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 (일)
(백)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수도 ㅣ 봉헌생활

영성의 길 수도의 길: 예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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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12-24 ㅣ No.369

[영성의 길 수도의 길] (51) 예수회

도움 필요한 곳 어디든 달려가는 '주님 안의 벗들'


예수회 한국관구 상징 문양 및 로고. 그리스어 IHSOUS에서 유래, 예수님 이름을 표기하는 상징으로 사용되는 IHS를 왼쪽 하단부에 쓰고 그 위에 십자가를 새겼다. IHS는 'Iesus hominum salvator(인류의 구원자이신 예수)'의 약자라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이어 오른쪽 상단부에 한국관구를 상징하는 태극 문양을 그려넣었다.
 

어느새 우리 곁엔 이주노동자들이 성큼 다가와 있다. 농촌이던 경기 김포도 마찬가지. 인근 부천과 부평, 안산 등지에서 여러 업체들이 땅값과 임차비 인상을 견디다 못해 김포로 옮겨오면서 이 지역에 있는 이주노동자만 2만 5000여 명에 이른다. 이주노동자지원센터 '김포 이웃살이'는 이런 배경에서 2005년 생겨났다.

이른 아침인데도 이웃살이엔 태국 출신 이주노동자들이 넷이나 와 있다. 병원에 가기 위해 통역봉사자를 기다리는 쏨싹 캄문쌘(27)씨가 사촌누나 펜나파 나밤룽(44)씨와 같이 앉아 있다. 싸이언 싸파라(43)씨는 6년 만의 귀국을 앞두고 귀국 업무와 일정을 협의하기 위해 찾아왔다. 그 곁에 앉아있는 끼띠쿤 텝싸오(31)씨는 격주로 2교대 근무를 하며 쌓인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지 상담을 받으러 온 참이다. 다들 주야간 교대에 12시간을 일하느라 지쳐 있다.
 
창 밖 가늘게 내리는 가랑비를 뚫고 태국에서 10년간 살았다는 통역봉사자 조희정(돈보스코)씨가 그때 들어섰다. 예쁜 개량 한복에 아주 편안해 보이는 미소가 인상적이다. 조씨에게 통역봉사를 부탁해 이들의 살아가는 얘기를 듣다보니 금방 1시간이 지났다.

이주노동자지원센터 김포 이웃살이에서 활동하는 김형욱(앞줄 왼쪽) 수사가 귀국을 앞두고 찾아온 싸이언 싸파라씨와 귀국을 위한 서류 준비와 귀국 일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주역은 예수회원인 김민(요한 사도)ㆍ김형욱(도미니코 사비오) 수사와 김정대(프란치스코) 신부다. 평신도인 신대연(도미니카) 소장이 안식년을 맞아 태국에 가 있어 평소보다 더 바쁘다. '남의 일'을 마치 '내 일'처럼 처리하다보면 때론 사업주들에게 "같은 한국사람이 맞냐"고 욕을 먹을 때도 있지만, 이들의 이주노동자 사랑은 편견의 벽을 뛰어 넘는다.

김민 수사는 "단순히 이주노동자를 돕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한국사회에 뿌리 박힌 인종적 편견을 바꿔줌으로써 '닫힌 사회'에서 '열린 사회'로 나아가는 역할도 지향한다"고 전한다.

이웃살이는 임금체불이나 산업재해 같은 노동ㆍ인권문제 상담은 물론 한국어ㆍ컴퓨터 교실 운영과 함께 의료 서비스를 지원한다. 나아가 공장과 기숙사에 마치 '게토'처럼 갇혀 살다시피하는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하곤 한다. 매주 성경공부에 매달 한 차례씩 피정을 갖기도 하고, 문화나 종교행사, 국가별 축구ㆍ농구 리그대회도 연다. 더불어 단기 쉼터를 운영해 오갈 데 없는 이주노동자들을 2~ 4주 보살피기도 한다.

예수회 사회 사도직은 이뿐만이 아니다. 김포 이웃살이를 통해 이주민 사도직을, 충북 괴산군 청천면 누룩공동체를 통해 농민 사도직을, 서울대교구 무악동선교본당(독립문공동체)과 한누리공부방을 통해 빈민 사도직을 실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주민에 대한 투신은 예수회 아시아ㆍ태평양지역구(JCAP)에서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터여서 한국관구에서도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사회 사도직과 함께 예수회의 세 가지 사도직 중 하나는 영성 사도직이다. 서울 예수회 센터와 말씀의 집, 순천 예수회 영성센터를 통해 이뤄지는 영성 사도직은 현대 사회와 교회의 영적 갈구를 반영한다.
 
2009년 설립된 예수회 센터는 특히 다양한 영성 프로그램으로 도시인들의 영적 필요성에 응답한다. 센터는 당초 예수회원들의 사도직 개발을 위한 영적 요람으로 만들어졌지만, 이제는 한국교회와 영성 사도직을 나누는 자리가 됐다.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 예수회 후원회에서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금요침묵피정을 열어 송봉모 신부의 성경대학, 심종혁 신부의 영성의 향기 등 영성 특강을 진행한다.
 
지난 3월 예수회 센터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가톨릭 청년토크'에 유시찬 신부가 첫 강사로 나와 성직사제로 살기까지 자신의 인생과 성소에 대해 젊은이들에게 고백하고 있다.
 

예수회원과 함께하는 기도교실도 '영신수련' 준비과정과 일상 삶 안에서의 영신수련, 영신수련의 이해와 실천 등 3단계로 나눠 10주 단위로 열린다.
 
센터 4~6층에 마련된 피정동에서 1박 2일 내지 3박 4일 숙박을 하며 이뤄지는 단체 피정도 인기이고, 방학 중엔 8일 피정도 이뤄진다. 이를테면 '영성의 복합단지(Complex)'를 지향한다. 문의 : 02-3276-7733
 
센터장 김병로 신부는 "지금까지는 영신수련이라는 틀에 매여 있었다면 이제는 교회 공동체들이 원하는 맞춤형 피정을 통해 봉사하겠다"고 밝힌다.

서강대를 빼놓고 예수회 사도직을 얘기할 수는 없다. 그만큼 예수회 한국관구 교육사도직에서 서강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예수회 한국 파견이 서강대 설립을 통해 본격적으로 이뤄졌을 뿐 아니라 많은 예수회원들이 서강대를 거점으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1960년 서강대 설립은 해방 이후 가톨릭 고등교육기관 설립을 청원해온 한국 교회에 대한 교황청 응답에서 비롯됐다. 개교 당시부터 소수 정예 위주 질높은 교육으로 좋은 평판을 얻어온 서강대는 모범적 학사관리와 전인교육으로 대학교육을 선도했으며, 이는 초창기 예수회원들의 열정에 찬 투신으로 가능했다.
 
오늘도 예수회원들은 서강대와 서강대 교목처, 서강대 신학대학원, 성 이냐시오 야학 등에서 교수나 강사로, 재단 이사나 교직원으로 학교 운영과 행정에 참여하며 교목사제로서 학교 구성원들의 신앙생활을 돕고 기숙사 사감으로 학생들을 보살핀다. 물론 서강대 전체에서 일하는 전체 교수진과 교직원 수에 비하면 아주 적지만 예수회원들은 교육 사도직에 뜨거운 열정으로 투신하고 있다.

또 '가톨릭 청년 토크'와 젊은이 피정, 젊은이 기도모임, 수도생활 체험학교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 찾기', 직장인을 위한 성찰미사 등을 통해 청년 및 청소년사도직을 실천하고 있다.
 
해외선교도 타이완과 동티모르, 미얀마, 캄보디아 등지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미국 애틀란타 및 LA 성 아녜스, 메디슨 한인성당과 중국 텐진에서 한인본당 사목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매체소통 사도직으로 이냐시오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즈(iMC)를 통해 이냐시오 영성을 전파하고 있다.


수도회 영성과 역사 -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


- 이냐시오 성인
 
예수회(Society of Jesus, S.J.) 영성은 성 이냐시오의 「영신수련」과 「예수회 회헌」에서 찾아볼 수 있다. '파견되는 사람'들의 단체로서 예수회는 사도적 영성으로 살아간다.
 
초기 예수회원들은 '주님 안의 벗들'로서 예수님과 열두 사도처럼 가난하게 살며 복음을 전하고 가르치며 애덕을 실천하는 삶을 이상으로 여겼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겠다는 용의로 살았다. 그래서 이같은 생활양식에 장애가 되는 공동 시간전례(성무일도) 영창(詠唱)을 포기하고, 고유한 수도복을 제정하지 않고 해당 지역 교구사제들과 같은 복장을 하도록 했다. 또 의무적 공적 고행 극기를 없애고 사도적 기동성을 유지하고자 자매 수도회와 재속회를 두지 않았다.

이냐시오의 「영신수련」은 특히 예수회 영성의 유산인 동시에 기도 지침서이며, 구세사 신비를 깊이 꿰뚫어 볼 수 있도록 눈을 열어주고, 세상의 사도로 살아가도록 예수회원들을 길러준다. 기도와 사도직 지침서인 「영신수련」으로부터, 또 '활동하는 가운데 관상하는(Contemplativus in Actione)' 성소에 힘입어 예수회 사도직이 등장하는 것이다.

1534년 이냐시오는 파리에서 자신의 동료들과 더불어 가난과 정결의 첫 허원을 했다. 1535년 대학 공부를 끝낸 그는 파리를 떠나 1537년 46살 늦은 나이에 사제품을 받았다. 이어 파브로와 라이네즈와 함께 로마로 가던 도중 라스토르타 성당에서 환시를 체험한 뒤 자신의 단체를 '예수의 동반자(Compainions of Jesus)'라고 불렀다.
 
1539년 이냐시오와 동반자들은 새 사도적 수도단체 설립을 구상하고, 교황 바오로 3세에게 첫 회헌을 제출했으며, 약간의 수정을 거쳐 1546년 인가를 받았다. 이에 앞서 1541년 4월 초대 총장에 선출된 이냐시오는 1556년에 선종했으며, 선종 당시 예수회원은 이미 1000명에 달했고 4대륙에 파견됐다.
 
현재 6대륙에 회원 1만 8000여 명 이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는 1955년 3월 파견됐으며, 한국관구 회원은 현재 169명으로, 주교 1명, 사제 110명, 평수사 4명, 연학수사 46명, 수련수사 8명 등이다.
 

※ 성소모임

매달 둘째, 넷째 주 토요일 오후 4~9시 한국관구 본원(서울시 마포구 신수동 1의 6)
문의 : 02-3276-7715, 최성영(요셉) 신부
 
[평화신문, 2011년 12월 25일,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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