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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ㅣ복음화

냉담교우를 모셔오라14: 신학생들이 바라본 냉담교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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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12-28 ㅣ No.160

[냉담교우를 모셔오라] (14 · 끝) 신학생들이 바라본 냉담교우 문제


냉담교우, 사목 1순위로 삼아도 충분하지 않아

 

 

공동기획 평화방송ㆍ평화신문/ 미래사목연구소

 

"수사인 저도 냉담한 경험이 있는데, 수도복을 입고 다니다보면 만나는 사람들 중 예전에 성당에 다녔다고 고백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아요. (다시 교회로 돌아오고 싶어도) '터닝 포인트'를 찾지 못하는 분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함께 주일학교에 다니고 신심단체 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성당에서 사라질 때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미래 사목자인 신학생으로서 본당사목에 꼭 필요한 냉담교우 모시기 비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특히 신앙생활에서 멀어진 원인에 초점을 맞춘 '냉담교우모시기 5단계' 방안에 대한 내용이 인상 깊었습니다.”

 

"냉담교우 모시기를 주제로 한 이번 학기 세미나 강의를 수강하면서, 제가 본당 신부가 됐을 때 냉담교우 문제를 1순위로 삼고 사목을 해도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천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신학생들이 차동엽 신부 지도로 '냉담교우 모시기'에 대한 세미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신학생들이 써 본 '사랑의 편지'

 

1일 강화도에 있는 인천가톨릭대 본관 204호 강의실에서는 차동엽 신부(미래사목연구소장) 지도로 대학원 1학년 신학생들의 사목신학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었다.

 

차 신부는 이번 학기 세미나 강의를 진행하면서 신학생들에게 냉담교우 문제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통해 해결 실마리를 찾아보게 했다. 평화신문이 미래사목연구소와 공동기획으로 연재하고 있는 '냉담교우를 모셔오라' 시리즈를 교재로 삼았다.

 

이날 세미나는 이번 학기 마지막 시간. 차 신부는 지난주 강의 때 신학생들에게 '본당 신부라고 가정하고 냉담교우들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를 직접 써보라'는 과제를 내줬다. 이날 신학생들은 각자 써 온 '사랑의 편지'를 발표하면서 어떻게 하면 굳게 닫힌 냉담교우 마음을 열 수 있을지 의견을 나눴다.

 

한 신학생은 "냉담교우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본당 신부가 보내는 사랑의 편지는 그런 마음 속 상처를 어루만져준다는 느낌이 들도록 감성적으로 호소하는 글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수사인 구본용(안토니오) 신학생은 "냉담교우에게 보내는 글을 편지지에 자필로 써서 사진으로 찍어 '트위터'(twitter)에 올려 반응을 살폈다"며 "예상 외로 반응이 좋아 놀랐다"고 말했다.

 

다음은 구본용 신학생이 냉담교우에게 쓴 편지의 일부.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라면 지금 말 못할 이유로 잠시 성당을 떠나 계신다 하더라도 마음속으로는 '언제든 기회가 되면 다시 교회로 돌아가리라'고 생각하고 계신 분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하던 기회는 바로 지금'입니다. … 아직도 마음에 걸리는 고민이 남아 망설여진다면 제게 '트윗'(tweet)이나 쪽지를 주셔도 좋습니다. 하느님 품으로 돌아오시는 길에 좋은 동반자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그는 "내 글을 읽고 냉담을 풀고 본당으로 돌아간 사람도 몇 명 있고, 냉담교우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겠다는 이도 많았다"며 "본당 사목자의 진심어린 편지가 냉담교우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사실 냉담교우의 경험을 들어보면 교회에 못 나가는 심정은 비할 수 없이 답답하고 우울하다고 합니다. 항상 마음이 교회에 있으면서도 어떤 때 거리에서 로만칼라를 한 사제나 수도자, 혹은 안면있는 신자를 만날 때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냉담교우들도 하느님 은총을 받는 존재임을 느끼게 해줘야 합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 신학생은 "마음의 상처 때문에 냉담하는 교우들에게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하겠지만 그보다 바쁜 직장생활이나 생활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냉담하는 분들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신학생들은 아침 9시부터 강의가 이어진 2시간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경청하고 자신의 의견을 나눴다.

 

"늘 반성하며 겸손한 자세로 신자들을 사랑으로 감쌀 수 있는 사제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교회 봉사자들 역시 사제와 함께 신자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간다면 냉담교우는 훨씬 줄어들 것으로 확신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의가 모두 끝난 후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사목훈련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냉담교우 예방에 대해서도 좀 더 고민하고 성찰함으로써 해답을 찾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입을 모았다.

 

차동엽 신부는 "정원을 넘겨 수강신청을 할 정도로 냉담교우 모시기에 대한 신학생들 관심이 높았다"며 "미래 사목자로서 신학생들이 냉담교우 사목에 문제의식을 갖고 고민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무적이다"고 평가했다. [평화신문, 2010년 12월 25일, 서영호 기자]

 

 

냉담교우 모시기 5계명

 

냉담교우를 예방하고 냉담교우 모시기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이것만큼은 명심하자.

 

▶ 제1계명 : 냉담원인에 대한 분석과 현황 파악이 필요하다. 냉담하게 된 이유에 따라 다양한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 제2계명 : 냉담교우를 회두할 때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만약 냉담교우에게 불쾌감이나 거부감을 주면 자칫 마음을 더 굳게 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 제3계명 : 충실한 신앙교육이 냉담을 예방한다. 신앙의 기초가 부실할수록 냉담교우가 될 위험이 높다는 것은, 신앙교육이 충실하면 냉담을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자들이 신앙의 깊이를 더함으로써 냉담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신자 재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 제4계명 : 냉담교우와 이웃사촌이 되라. 특히 경제난, 질병, 실직 등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가져라. 교회가 항상 옆에서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 제5계명 : 고해성사를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게 주선한다. 냉담교우들이 갖고 있는 고해성사에 대한 부담감은 상상보다 크다. 고해성사를 영적 치료의 장이 되게 해야 한다. 각 본당에 주1회 상설고해를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

 

 

연재를 마치면서

 

이번 호를 끝으로 '냉담교우를 모셔오라' 1차 기획시리즈를 마칩니다.

 

지난 6개월간 많은 관심과 호응으로 함께 해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특히 이번 공동기획에 큰 도움을 준 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 소장 차동엽 신부님과 연구진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냉담교우를 모셔오라'는 한국교회가 27%에 달하는 냉담교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미래 성장을 기약할 수 없다는 중론(衆論)에서 시작된 기획물입니다. 평화신문은 냉담 원인분석에서부터 냉담교우 회두 단계별 비법에 이르기까지 냉담교우 문제 전반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통해 실질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다행히 냉담교우 문제로 위기에 직면한 교회 현실을 환기시키면서 이에 적극 대처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본당 사목자의 사목의지에 따라 간헐적으로 이뤄지던 냉담교우 회두운동이 교구 차원에서 제1순위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부산교구에서는 올해 모든 본당(112곳)에서 냉담교우 초대운동에 총력을 기울여 7400여 명을 회두(10월 말 현재)시키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또 전국적으로 90여 본당이 냉담교우 회두운동에 나서고자 미래사목연구소 강사진을 초청해 '냉담교우 모시기 5단계 방안'에 관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냉담교우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을 사목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평화신문은 새해에 똑같은 타이틀로 2차 기획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교회 안의 냉담교우 사목현장을 찾아다니고, 더 많은 사목자와 공동체 신자들을 만나 냉담교우 예방 및 해결에 관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하겠습니다. 냉담 중인 교우의 목소리와 냉담을 풀고 회두한 이들의 체험담도 충실히 전하겠습니다. [평화신문, 2010년 12월 25일, 냉담교우를 모셔오라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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