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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ㅣ복음화

신년 특집 좌담: 새복음화 재복음화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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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01-02 ㅣ No.161

[신년 특집 좌담] 새복음화 재복음화를 향하여


새복음화, 새 시대 맞는 의식 · 쇄신 필요...신자 재교육 · 교회 구성원간 협력 우선

 

 

가톨릭신문이 마련한 신년 좌담에서 토론자들은 교회가 새 시대 재복음화를 위해 교회 구성원간 협력과 신자 재교육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2011년 올 한 해 전국 각 교구의 중점 사목방향은 새 시대, 새복음화에 맞춰져 있다. 복음화율이 10%를 넘었지만 여전히 신자들의 내적 복음화는 미흡한 게 현실이다.

 

교회의 존재 이유이자 목적이며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새복음화는 물론 내적 성장을 향한 재복음화를 위해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진단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고자 복음화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 방향과 대안을 들었다. 12월 23일 서울 명동에서 마련된 좌담에서는 본지 마승열 편집국장의 사회로 차동엽 신부(미래사목연구소 소장), 양해룡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선교전례사목 담당), 한향숙 수녀(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위원, 성빈센트 드뽈 자비의 수녀회), 정치우 회장(복음화학교 설립자)이 한국교회가 실현해야할 새복음화와 신자 재복음화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 마승열 편집국장(이하 ‘마’) : ‘새 시대, 새복음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뜻이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새복음화’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 양해룡 신부(이하 ‘양’) : 지난 7월 교황청에서는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새 평의회를 설립했습니다. 전통적인 그리스도교 지역에서조차 세속화 과정이 진행되면서 사람들의 그리스도교 정서에 심각한 위기가 조성돼 있어 이들 지역에 새로운 복음화를 이루기 위함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침체에 빠진 전통적 그리스도교 지역에 새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취지였던 것이죠. 유럽과는 다소 다른 환경에서 강조하는 한국교회의 새복음화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겉으로 보기에 복음화율 10%를 넘어 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신자들이 얼마나 복음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주교님들이 말씀하신 새복음화는 신자들의 신앙생활·영적 쇄신,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실천 등의 복음화 역량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정치우 회장(이하 ‘정’) : 복음화란 용어가 그리스도교에 처음 등장한 것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문헌에 공식적으로 수록되면서부터입니다. 이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3년 라틴아메리카 주교정기총회에서 새로운 복음화 용어를 사용하셨고 새로운 복음화의 시작을 공식적으로 선포하셨어요. 또한 새로운 복음화에는 새로운 열정과 방법, 표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새복음화는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새로운 의식과 패러다임을 갖고 복음화를 실현해 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 한향숙 수녀(이하 ‘한’) : 새로운 복음화를 재복음화로 표현하기보다는 세례는 받았으나 복음적으로 내면화돼 있지 않은 교회와 신자들이 더 깊은 복음화를 이루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새복음화는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 자신의 더 깊은 내면적인 복음화를 뜻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새복음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리 신앙인들의 기본자세인 회심을 지속적으로 이어가 이를 통해 교회와 신자들이 변화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 차동엽 신부(이하 ‘차’) : 유럽이 사용하는 ‘새’자와 아시아에서 쓰는 ‘새’ 자는 다른 의미예요. 유럽의 ‘새’자는 아시아에서의 ‘재(再)’자를 의미합니다. 결국 그들이 말하는 ‘새복음화’는 ‘재복음화’를 의미하는 것입니다.새복음화를 글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비신자가 교회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니 선교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마 : 각 교구장님들께서는 사목교서를 통해 새로운 복음화를 위해서는 개인의 내적 복음화와 교회의 쇄신, 영성강화에 매진해야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한국교회가 외적으로는 큰 성장을 이뤘지만 신자들의 내적 복음화와 영성이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차 : 우선 복음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성경적 의미의 복음, 예수님이 선포하신 복음은 치유, 용서, 해방 등이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내적인 힘을 얻어 변화하고 기쁨과 행복이 발산되는 것이지요. 이 간단한 것을 사람들이 오해하고 단순히 복음화만 강조한다면 신자들에게 오히려 율법을 강요할 수 있습니다. 교회가 치유, 용서 등은 배제한 채 사랑의 실천만 강요할 수 있다는 것이죠. 사랑의 실천은 하느님 은총 체험, 내적인 충만감 등을 동력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면서 사회·경제적인 문제, 내적인 결함 등의 실존적 욕구와 한계가 해결되고 내적으로 충만해진다면 신자들 스스로가 신나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선포하고 증거하지 않겠어요. 이것이야말로 복음이 막연한 것이 아닌 삶의 구체적인 체험이 되는 것이고 신자 스스로 기쁨과 행복의 신앙생활을 해 나가는 것이겠지요.

 

- 한 : 우선 우리 신자들은 신앙을 보고 맛 들일 수 있는 여유가 없어 보입니다. 교육과 프로그램은 지금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신부님 강론말씀도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고 교회의 교육 프로그램도 단계별로 잘 마련돼 있습니다. 내적 쇄신과 영성 강화는 다른 무언가를 더 찾기보다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다 이루셨다고 말씀하신 것, 이 기본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우리에게 베푸신 큰 은총을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근본적인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내적 쇄신과 영성 강화라는 목표에 더 완벽하게 다가가고 성취하려고 욕심을 부리고 있는건 아닐까요. “너희는 하느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보고 맛 들여라”는 말씀을 체험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 정 : 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어떻게 믿고 받아들이는가하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신자들의 내적 쇄신과 영성 강화는 기본이 잘 닦여 있어야 하는데 실제 신자들의 모습을 보면 그렇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한국교회는 60~70년대 이후 고도 성장했지만 많은 신자들은 신앙생활을 형식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복음의 핵심,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습니다. 기본이 안 돼 있는데 어떻게 신앙의 참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내적 쇄신과 변화가 있을까요. 지금부터라도 신자들에게 복음의 핵심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올바른 이해 등의 기본적인 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체험한다면 자연스럽게 복음을 선포하고 증거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양 : 주교님들께서 사목교서에서 강조하신 개인의 내적 복음화와 교회 쇄신은 복음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한국교회와 신자들의 모습을 지적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넘어 서기 위해서는 영성 강화, 기부, 사랑실천 등에 힘쓰며 더 적극적으로 신앙생활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는 것도 내적 복음화와 영성 쇄신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마 : 냉담 교우 회두 문제는 한국교회 복음화를 위해서 반드시 풀어야 할 오랜 과제입니다. 앞으로 냉담 교우 회두를 위해 어떠한 노력과 실천들이 이어져야 할까요.

 

- 차 : 냉담의 첫 번째 원인은 생활고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교회 내에서의 상처와 갈등, 세 번째는 포스트모던 세대의 성향과 교회가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성사에 대한 부담을 꼽을 수 있습니다. 우선 권위적이지 않고 상처를 주지 않는 공동체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냉담자들은 교회에서 위로 받고 싶고 복음을 듣고 싶어 왔는데 명령이 떨어지고 반목이 이어진다면 누가 다시 신앙생활을 이어가겠습니까. 상처받은 냉담자들을 위로해주고 치유해주는 또 다른 방법은 강론입니다. 강론을 잘하고 못하고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주임신부가 신자들에게 얼마나 애정을 쏟으며 강론을 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주임신부가 강론에 애정을 쏟는 본당은 늘 신자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 정 : 신자들이 세례성사 받기 전에 거치는 교리 교육에서부터 하느님을 깊이 만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또한 교회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정립한 교회론을 다시 인식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공의회에서 정립한 교회론을 실현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현재의 구조에서는 냉담 교우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오더라도 쉽게 냉담에 빠질 수 있습니다. 교회의 전체 구성원이 나서야 합니다. 특히 성직자 수도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입니다.

 

- 양 : 냉담 교우 문제는 광범위합니다.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교회가 그들을 따뜻하게 품어주지 못하기 때문이겠지요. 따뜻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냉담을 풀고 돌아와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다시 냉담할 확률이 높습니다. 냉담 교우를 다시 데려오는 것은 비신자를 세례시키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문제입니다. 본당 전체가 냉담 교우 회두운동에 1년 이상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노력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들을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세례 받고 나서 한동안 시간이 지나 아무도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여 주지 않는 시기에는 축구, 탁구 등 서로 호흡하고 연대감을 갖게 해줄 수 있는 사회적인 방법을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 한 : 예비신자 교리과정부터 다시 점검해 봐야 합니다. 복음선포가 확실히 되고 복음을 받아들이면서 회심하고(윤리적인 회심과 영성적 의식의 회심) 삶을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교리공부도 진행돼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성사가 이뤄지고 신비교육 기간도 거쳐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에는 이 단계가 없이 예비신자 교리와 성사, 단체 안내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에요. 교회 안에는 복음, 성령, 영성 등 좋은 전통들이 많이 있습니다. 교회 공동체 생활을 지속시키려면 이 같은 가톨릭의 좋은 방법들을 충분히 활용해야 합니다. 또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정립한 교회론에 대해 인식이 시급합니다. 하느님 백성,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교회론이 있는데 우리 안에 얼마나 의식화되고 생활화 돼있는가요.

 

 

▲ 마 : 체계적인 선교 인력 양성에 복음화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 한 : 한국교회의 외방선교는 국위선양과 함께 세계화의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세상의 것에 치우치는 것 같아 염려스러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물적·인적자원이 없는 나라에 가서 그들의 생활을 개선해주는 것에 성취감과 자긍심만 내세워서는 안 됩니다. 해외선교에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오히려 그들에게 민폐만 끼칠 수 있습니다. 아시아권에서의 선교는 사회복지적인 부분에 중심을 두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곳의 문화 가치를 찾아주고 계발해주는 것이에요. 생태 보호적인 부분이 취약한 나라에서 이러한 의식을 키워줄 필요도 있습니다. 생태적인 것과 정의 평화에 대한 의식을 갖고 해외선교를 나가야하겠습니다.

 

- 양 : 교구에서 선교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본당에서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본당은 너무 할 일이 많아서인지 선교학교로 신자들을 많이 보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교구 차원에서 진행되지만 본당과의 소통도 잘 안되고 참여율도 높지 않습니다. 새복음화에 관련해서도 이렇게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습니다. 야심차게 ‘새 시대 새복음화’를 외치지만 여기에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하는 본당 신부님들이 얼마나 될까요. 교구와 본당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고 서로 협력체계가 잘 갖춰져야 선교도 새복음화도 가능하지 않겠어요. 교구에서 해외선교를 위해 성직자를 파견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교구 신부를 교육시키고 파견하는데 비용이 많이 듭니다. 평신도는 그들의 생계 때문에 더 어렵습니다. 제 생각에는 해외선교는 유럽교회가 갖고 있는 선교의 아름다운 전통 등의 노하우를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 정 : 모든 신자들이 선교사가 돼야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맞습니다. 하지만 주일미사 참례자가 30% 내외인 것이 현실입니다. 또 신자들은 복음의 핵심, 구원관 등도 정립돼 있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교하자고 제안하는 것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것 같습니다. 우선 신자들을 대상으로 재교육을 해 기초를 쌓아야 합니다. 그러면서 하느님을 체험하고 변화해 나간다면 선교는 저절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교회 내에 선교를 위해 평생을 연구하고 헌신하는 그룹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 차 : 선교는 변압이 흐르는 것과 같습니다. 고압지대에서 저압지대로 흘러 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겉으로 요란하기만 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현재 세계교회의 추세를 볼 때 그래도 한국교회가 선교역량을 많이 갖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한국교회는 열정이 있습니다. 이 열정은 세계교회로 나가야 하는 당위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당위와 현실은 다른 문제겠죠. 당위와 현실을 감안한다면 예수님께서 쓰신 겨자씨, 밀알, 누룩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사명을 깨달은 사람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 마 : 미래는 문화의 시대입니다. 향후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문화사목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 한 : 교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문화의 옷을 입고 있습니다. 교회가 지향하는 문화는 근본적으로 생명과 사랑의 문화가 돼야 합니다. 또한 문화는 자기표현입니다. 우리가 체험하고 있는 하느님을 문화로 표현해보는 창의적인 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문화 전문가는 아니어도 미술, 음악 등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자신의 신앙을 표현 할 수 있는, 모두가 작가가 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합니다.

 

- 차 : 세 가지 키워드로 문화 복음화를 내다봤으면 합니다. 우선 개방성입니다. 사회와 일반 대중들에게 가톨릭 문화를 개방할 필요도 있는데 가톨릭은 경우에 따라서 너무 폐쇄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두 번째는 가톨릭 특성을 잘 살려 조직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톨릭 상징을 분명하게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원주교구의 경우, 교구 전체가 지정학적인 위치를 살려 안전한 먹을거리로 생명운동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가톨릭의 색깔과 상징을 분명하게 나타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중들이 바라보기에 가톨릭 하면 딱 하고 떠오르는 똑같은 상징과 색깔이 있어야 합니다. 가톨릭의 장점인 조직을 잘 활용한다면 문화 선교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셋째는 다양성입니다. 현대사회에는 문화가 아닌 게 없을 정도예요. 모든 신자들이 다양한 자신의 직업과 재능 안에서 문화의 주역으로 활약해야 합니다.

 

- 양 : 교회 내에서는 대중문화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요즘 스마트폰을 사용해 보면 평화방송 라디오도 나오고 매일미사도 다운받아서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교회를 접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고 이태석 신부님의 모습을 보여줬던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의 경우 간접문화선교의 좋은 예입니다. 굳이 교회라는 직접적인 주제가 아니더라도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인간이 올바로 살아가는 길, 인간 존엄, 사랑 등이 문화의 옷을 입고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러한 간접선교 부분을 대중화해서 상품화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 정 : 한국은 여전히 불교, 토속신앙의 문화가 깔려 있습니다. 가톨릭이 한국에 들어온 지 200년, 개신교는 1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문화라는 측면에서는 아직 가톨릭은 시작점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화 복음화를 위해서는 문화부문에 종사하는 신자분들의 의식화가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문화계 소속 신자들이 그리스도에 대해 이해한다면 그리스도를 통한 문화의 표현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습니다.

 

 

▲ 마 : 교회의 미래인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신자들 또한 점차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청소년·청년복음화를 위해 어떤 노력이 있어야 하겠습니까.

 

- 정 : 사실 어려운 문제입니다. 교회 안에서 젊은이들을 더 관심 있게 바라보고 배려해줘야 합니다. 그들이 교회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장이 필요합니다. 사실 청년들은 훨씬 창의적으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도 좋습니다. 본당에는 청년들이 주도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청년들을 인정하고 받아주며 권리와 의무도 준다면 청년들의 참여가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 차 : 청소년 문제는 모든 교구가 0순위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많은 신부님들이 이 문제를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교회는 젊은이들의 의식구조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젊은이들이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지부터 생각해 봐야 합니다. 청년들이 신앙심 없는 게 아닙니다. 이들의 욕구를 맞춘 코드를 넣어줄 필요가 있는 것이죠. 이들은 이미 글로벌과 실존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교회가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어요. 어떤 경우에는 교회가 이들을 도태시키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 양 : 청소년과 청년 문제는 구별해서 접근해야 합니다. 청년들의 문화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문제는 청소년들이에요. 청소년 문제는 한국 교육 환경과 연관이 많습니다. 점수화된 경쟁이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어 교회가 들어갈 틈이 없는 게 현실이에요. 부모들은 성당가지 말고 공부하라고 부추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수능 전 안수 받을 때나 100일 기도에는 성당에 많은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몰립니다. 이러한 현실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교육 환경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친교의 시간도 청소년 시기에는 매우 중요합니다. 어렸을 때 친구와 함께 성당에서 뛰놀던 추억이 있는 젊은이들은 냉담하다가도 다시 교회로 돌아옵니다.

 

- 한 : 교회에도 지역아동센터를 활용하면 어떨까요. 각 교구가 청소년을 0순위로 생각한다면 본당마다 지역아동센터를 유치하는 것도 해결책이 될 것 같아요. 지금 교회의 청소년 교육은 전인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여기저기 분산된 모습입니다. 지역아동센터를 도입한다면 일상생활에서 신앙을 나누고 삶을 나눌 수 있습니다.

 

[가톨릭신문, 2011년 1월 2일, 정리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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