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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진68: 한국에서의 WYD(세계청소년대회)를 위한 제안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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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8-24 ㅣ No.263

[조재연 신부의 청사진(청소년 사목의 설계도)] (68) 한국에서의 WYD(세계청소년대회)를 위한 제안 ④


WYD 위한 실질적인 사전 준비 (2)



WYD의 여정을 먼저 체험한 다른 지역 교회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한국에서 WYD를 개최하게 될 경우 우리 교회가 준비해야 할 핵심적인 사항들을 추출해볼 수 있다. 그 중 첫 번째가 바로 한국 교회 청소년·청년 사목의 초점을 하나로 모으는 비전을 확립하고 이를 교회 문헌으로 공표함으로써, 전국의 사목자들이 함께 모였을 때 소통하기 위한 공통 언어로 삼는 것이다.

이렇게 공통 언어인 지침을 마련함으로써 청소년·청년 사목에 대한 시선을 공유한 다음, 두 번째로 필요한 준비는 이 시선을 담을 그릇을 마련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 교회 내에 전국 조직을 아우르면서 상호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체계 없이 각 단체별로 혹은 교구별로 독자적으로 활동하다보니,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의 공유 부족, 자기 그룹 중심의 좁은 시선으로 인한 활동성 저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침체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흩어져 있는 청소년·청년 조직들을 전국적인 시선, 아시아적인 시선으로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각 단체나 교구별로 구성되어 있는 청소년·청년 조직의 연합 체계로서 ‘전국적인 청소년·청년 조직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젊은이들의 전국적인 조직 체계’는 필리핀 교회가 WYD를 통해 청소년·청년 사목의 활성화를 일구어내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요소이기도 하다. 전국을 아우르는 이러한 구조가 있어야, 가까이는 WYD 대회에 봉사자로 오게 될 전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단순한 일회적 봉사 후에 떠나가지 않고, 통합된 가톨릭 체제 안에서 지속적으로 머무르며 양성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멀게는 향후 한국 사회의 저출산 경향과 세속화 과정으로 인해 교회 내의 청소년·청년들의 수가 계속 줄어들면서, 그로 인해 역동성을 잃기 쉬운 각 교구의 청소년·청년 사목에 연대와 교류를 통한 힘을 불어넣으며 함께 생존을 도모할 수 있는 지속적인 틀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전국을 통합하는 조직 안에서, 사목자들이 직접 젊은이들의 사목 훈련을 지도함으로써 이들을 키워내야 한다. 그래서 전국의 가톨릭 청소년·청년들이 WYD봉사 체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계속 교회의 젊음을 북돋우는 또래 사목 리더가 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들은 전국 조직을 통해 다음 리더가 될 젊은이들을 더 초대하게 되고, WYD 이후에도 지속적인 양성이 이어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현재 한국 교회의 현실은, 전국에 걸친 청소년·청년 조직체를 통합하고 조율하며 젊은이들을 사목적으로 양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 하더라도, 그 중심을 잡고 지속적으로 이끌어나갈 주체가 모호한 상황이다. 청소년·청년 사목에 관련된 전국 단위 조직체로 한국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전국 청소년국장 회의, 전국 청소년사목 관련 사제 모임이 있지만, 이들은 모두 협의체로서 연내 고정된 회수의 모임만을 진행하는 느슨한 모임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통합 기획·운영을 담당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한국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내에, 전문 인력 2~3명을 전임으로 고용하여 ‘전국 청소년·청년 사목 담당 사무국’을 마련하고 그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WYD 대회 및 한국 교회의 미래를 도모하기 위해 세 번째로 필요한 준비가 되리라 본다.

한국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내에 이처럼 전국을 아우를 수 있는 사무국이 있어야, WYD 준비 - 행사실행 - 후속작업 전 과정에서 주관 교구(local host diocese)와 밀접하게 일하면서 전국적인 소통과 연대의 중심을 잡고 조정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유용한 사례와 자료들도 축적할 수 있다. 그리고 WYD 이후에도 계속해서 그 열매를 키워나가며 전국에 고루 나눌 수 있게 된다. ‘전국 청소년·청년 사목 담당 사무국’은 향후 한국 교회 전체의 청소년·청년 사목을 펌프질하는 주체로서, 현재 교구별로 돌아가면서 주관 교구를 구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KYD(한국청년대회)를 지속하게 하고, 나아가 한국 교회 전체의 청소년·청년 사목에 생기를 불어넣는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재연 신부는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으로 있으며,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5년 8월 23일,
조재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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