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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명동주교좌본당 사순절 특강2: 부활의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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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9-03-31 ㅣ No.111

명동주교좌본당 사순절 특강 (2) 부활의 믿음


부활 신앙, 사랑 실천의 원천

 

 

2006년 부활절에 김수환 추기경님에게서 '주님은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 김수환 추기경'이라는 짤막한 메시지가 담긴 부활 카드를 받았다. 이 카드를 받고 큰 힘이 솟는 것을 느꼈다.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신앙은 '부활의 믿음'이고 이것이야말로 우리에게 큰 힘을 준다는 사실이다.

 

사도신경을 보면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영원한 생명을 믿나이다'라는 부분이 있다. 예수님의 살아계심을 믿는 것이다. 우리의 몸까지도 언젠가는 부활할 것임을 믿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믿음이자 신앙이다.

 

안동교구에서 신자들에게 "천국에 가고 싶으신 분은 손을 드세요"라고 질문했다. 성당 안에 있던 신자는 모두 손을 들었다. 그래서 "오늘 천국에 가고 싶은 분 있나요"하고 물었다. 아무도 없었다. 부활을 믿는 신앙인 임에도 죽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부활 신앙 다짐

 

신자들이 손을 들지 않은 것은 여생을 더 누리고 싶은 마음의 표현일 것이다. 안동 신자들에게서 보듯, 우리가 실제로 부활의 믿음을 갖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수녀회를 설립하고, 어렵고 가난한 이웃을 위해 일생을 헌신한 빈첸시오 아 바오로(?~304) 성인도 처음에는 믿음이 약했다. 성인의 선배 신부가 그를 향해 "믿음이 없다"고 했을 정도다.

 

선배 신부는 성인에게 사도신경을 적은 쪽지를 속옷에 꿰매어 달고 다니며 하루에 손을 100번씩 대고 '나는 믿습니다'하고 다짐할 것을 권했다. 그렇게 한 덕분인지, 빈첸시오는 믿음이 강한 사제가 됐고, 큰 활동 덕분에 유명한 성인이 됐다.

 

지난해 11월 24일 일본에서 베드로 키베(岐部) 사제와 동료 187위의 시복식이 거행됐다. 순교자 중 하시모토 타효오에(요한)와 부인 테클라가 있다. 특히 테클라 부인은 막내아들을 팔에 안고 임신한 채 화형에 처해졌다고 한다. '예수님을 믿지 않겠다'는 단 한마디만 했으면 살 수 있었을 것이다. 테클라 부인은 어떤 확신이 있었기에 자녀와 함께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였을까.

 

우리 몸은 잉태되고 태어나 언젠가는 세상을 떠난다. 이것이 일생이다. 일생은 10년일 수도 100년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영원한 생명은 언제부터 시작하는가. 세례를 받으면서부터 시작된다. 신자라면 이미 영원한 생명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바오로 사도는 에페소서 2장에서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우리를 그분과 함께 일으키시고 그분과 함께 하늘에 앉히셨습니다…"고 언급했다.

 

콜로새서 2장 12절 이하에서도 "여러분은 세례 때에 그리스도와 함께 묻혔고,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하느님의 능력에 대한 믿음으로 그분과 함께 되살아났습니다…"고 밝혔다. 즉, 세례를 받으면 예수님과 함께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구절들이다.

 

 

부활 믿음이 주는 네 가지

 

'부활의 믿음'은 우리에게 네 가지 선물을 준다.

 

첫째, 우리의 사고방식을 적극적이며 낙관적으로 변화시켜 긍정적인 삶을 살게 한다.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일만 생긴다.

 

반면 비관적이고 나쁜 생각만 하는 이에게는 좋지 못한 일들만 생긴다. 긍정적인 생각을 할수록 긍정적 에너지가 발생해 좋은 일을 끌어당긴다. 부활의 믿음이 분명하면 기쁨과 평화 안에서 살게 되는 것이다.

 

둘째, 세상 일에 얽매이지 않게 된다.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1서 7장 29절에서 "…이제부터 아내가 있는 사람은 아내가 없는 사람처럼, 우는 사람은 울지 않는 사람처럼, 기뻐하는 사람은 기뻐하지 않는 사람처럼, 물건을 산 사람은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처럼…사십시오"라고 했다. 세상 일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는 뜻이다. 사랑이신 하느님이 우리를 돌봐주시기에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절망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

 

셋째, 부활의 믿음은 생명을 존중하는 삶을 살게 한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1995년 회칙 「생명의 복음」에서 '죽음의 문화'라는 말을 사용했다. 낙태와 불임수술, 자살, 사형집행, 전쟁, 무기판매 및 제조, 안락사 등 우리 주변에 있는 죽음의 문화에 대해 경고하셨다.

 

부활을 믿는 우리는 생명을 살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 요즘 다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인간 생명을 죽이면서 실험하는 이러한 연구는 허용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사랑을 실천하도록 이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꼭 한 달 전(2월 16일) 세상을 떠난 김수환 추기경님이 우리에게 너무나 훌륭한 선물을 남기셨다. '사랑'이라는 바이러스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고 하신 김 추기경님의 사랑의 바이러스를 널리 퍼지게 하는 것은 이제 우리 몫이다.

 

부활의 믿음을 주신 주님, 언젠가 내 몸도 죽고 부활할 것을 믿습니다. 주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알렐루야!

 

[평화신문, 2009년 3월 22일, 두봉 주교(전 안동교구장), 정리=이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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