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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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와 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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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규 [mugeoul] 쪽지 캡슐

2001-03-07 ㅣ No.173

왜 그대는 누구를 통해서만이 그 어느 것을 갖고서만이 하느님을 만날 수 있고 그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대는 이제 엄마의 넓은 치맛자락 뒤에 숨어 낯선 이를 겨우 보는 그런 어린아이가 아니다. 개미와 들꽃에게도 항시 하느님이 속삭이고 계시듯, 그대 역시 하느님을 직접 들을 수 있다. 설사 그대가 더럽고도 추할지라도 하느님은 마치 聖者에게 그러하듯이 그대를 향해 언제까지나 부드럽게 속삭이신다.

 

하느님께 그대의 귀를, 그대의 입술을 열고, 하느님께 그대의 눈을 떠라. 하느님을 만나는데 진실로 필요한 것은 열려진 그대 자신 뿐, 그 외엔 불필요하고 오히려 그 만남을 더럽히기 십상이다.

 

하느님은 그대를 향해 "내 아들이 되어 다오" 말씀하신다. 그리고 그 외침은, 그 간절한 요청은 그대가 하느님의 품에 안길 때까지 그대의 심혼을 언제까지나 계속 울릴 것이다.

 

참으로 그대의 가슴이 닫히지만 않는다면 "하느님과 그대 사이를 가로막을 것은 없다. 그 무엇도 그대를 하느님으로부터 떼 놓을 순 없다."

 

그대를 스스로 비하시키지 말라. 그대가 우주의 한 형제임을 스스로 긍지를 가져라. 그리하여 우주보다 못한 더러운 모든 것에서 그대는 벗어나야 한다. 그대는 피라미드에 숨겨진 한 바윗덩이가 아니라, 언제나 한 생명으로 피는 하느님의 꽃이다.

 

하느님은 항시 그대를 직접 보고 계신다. 그대는 게으르고 바빠 하느님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하고 놓칠지라도, 하느님은 언제나 그대를 향해 이야기하고 눈길을 보내고 그대를 위해 손을 움직이고 계신다.

 

그대는 하느님이 창조한 한 우주이다. 하느님은 그대를 위해 온전한 날인 이렛날을 몽땅 바쳤고 또한 그렇게 낳은 그대를 좋게도 보셨다. 왜냐면 하느님은 참으로 그대를 사랑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그대도 경험해 보지 않았나! 사랑할 때 그 사랑을 막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더욱이 그 사랑이 뜨거우면 뜨거울수록, 서로는 서로의 창조자로 느껴진다. 서로는 변화를 입어 새로워지고 끝내는 다시 태어난다.

 

이 우주의 모든 것이 그대를 위해 만들어졌다 하기엔 이기주의나 독선으로 흐를 위험이 있다기에 뭐하지만, 그대와 함께 하기 위해 이 모든 것이 나왔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사실 생명이란 것은 신비로와 그가 여간 나쁘지 않거나, 또한 그대의 심성이 한 면으로 다치지 않은 한, 자꾸 사귀다 보면 어느덧 情이 들고 사랑의 느낌이 솟게 된다. 왜냐면 사귐은 이해를 더 해주니, 이해는 미움의 장벽까지도 무너뜨려주니 그리하여 애정의 교류가 이뤄지는 것이다.

 

우리가 진실로 깨끗해지고 거룩해지려면, 한 사물의 본질을 보고 그걸 그대로 받아들여 품을 수 있는 맑은 눈과 넓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선만을 취할 수 있다.

 

물론 한 사물이 좋은 점과 나쁜 점을 함께 가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무리 위대하고 고결한 일도 폐단을 반드시 낳게 된다. 그것은 본질의 발현에 있어서의 한 비극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교의 본질, 종교개혁의 참뜻, 산업기술혁명의 장점 등등 곧 사물의 좋은 점을 찾아내고 그런 것을 배워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그 노력이 그대를 진실에게로 접근케 해준다. 그것은 또한 궁극적으로 하느님을 향한 길이다. 그것이 또한 생을 긍정적으로 사는 첩경이다. 그때 그대는 알찬 인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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