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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자아의 신화를 찾아서: 관면혼배 거부하는 여자친구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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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3-07 ㅣ No.301

[자아의 신화를 찾아서] (29)

 

 

질문 : ‘관면혼배’ 거부하는 여자친구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안녕하세요. 신부님 저는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신랑입니다. 제 아내 될 사람은 아직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관면혼배를 받고자 했는데요. 예식서에 있는 “자녀들을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기르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며 여자 친구가 관면혼배를 거부하네요. 어떻게 설득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답변 : 여유 갖고 신앙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야

 

결혼을 준비하면서 관면혼배를 하고자 했는데, 여자 친구가 혼배예식의 핵심질문 중 하나인 ‘자녀양육’에 대해 반대를 한다니 참으로 난감하리라 짐작이 갑니다.

 

우선 두 사람이 얼마나 오랫동안 사귀었는지를 물어보고 싶네요. 어느 정도의 연애기간을 통해서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있는 처지라면, 가톨릭 예식으로 관면혼배를 허락해놓고 “자녀들을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기르겠다”는 약속은 할 수 없다는 게 좀 이상하게 들리네요. 그래서 우선은 여자 친구의 속마음을 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아마도 신랑 될 사람의 종교인 가톨릭 신앙에 대해서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 ‘관면혼배’를 하겠다고 겉으로만 약속을 한 것이라면, 시간을 가지고 가톨릭 예식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이해시킬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관면혼배를 줄 경우에 저는 비신자인 상대에게 꼭 물어봅니다. 앞으로 가톨릭 신앙을 가질 의향이 있는지를 물어보고, 의향 없이 관면혼배만 받겠다면 혼배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질문자의 경우처럼 형식적으로만 받아드리고 마음은 다른 곳에 있다면 어떻게 앞으로의 자녀양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까? 우선 좀 여유를 가지고, 여자 친구와 대화를 통해서 신랑의 가톨릭 신앙에 대해서 더 이해시키고 현재는 아직 영세를 받지 못하더라도 앞으로 가톨릭신앙을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의 준비가 제대로 된 후에 성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자녀양육의 문제는 가톨릭 혼인의 목적과도 관련이 있으며 부부의 삶에서 아주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 : 성당에서 애정행위하는 주일학교 학생들, 어떻게 지도할까

 

본당에서 교리교사를 하고 있는 청년입니다. 요즘 중·고등부 아이들은 저희 때보다 연애에 대해 훨씬 개방적이라 그런지 성당 내에서도 애정 행위를 거리낌 없이 합니다. 성당 밖에서는 별 문제 없을만한 수위라고 볼 수도 있지만, 성당 내에서 그러는 것을 보니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둘의 관계가 깨지기라도 하면 둘 중 한 명은 혹은 둘 다 성당에 안 나올 거 같아 걱정됩니다.

 

 

답변 : 성당은 기도하는 곳, 예식을 거행하는 장소임을 알려줘야

 

확실히 요즈음은 젊은이들의 애정표시가 훨씬 개방적이고 노골적이지요. 우리 동네 공원에도 “지나친 애정표현을 삼가주시기 바랍니다”라는 현수막까지 붙어있어요. 그렇지만 젊은이들에게는 애정표현이 자연스런 본능의 표현이라 생각하기에 별 생각 없이 자유롭게 바로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교리교사로서 성당 밖이라면 모르지만, 성당 안에서까지 애정표현을 노골적으로 하는 젊은이들을 난감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염려하고 있는 심정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이런 질문을 해보고 싶네요. 하느님께서 이들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실까요? 아마도 철없는 어린아이들이 재롱을 부리는 것을 웃으며 바라보는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으실까요? 우선은 이들의 자연스런 행동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시고, 대화를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사랑의 표현은 참으로 아름답다는 사실을 먼저 표현하고 공감하시면서, 성당이 바로 하느님께 기도하고 거룩한 예식을 거행하는 장소라는 사실을 인지시키는 것이 좋겠지요. 그리고 기도나 예식에 함께 참여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본인들의 애정표시를 다른 적당한 곳에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해 보시지요. 어느 정도 성숙한 학생들이라면, 교사의 지적을 받아들이고 성당에서는 행동을 자제하지 않을까요? 

 

지금 질문자는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성당을 멀리하고 냉담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더 앞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만일에 질문자가 교리교사로서 진정한 사랑의 마음을 지니고 대화를 시도한다면, 절대로 성당을 그만 다니거나 냉담을 하거나 하지는 않으리라 믿습니다. 용기를 내셔서 그런 학생들과 대화를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가톨릭신문, 2016년 3월 6일, 김정택 신부(예수회 · 서강대 심리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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