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예화ㅣ우화

[사랑] 자귄의 측은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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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1 ㅣ No.442

자귄의 측은지심

 

 

공자의 제자중 자귄이 눈보라가 치는 겨울날 아버지와 길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 정도 추위도 못 견딘다면 어찌 사내대장부라고 하겠느냐?"

 

아버지는 추위에 덜덜 떨며 걷는 자귄이 못마땅하여 그를 꾸짖었습니다. 하지만 자귄은 여전히 잔뜩 움크린 채 고개를 숙이고 걸었습니다.

 

"네 이 녀석, 어깨를 펴고 걷지 못하겠느냐?"

 

걸음을 멈춘 아버지는 자귄을 호되게 나무라며 그의 어깨를 두 손으로 바로 펴주었습니다. 순간 아버지의 손에 자귄이 입고 있는 옷의 두께가 느껴졌습니다.

 

"아니, 얘가 홑옷을 입고 있었다니. 솜옷을 입어도 추운 날씨인데."

 

그제서야 아버지는 자귄이 왜 그토록 떨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새로 맞이한 아내가 자귄을 이렇게까지 심하게 대할 줄 몰랐던 것입니다.

 

"미안하구나 아버지가 너무 몰랐다. 그 동안 힘들었지? 하지만 이제부터 걱정하지 말아라. 집에 돌아가 당장 새어머니와 헤어지겠다."

 

화가 난 아버지는 곧바로 발길을 돌려 집으로 돌아가려 했습니다. 그러자 자귄이 아버지 팔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아버지, 안됩니다. 어머니와 헤어지지 마세요. 만일 아버지와 어머니가 헤어지면 새 동생들이 다른 아버지의 눈치를 받으며 눈물을 흘려야 하잖아요. 아버지, 동생들이 모두 가엽게 되느니 차라리 제가 조금만 참겠어요. 그러니 제발 오늘 일은 모르는 체 하세요."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며 자귄의 어깨를 꼭 안아주었습니다.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는 자귄이 잠든 뒤에 아내에게 오늘 아들이 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 뒤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계모는 자귄을 극진하게 보살펴주었습니다.

 

[어떤 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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