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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노력: 기후 변화의 영향과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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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1-06 ㅣ No.1805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노력 (6) 기후 변화의 영향과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 ①

 

 

기후 변화는 반복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어떤 세상을 만드는지에 따라서 기후는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맞을 수 있습니다.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서 전 지구 온도는 약 1도 이상 상승하였고, 최근 약 10년 사이에 0.2도가 상승하였습니다. 이는 급격한 증가추세로서 학자들은 2030년에 전 지구의 평균 기온이 1.5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전 지구의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할 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합니다. 1.5도 이내는 인류의 생존이 가능하지만, 2도로 높아졌을 때 전 세계는 파국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이 2도 이상 상승할 때 남극 해빙 및 그린란드 빙상은 모두 손실될 것이며, 산호는 99% 이상 소멸하고, 물 부족 인구는 50%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지구의 자정 능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 이미 우리는 문명을 이루었던 시대와 다른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빈도와 강도 면에서 예년과 다른 태풍과 기근, 산불, 곤충 피해를 비롯한 다양한 자연재해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후 변화와 동물의 서식지 파괴로 새로운 바이러스들이 출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카 바이러스는 기온 상승과 관련 깊고, 치사율 50%가 넘는 니파 바이러스도 과일박쥐의 서식지 파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스페인 독감을 비롯해 최근의 코로나바이러스까지 그 이면에는 기온의 변화와 환경 파괴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별다른 조치가 없다면 앞으로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몰과 팬데믹이라는 재앙은 언제든 다시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후 위기에 대해 전 세계적인 관심과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노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새로운 국면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과 탄소 배출 감축과 같은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입니다(COP21).

 

먼저 ‘위기 극복’을 위해 국제 사회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 유엔의 ‘생물 다양성 운동 정상 회의’에서는 지구의 30%를 공식적으로 보호하고, 2030년까지 추가로 20%를 기후 안정화 지역으로 지정하여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11월 19일에는 유엔 기후 변화 협약(영국)에서 파리 협약(COP21)을 어떻게 이행할지 구체적 실천 방안을 나누는 모임이 열렸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절박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절박함은 오늘날 우리에게 탄소배출을 줄이고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자는 호소를 담고 있습니다. [2021년 1월 3일 주님 공현 대축일 춘천주보 5면, 김선류 타대오 신부]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노력 (7) 기후 변화의 영향과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 ②

 

 

탄소 감축의 노력과 더불어 기후 변화에 관련한 중요한 목표가 있다면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입니다(IPCC). 적응의 단계에서 가장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것은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이들이 누구인가’ 하는 것입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식량과 물을 포함한 필수 자원이 부족해지면서 특히 피해를 보고 어려움에 부닥친 이들은 주로 탄소 배출과는 상관없는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입니다. 실제로 기후 변화에 원인을 제공한 국가들 가운데 미국을 포함한 10% 이상의 국가들이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는 무임승차 국가(무임승차 국가 중 하나인 한국은 탄소 배출 증가량이 OECD 국가 중 1위, 세계 7위, 경희대)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기후 변화로 인한 이재민들은 2016년 이후 매년 평균 2,170만 명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1분에 41명씩 발생하는 것과 같은 수치입니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최대 7억 2천만 명이 극빈곤에 빠지고 수백만 명의 기후 난민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기후 난민을 뒤로하고 정작 탄소 배출국의 국민들은 지금 얼마나 지구가 황폐해지고 위기에 처해 있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앞에서 더위를 식히고 겨울에는 따뜻한 방에서 추위를 이깁니다. 차를 타고 언제든 더 빠르고 편안하게 이동합니다. 그들에게 환경 파괴의 위기는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러나 시간의 문제일 뿐 지구적 위기는 모두의 문제이며 막상 그 위기에 직면했을 때는 돌이킬 수 없는 변곡점을 넘어선 시점일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작고 가난한 이들, 피해를 보는 이들을 바라볼 눈이 없다면, 지금의 기후 변화와 위기의 심각성을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인류의 멸망을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이처럼 올바로 환경 위기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난한 사람과 소외된 이들, 피해를 본 이들을 돌보며 같이 아파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고 새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최근 사태를 보시고 사회적 불의, 기회의 불평등, 소외와 약한 이들을 위한 보호의 결핍 등의 모든 불평등이 코로나보다 더 강력한 바이러스라고 말씀하시며, 교회의 정신인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보호와 선택을 강조하셨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돌보는 것은 이 시대를 읽는 징표이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의 지혜가 될 것입니다.

 

* 파리 협정(2020)은 형평성, 차별화된 책임, 개별국가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였다. 한국은 탄소 배출량이 세계 7위로 미국과 함께 무임승차국에 해당하며, 책임 있는 대응이 요청된다. [2021년 1월 10일 주님 세례 축일 춘천주보 2면, 김선류 타대오 신부]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노력 (8) 기후 변화의 영향과 위기 극복을 위한 개인의 노력

 

 

환경 보호의 실천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한 개인의 노력이 기후 변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의 체감 문제일 것입니다. 한 개인의 노력이 별 소용없다는 것은 불행히도 사실입니다. 한 사람이 분리수거를 하고 에어컨 사용을 줄인다고 해도 수백만 명이 쓰레기를 발생시키고 수백만 대의 에어컨들이 사용되는 한 기후 변화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과연 기후 변화를 막으려는 우리 각자의 노력은 의미 있는 행동일까요? 여기서 16살 환경 운동가 툰베리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툰베리가 UN연설을 하기 위해 왔을 때 기자들로부터 똑같은 질문, ‘개인의 노력이 환경 운동에서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 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에 툰베리는 “의견을 형성한다는 데에 의미가 있어요. 주위 사람들에게 기후 위기가 심각하다는 메시지를 주고 캠페인이 되기 위한 원동력이 되지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소녀의 대답이 참 현명했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결정하고 실행하기 전에 주위 사람들을 봅니다. 기후 변화의 문제를 대할 때도 마찬가지로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우리의 행동을 정합니다. 아무런 피드백이 없을 때 환경 문제는 자기 일이 아니라 누군가가 해야 할 일,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일로 여기고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습니다. 그 이면에는 ‘분명 큰 문제이지만 내 문제는 아니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어. 환경단체와 국가의 일이야.’라는 생각이 깔려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행동 심리학자들은 변화를 위해서는 국가와 기업이 아니라 한 사람의 실천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 한 사람의 행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이끌어 내고 이를 보고 따라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캠페인을 비롯한 집단행동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결국 한 개인에서 시작된 환경 운동은 작은 지역 사회를 넘어 국가와 기업을 움직일 커다란 힘이 됩니다. 현실적으로 어느 국가나 기업도 세상을 구한다는 사명감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석유 업계는 때로 환경 운동가들을 위협으로 봅니다. 자동차 업계도 환경 문제의 제약이 없었다면 수천억을 들여 전기 자동차로의 변화를 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많은 국가가 눈앞의 이익을 위해 탄소 배출에 대해 침묵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보잘것없어 보이는 한 개인의 실천이 국가와 기업을 변화시키고 현재의 기후 변화 위기를 극복해 낼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기후 위기에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냐고 다시 묻는다면, ‘세상을 변화시킬 유일한 방법은 바로 우리 각자의 실천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2021년 1월 17일 연중 제2주일 춘천주보 2면, 김선류 타대오 신부]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노력 (9)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가정의 역할

 

 

“우리 후손들에게,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주고 싶습니까?”(찬미받으소서 160항) 우리가 물려주어야 할 세상은 창조주 하느님의 뜻인 창조질서가 온전히 보전되는 세상입니다. 우리 역시 자연의 한 부분임을 깨닫고 생태적 균형과 질서를 존중하며, 자연과 질서와 조화를 이루는 세상입니다. 바로 그 출발점이 가정이 되어야 합니다.

 

가정이야말로 생태적 삶의 출발점입니다. 가정에서 우리는 생명에 대한 사랑과 존중을 배우고 삶의 질서를 배웁니다. 아이들이 부모에게서 하느님 창조의 신비와 창조질서 보존을 배우는 것은 앞으로의 신앙생활에 근간이 될 것입니다. 이에 부모들이 먼저 창조질서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배우고 신앙으로 고무되어야 합니다.(특별사목교서 참조) 또한 그리스도인의 관계성을 배우는 가정 기도가 중요합니다. 기도란 하느님과의 사랑의 대화입니다. 그 사랑의 대화는 이웃 사랑으로 드러나며 더불어 모든 피조물을 위한 배려와 사랑의 마음을 갖게 합니다. 특별히 가정 안에서 창조주 하느님을 향한 기도와 모든 피조물을 위한 기도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생태적 기도 속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이 하느님을 반영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면 모든 피조물에 대하여 주님께 찬미를 드리고 피조물과 함께 주님을 흠숭하려는 마음을 품게 됩니다.”(찬미받으소서 87항) 또한 소비에 집착하지 않고도 기쁨을 누리며,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결국 이 흠숭의 마음과 기쁨, 풍요로움이 가난한 이웃을 돌보고 황폐해진 피조물을 회복시키는 신앙 여정의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현대 사회의 엄청난 자연 파괴는 관계와 질서를 무시한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과학 기술의 발전과 함께 성장한 인간 능력은 유토피아적 이상과 맞물려 찬란한 미래를 꿈꾸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는 자아도취와 성취감에 취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있습니다. 생명과 물질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무분별하게 자원을 낭비하며, 가늠할 수 없는 위험성을 지닌 합성물질을 방출함으로써 현세를 넘어 후세에게까지 치명적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마치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통제되지 않는 광폭한 인간의 욕망은 현재와 미래의 모든 관계를 무너뜨립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욕망의 광기를 멈추어줄 새로운 정신과 윤리입니다. 그 시작이 가난한 이들을 향하는 마음, 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 멸종으로 사라져가는 동식물에 대해 아파하고 기도하는 신앙의 삶입니다. 가정에서 배우는 창조의 신비와 질서에 대한 감각과 생태적 기도는 세상에 대한 책임감을 낳고 현시대를 성찰하고 회복시킬 힘과 지혜가 될 것입니다. [2021년 1월 24일 연중 제3주일(하느님의 말씀 주일) 춘천주보 2면, 김선류 타대오 신부]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노력 (10)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본당과 교구의 역할

 

 

창조질서 보전을 위한 신자들의 활동을 공동체적으로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바로 본당 공동체입니다. 본당 사목자들 모두는 소속 단체와 위원회를 통해 유기적인 만남과 소통을 이어가면서 생태적 환경에 대한 비전을 찾고 행동해 나가야 합니다.(특별사목교서)

 

구체적으로 ‘기도와 교육과 실천’이 포함된 공동체적 실천 방안이 요구됩니다. 기도는 공동체의 생태적 회심을 위한 가장 근본적인 출발점입니다. 생태적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인간과 자연의 관계성을 회복하고 창조질서의 보전을 향한 마음과 동기를 품게 됩니다. 또한 생태적 기도와 더불어 본당 내에 생태 교육이 필요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생태적 회개를 위한 노력에서 동기 부여와 교육 과정 없이는 변화가 불가능하다(찬미받으소서 15항)고 확신하시면서 가정, 학교, 본당 내 교리교육과 같은 다양한 영역에서 전폭적인 생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십니다. 더불어 유기적인 실천을 위해서 생태 환경 분과를 설치하여 생태 문제를 담당하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생태 환경 분과의 담당자는 본당 공동체 안에서 생태 문제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관심을 갖고 구체적으로 행동해 나가야 합니다. 특별히 사목협의회는 본당 신부를 도와 생태적 회개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행동하며, 생태 환경 분과에서 발제한 창조질서와 연관된 공동체의 관심 사항을 수용하고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합니다.

 

교구 공동체는 한국 천주교 주교단과 사도좌와 유기적이고 역동적인 결속을 이루어 하나이고 보편된 교회의 모습을 드러내야 합니다. 사도좌는 2022년부터 온 세계가 <찬미받으소서>가 제시하는 통합 생태론 정신에 따라 온전히 지속 가능한 세계로 나아가는 7년 여정을 출범하자고 요청했습니다. 각 지역 교구 공동체도 한국 천주교 주교단과 사도좌의 결정에 따라 앞으로 시작되는 7년간의 여정이 ‘모든 피조물을 위한 은총의 때’가 되고 모든 피조물이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하는 희년이 되도록 준비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이에 각 교구 단위의 창조질서 보전 활동을 주관할 수 있는 전담 기구가 요청되며, 춘천교구는 가정 생명 환경 위원회를 발족하여 가정과 환경, 생명에 관련된 문헌과 대외적 활동 소개, 생명 운동의 참여와 관련 단체와의 연대, 본당 내 생명 위원회 구성 및 지원 협조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담당 사제만의 몫이라기보다는 모든 사제가 관심을 갖고 나서야 할 문제입니다. 이에 교구에서는 특별 교서와 구체적 실천 방안을 제시하여 교구 내 모든 본당의 생태 환경 운동에 방향을 제시하고 힘을 실어 주어야 할 것입니다. [2021년 1월 31일 연중 제4주일(해외 원조 주일) 춘천주보 2면, 김선류 타대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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