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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삶과 뇌의 가치를 찾는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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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10-01 ㅣ No.268

[교육, 들어다보기] 성공한 삶과 뇌의 가치를 찾는 지수



능지수(아이큐, IQ)를 믿으십니까

 

40대 이상 되는 사람 가운데 자신의 혈액형을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초등학교 때(국민학교라고 부르던 시절) 무작위로 검사해 주고 그 결과를 선생님이 한 번 불러준 것을 기억해야만 했던 시절, 사람들은 그것을 자기 혈액형으로 알고 살았습니다. 필자도 임신한 뒤 혈액형을 다시 검사하기까지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내 지능지수요? 중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한 지능지수를 기억합니다. 98!

나의 형제들은 모두 120이 넘는데 나만 100이 채 안 되다니 말도 안 된다 생각하면서도 창피해서 숨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형제 가운데 내가 공부를 제일 잘 하다니….

훗날, 지능지수 검사는 검사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데, 대강당에 전교생을 모아놓고 검사를 하였으니 그 지능지수가 정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소명을 위안으로 삼았습니다.


또 다른 지능지수가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얼마 전까지 사람들은 지능지수가 높은 사람이 머리가 좋고, 학교 성적도 우수하며, 사회에서 성공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점차 사회가 발달할수록 지능지수만으로는 인간의 뇌를 제대로 측정할 수 없다는 이론들이 등장하면서 정서와 감정지수(EQ), 사회성지수(SQ), 문화지수(CQ), 도덕지수(MQ) 등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지능을 검사하는 방법은 크게 세 종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알프레드 비네가 개발한 지능지수 검사(지적능력 측정), 두 번째는 대니얼 골만이 개발한 감성지수 검사(정서와 감정 측정), 세 번째는 1980년대 중반에 하워드 가드너가 개발한 8Q검사입니다. 위의 다양한 지수들은 바로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에 입각한 것입니다.


다중지능을 아십니까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요.”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80%의 부모님이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면 묻고 싶어집니다. “머리가 좋다는 건 어떻게 아시나요?”

부모들은 분명 내 아이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공부 성적은 나빠도, 집에서 하는 것들을 보면 제법 똑똑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하워드 가드너는 1983년 「마음의 틀」이란 책에서 인간은 8개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지능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다중지능 이론을 주창했습니다.

실제 삶 속에서 무언가를 잘하려면 지능지수 같은 한 가지 지능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지능이 같이 사용되므로, 특출하려면 여러 가지 능력이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가드너는 적성 지능의 하나로 다양한 능력을 8Q라 하면서 다음과 같이 구분하였습니다. ① 음악 지능, ② 언어 지능, ③ 대인관계 지능, ④ 논리수학 지능, ⑤ 신체운동 지능, ⑥ 공간 지능, ⑦ 자기이해 지능, ⑧ 자연친화 지능.

이를테면 악기 연주를 잘하려면 음악 지능은 물론 원활한 연주를 위한 신체운동 지능, 청중과 함께 호흡하고자 하는 대인친화 지능, 음악을 해석하는 자기이해 지능까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수학을 잘하려면 논리수학 지능뿐만 아니라 숫자라는 언어를 잘 이해해야 하고, 공간지능도 우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엄마들은 자녀를 판정할 때 ‘학교성적이 좋은지 아닌지’만을 기준으로 합니다. 물론 그것은 상위 학교 입학에 따른 학과공부 중심적인 한계로 말미암아 자녀들을 총체적으로 살펴볼 여유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곧, 자녀의 다양한 적성과 소질을 찾아보고 그것을 살릴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신체 지능지수가 뛰어난 아이들도 고학년이 되면 무조건 운동을 그만두게 하고 학원으로 내돌립니다. 그러면 운동 분야에서 성장할 수 있던 그 아이는 적성에도 맞지 않는 공부를 하면서 둔재가 되어 아이 본연의 존재가치를 잃고 맙니다. 여기서, 개인적인 불행과 사회적인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데 아무도 그 손실에 대해 염려하지 않습니다.


다중지능을 살리고 싶다고요

많은 엄마가 말합니다.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주고 싶죠. 그러나 너무 큰 모험이 따르잖아요.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잖아요.”

학교에서 정해준 공부를 잘하게 되면 사회 통념상 일자리와 성공의 기회를 보장받습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모험보다는 안전한 길을 택하라고 강요합니다. 그러나 모두가 이 길을 택하면서 공급과잉에 따른 서열이 매겨지고,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는 아이들은 들러리를 서게 됩니다. 결국, 그 아이들은 학원 유지비를 챙겨주는 아이들로, 상위권 아이들의 내신등급을 받쳐주는 아이들로 전락하게 됩니다.

다달이 40만원이 넘는 돈을 내고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 “학원에서 하는 공부를 잘 알아듣느냐?”고 물으면, “반은 알아듣고 반은 모른다.”고 하거나 “아예 못 알아듣는다.”고도 합니다. “학원 선생님께 모르는 것을 질문하느냐?”라고 물으면 “진도 때문에 그럴 시간이 없다.”고 하거나 “무엇을 질문해야 하는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학원은 학교에서 잘 모르는 것을 보충하려고 보내는 것이라는데, 거기서도 뒤떨어지는 아이들은 학원에서도 기를 펴지 못하고 다시 주눅이 듭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고요? 내 아이가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 뛰어나게 잘 하는 것이 없어도 관심이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세요. 그리고 그것과 관련된 분야의 직업들이 무엇인지를 아이와 함께 찾아보세요. 그런 분야의 일자리를 가지려면 어떤 기능을 가져야 하는지 찾아보고 자녀와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모두가 가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대한 허상을 깨뜨리는 용기를 내보세요. 필요하다면 특성화 고등학교를 준비하게 해주시고, 대학진학도 특성화고에서 공부한 것과 연계된 대학을 알아보세요. 그것이 대학 진학하는 데 훨씬 더 수월하다는 걸 알게 되실 겁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 여전히 들러리를 서면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찾지 못하는 자녀가, 특성화고나 대안학교 같은, 자신의 적성을 살릴 수 있는 교육환경 속에서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을 만나 유대감을 가질 것입니다. 그리고 서로의 앞날을 이야기하면서 더 원대해지고 자신감을 찾게 될 것입니다.


새롭게 등장한 실존 지능

최근 과학이 더욱 발달하면서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지능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실존 지능’입니다. 가드너가 아홉 번째 다중지능으로 내세운 실존 지능은 ‘영성 지능’이라고도 부릅니다. 곧, ‘왜 사는가?’, ‘죽음은 무엇인가?’, ‘인간에게 의지란 무엇인가?’, ‘행복은 무엇인가?’와 같은 철학적이고 근원적인 존재가치에 대한 능력을 말합니다.

실존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대부분 정서적 안정감이 높고, 감정의 기복 없이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사회정의를 추구합니다. 또한 사람에게 높은 이상과 가치를 불러일으키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지도력이 강한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간디나 마더 데레사, 빌 게이츠, 최수종 씨처럼 기부나 봉사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지능이 높으며, 인류는 이러한 사람들에 의해 발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직도 지능지수에 의존할 것인가

교육의 목적이 인간을 인간답게, 자존감을 느끼며 행복을 느끼는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면 이제 부모님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공부 머리가 없는 자녀에게 학과공부만 하라고 내모는 건 폭력입니다.

세상에 공부 못 하는 아이는 없다고 합니다. 다만 수능 중심의 단선적인 공부가 아니라 가드너의 다중지능에 입각한 운동, 요리, 음악, 만화, 게임, 공상하기, 아이들 보살피기, 노작 활동, 수다떨기 등처럼 각자가 하고 싶은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처럼 분명 있지만, 미처 드러내지 못하는 것을 찾아주세요.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뒤쫓아가는 삶보다, 중간을 하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게 해주세요. 세상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가치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세요.

성공한 삶이란, 자신이 잘하는 능력을 가장 가치있는 일에 사용하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라 합니다. 내 자녀가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부모의 역할이란 학원비를 버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인정해주며 같이 나아가는 삶을 열어주는 것이 아닐까요?

* 김미자 유스티나 - 서울 청파초등학교 수석교사로 서울시교육청 학습상담심리지원단과 행복독서지원단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교육대학교에서 국어교육,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영상과 미디어를 전공했으며, 학부모와 교사 대상의 강의와 교육 컨설팅을 하며 다수의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경향잡지, 2015년 9월호, 김미자 유스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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