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 (수)
(백) 부활 제7주간 수요일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교육ㅣ심리ㅣ상담

[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시부모 우선인 남편 서운해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8-28 ㅣ No.335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시부모 우선인 남편 서운해

 

 

질문

 

부모님을 지나치게 챙기는 남편에게 섭섭함을 느낍니다.

 

결혼한 지 10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착하고 성실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부모님을 챙기는 남편에게 늘 섭섭한 마음이 있습니다. 부모님을 극진히 모셔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항상 저와 두 아이들보다 시부모님이 우선입니다. 제가 효심이 부족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섭섭함이 점점 심해집니다.

 

 

답변

 

기본적으로 가족 구성의 기본은 부모와 자녀가 아니라 부부입니다. 따라서  자녀가 모두 성인이 되면, 부모와 성인 자녀는 상호 독립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건강한 부모-자녀 관계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남편도 부부 관계의 친밀한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부모님을 공경하고 효를 다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배우자나 자녀를 존중하면서 만들어진 부모에 대한 효심이라야, 다음 세대에도 긍정적으로 전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부부상담 전문가인 가트맨의 연구에 따르면 부부 간의 문제 중 69%는 시간이 지나도 잘 풀리지 않는 문제라고 합니다. 부부문제는 일반적으로 부부가 각자 성장한 가정환경을 통해 만들어진 성격이나 가치관, 생활방식의 차이 때문에 만들어지곤 합니다. 남편이 부모와의 과거 성장과정에서 개인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가진 경우이거나, 마음의 상처 등과 관련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면, 부모를 챙기는 마음이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한국의 집단가족주의 문화의 특성상, 부모의 헌신과 고통, 희생을 통해 남편이 성장한 경우라면 시부모님과의 정서적 유대감은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로부터 자녀가 받은 깊은 사랑은 후일 자신의 배우자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의 원천이 된다는 것입니다. 성인이 되어서 주변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잘 맺는다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와 자녀 간에 충분히 주고받은 사랑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남편과 시댁과의 관계가 기본적으로 나빴다면, 지금의 부인과 자녀와의 좋은 관계를 유지할 원동력이 매우 부족했을지도 모릅니다. 

 

부인께서 궁극적으로 남편에게 바라는 것도 부모에 대한 불효가 아니라 부부 관계가 지금보다 좋아지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남편이 시부모를 챙기는 문제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부부관계를 긍정적으로 개선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가트맨은 부부상담을 15분만 진행해보면 이혼할지 여부를 알 수가 있다고 합니다. 이혼할 부부는 화를 내면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침묵하기 때문이랍니다. 부부 관계를 긍정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상대 배우자의 감정을 잘 헤아릴 줄 알아야 합니다. 또한 부인께서도 남편에게 원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말로 표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저 남편이 ‘알아서 해주길’ 바란다면, 부인께서 원하는 만큼 욕구 충족도 안 될뿐더러 부부 관계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건강한 부부 관계 개선을 위해 기다리지만 마시고, 좀 더 적극적으로 부인께서 바라는 바를 표현해보시기 바랍니다.

 

[가톨릭신문, 2016년 8월 28일,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 · 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2,507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