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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가톨릭교회는 생명을 이렇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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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5-04 ㅣ No.1827

가톨릭교회는 생명을 이렇게 바라본다


모든 피조물은 주님의 선물… 겸손히 함께 조화 이루며 보호해야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습으로 인간을 창조하시고 모든 피조물을 돌보게 하셨다. 그림은 루카스 크라나흐의 ‘에덴 동산’.

 

 

“사람은 존경하고 보호할 우선 가치로 더 이상 여겨지지 않습니다. 특히 가난한 이들, 장애인, 태아처럼 ‘아직 쓸모없는’ 존재, 노인처럼 ‘더 이상 쓸모없는’ 존재라면 더욱 그러합니다.…이는 가장 지탄받아 마땅한 일들 가운데 하나입니다.”(「모든 형제들」 18항)

 

사람이 버림받고 있다. 태아ㆍ장애인ㆍ노인이라는 이유로 존엄을 부정당하고, 피부색ㆍ종교ㆍ성 정체성이 다르다고 차별당하고 짓밟힌다. 또 가난하고 병들었다고 멸시당한다. 또한, 인류 공동의 집인 지구가 죽어가고 있다. 전례 없는 생태계 파괴로 수많은 생명이 멸종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죽음의 바이러스 속에 갇힌 지금, 무엇보다 존중받고 보호돼야 할 것이 ‘생명’이다. 생명 주일을 맞아 가톨릭교회는 생명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 살펴본다.

 

 

성경에 드러난 인간 생명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시편 8,5)

 

성경은 하느님께서 “하느님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그들을 창조하셨다”(창세 1,27)고 한다. 그리고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창세 2,7)라며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는 과정을 묘사한다.

 

집회서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어떤 존재로 창조하셨는지를 좀 더 깊이 설명해 준다. “주님께서는 사람을 흙에서 창조하시고 그를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게 하셨다. 그분께서는 정해진 날수와 시간을 그들에게 주시고 땅 위에 있는 것들을 다스릴 권한을 그들에게 주셨다. 그분께서는 당신 자신처럼 그들에게 힘을 입히시고 당신 모습으로 그들을 만드셨다. 그분께서는 모든 생물 안에 그들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 놓으시고 그들을 들짐승과 날짐승의 주인이 되게 하셨다. 그들은 주님의 다섯 가지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덧붙여 그분께서는 여섯 번째로 그들에게 지성을 나누어 주시고 일곱 번째로 그분의 능력들을 해석할 수 있는 이성을 주셨다. 그분께서는 지식과 이해력으로 그들을 충만하게 하시고 그들에게 선과 악을 보여 주셨다. 그분께서는 그들의 마음에 당신에 대한 경외심을 심어 주시어 당신의 위대한 업적을 보게 하시고 그들이 당신의 놀라운 일들을 영원히 찬양하게 하셨다.”(17,1-8)

 

 

하느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

 

하느님께서는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실까? 답은 창세기가 밝히고 있듯이 인간은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되었다는 것은 인간의 겉모습이 하느님을 닮았다는 게 아니다. 하느님의 본성을 닮았다는 뜻이다. 하느님은 ‘거룩하신 분’이시다.(루카 1,35; 요한 6,69) 거룩한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은 거룩하다. 이 거룩함은 인간이 하느님과의 친교를 통해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는 은총 상태에 있음을 드러낸다. 따라서 인간은 세상 그 어떤 것에 의해서가 아니라 거룩하신 하느님을 통해서만이 구원될 수 있고 그분의 영광에 참여할 수 있다.

 

하느님은 존엄하신 분이시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되었기에 존엄하다. 모든 인간이 존엄하고 평등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톨릭교회는 “오직 인간만이 하느님을 알고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도록 부름을 받았다. 인간은 바로 이 목적 때문에 창조되었으며, 이것이 인간 존엄성의 근본적인 이유이다”고 가르친다.(「가톨릭교회 교리서」 356항) 그리고 교회는 참하느님이시며 참인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인간 특히 그리스도인은 모두 그리스도와 같은 모상이 되고(로마 8,29), 참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요한 1,12; 로마 8,14-17)고 선포한다.

 

 

하느님의 선물인 피조물

 

창세기 1장은 하느님께서 손수 만드신 당신의 모든 창조물을 보시고 ‘좋아하신다’는 사실을 강조한다.(창세 1,31 참조)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당신의 모든 피조물을 잘 돌보라고 선물하셨다.(창세 1,26-28)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당신이 창조하신 피조물을 무책임하게 남용하거나 약탈할 권리를 부여하지 않으셨다. 인간은 하느님의 피조물을 절대로 파괴해서는 안 된다. 성경에서 ‘땅을 돌보는 것’은 ‘생명을 돌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농부로서의 소명은 자기에게 맡겨진 생명체들을 돌보는 목자의 소명으로 완성된다.”(교황청 성서위원회, 「성서 인간학」 140항)

 

따라서 인간은 피조물을 보호해야 한다. 가톨릭교회는 자연과 하느님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의무가 신앙의 본질적인 부분(「찬미받으소서」 64항 참조)이라고 강조하면서 모든 피조물의 의미와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가르친다.

 

“하느님께서는 피조물들이 서로 의존하기를 바라신다. 해와 달, 전나무와 작은 꽃 한 송이, 독수리와 참새, 이들의 무수한 다양성과 차별성의 장관은 어떠한 피조물도 스스로는 불충분함을 의미한다. 이들은 다른 피조물에 의존하여 서로 보완하며, 서로에게 봉사하면서 살아간다.…모두 동일한 창조주에게서 창조되었다는 점과 모두 다 창조주의 영광을 위하여 창조되었다는 점에서 모든 피조물은 서로 필요로 한다.”(「가톨릭교회 교리서」 340ㆍ344항 참조)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는 한 하느님 아버지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이 서로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어, 함께 보편 가정, 곧 숭고한 공동체를 이루어 거룩하고 사랑이 넘치며 겸손한 존중으로 나아가야 된다”고 권고한다.(「찬미받으소서」 89항)

 

 

모든 생명과 조화를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피조물과 완전한 조화를 이루며 사신 분이시다.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경탄하시며 하느님께서 모든 피조물과 아버지로서 맺으신 관계를 깨달으라고 제자들에게 가르치셨다. “눈을 들어 저 밭들을 보아라. 곡식이 다 익어 수확할 때가 되었다.” “하늘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뿌렸다.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된다.”(마태 13,31-32)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보아라. 그것들이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그것들을 먹여 주신다.”(마태 6,26)

 

예수님께서는 또한 부활하시고 영광스럽게 되시어 모든 피조물 안에 현존하신다. “과연 하느님께서는 기꺼이 그분 안에 온갖 충만함이 머무르게 하셨습니다. 그분 십자가의 피를 통하여 평화를 이룩하시어 땅에 있는 것이든 하늘에 있는 것이든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만물을 기꺼이 화해시키셨습니다.”(콜로 1,19-20)

 

이에 가톨릭교회는 예수님의 부활로 말미암아 이 세상의 모든 피조물은 더 이상 자연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나지 않고 하느님의 주권을 드러내는 신비로운 존재가 되었다고 가르친다. “예수님께서 인간의 눈으로 바라보시며 감탄하셨던 들판의 바로 그 꽃들과 새들은 이제 그분의 빛나는 현존으로 충만하게 됩니다.”(「찬미받으소서」 100항)

 

[가톨릭평화신문, 2021년 5월 2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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