫기 위해서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불어 어린 자녀들이 미사와 기도와 성가를 통해 주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느끼고 알 수 있도록 인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과 함께 살고자 하는 모든 분들에게 주님의 축복과 은총이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3년 10월호, 최재현 베드로 신부(부산교구 선교사목국장, 부산 Re. 담당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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