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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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자아의 신화를 찾아서: 몇몇 신자만 편애하는 본당 신부님 섭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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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11-30 ㅣ No.284

[자아의 신화를 찾아서] (16)



질문1) 몇몇 신자만 편애하는 본당 신부님 섭섭

우리 본당 신부님은 몇몇 신자들만 편애하십니다. 신부님이 취미가 같고, 돈 있는 신자들하고만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조금 섭섭하네요. 몇몇 신자들하고 지내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고 생각됩니다. 신앙상담을 하고 싶어도 늘 신부님께서 바쁘시니 말 꺼내기가 어려워요. 요즘 들어 신앙생활에 점점 활기를 잃어가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답변) 먼저 어떤 활동이 신앙생활에 도움될지 성찰을

신부님이 신자들 중 훨씬 적극적이고, 기여를 많이 하는 신자들과 더 잘 어울리는 것처럼 느낄 수 있으시겠죠. 하지만 신부님은 모든 신자들을 다 골고루 돌보는 어버이 같은 분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대신 전하고, 힘든 분들이 찾아오면 반겨 주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먼저 신부님에게 다가가지 않으면, 신부님께서 개인 신자들에게 다가갈 만큼 성당의 규모가 작을 리도 없고요.

신부님에게 느끼는 감정에는 아마도 과거, 부모님, 선생님, 직장 상사들 때문에 받았던 서운한 감정들이 섞여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신부님이 어떤 신자들과 어울리는지 관찰하시기 이전에, 성당에서 내가 무슨 활동을 하는 것이 신앙생활에 도움이 될지 성찰해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신앙상담을 하고 싶다면, 고해성사 때 잠깐 해 보셔도 될 것입니다. 늘 바쁘다고 하지만, 따로 메일이나 메시지를 남겨서 신부님께 시간을 청하면 거절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마리아와 마르타를 대할 때의 모습을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어쩌면 신앙 없이 성당에서 열심히 일하는 신자들도 사랑하시겠지만, 홀로 성체 조배를 하면서 예수님과 직접 힘든 감정을 솔직하게 토로하며 힘들어하는 신자도 참 깊이 사랑하시리라 믿습니다.


질문2) 자주 싸우는 두 아이 때문에 속상… 워킹맘 탓인지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친정어머니 도움으로 초등학교 4학년, 2학년까지 키웠습니다. 둘 다 사내아이예요. 그런데 요즘 둘이 많이 싸우네요. 첫째가 둘째를 괴롭히는 것 같긴 한데, 둘째도 없는 내용을 만들거나 과장되게 말합니다. 제가 바빠 신경을 써주지 못해 이런 일이 생겨 속상하네요.


답변) 혼자 해결하려 말고 아이들에게도 생각할 시간 줘야

직업이 있다 해서 사랑을 꼭 골고루 나눠주지 못하리란 법은 없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지나치게 서로 싸우는 것이 혹시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부족해서 그런 건가 짚어 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직장에 나와 있지만, 규칙적으로 아이들에게 전화나 카톡을 하거나, 엄마가 언제 돌아오는지 꼭 약속을 지켜서 신뢰와 안정감을 주고, 피치 못해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왜 그래야 했는지를 자세히 설명을 해 줄 것 등을 항상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또 형제간에 싸움은 아이들 발달에 꼭 필요한 일입니다. 싸우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보다는 둘 다 무엇이 문제인지 참을성을 갖고 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조건 형이니까 혹은 동생이니까 참아라 하는 식보다는 합리적인 방식으로 판단을 해 주되 일방적으로 어느 쪽만 편애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매우 공정하게 대하셔야 합니다. 또 싸울 때에도 어디까지가 한계인지를 명확하게 해 주셔야 합니다. 예컨대 서로 주먹다짐은 하지 말 것, 물건을 부수거나 상대방 물건을 훼손하지 말 것, 욕은 하지 말 것 등의 규칙을 정해 주고, 그 규칙을 어겼을 경우에는 확실하게 벌을 주셔야 합니다.

누가 먼저 싸움을 걸었느냐, 누가 먼저 욕을 했느냐 등을 따지기보다는 근본적으로 무엇이 양쪽을 힘들게 하는지 짚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 해결을 어머니 혼자 하려 하지 말고, 아이들에게 각자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생각할 시간을 주시는 게 필요합니다.

‘자아의 신화를 찾아서’는 독자 여러분들의 참여로 진행됩니다. 신앙생활뿐만 아니라 삶에서 겪는 어려움을 나누고 싶은 분은 아래 주소로 글을 보내주십시오.

※ 보내실 곳 133-030 서울특별시 성동구 무학로 16 (홍익동 398-2) ‘자아의 신화를 찾아서’ 담당자 앞
· E-mail: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5년 11월 29일, 
이나미(리드비나 · 이나미심리분석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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