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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ㅣ복음화

포스트 팬데믹과 한국천주교회 전망에 관한 의식 조사 결과 3: 교회의 대응 활동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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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11-01 ㅣ No.745

[포스트 팬데믹과 한국천주교회 전망에 관한 의식 조사 결과] Ⅲ. 교회의 대응 활동과 전망


신자들과 소통하고, 세상과 이웃에 공적 역할 하는 교회 돼야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됐고, 팬데믹 이후 본당의 새로운 역할과 일상적 신앙실천을 위한 모색이 중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팬데믹 이후 예상되는 다양한 어려움에 대한 우려가 표명됐고, 시대 변화에 따른 사목의 새로운 방향들이 모색돼야 한다는데 많은 응답자들이 공감했다. 미래 교회의 이상적 전망과 관련해, 교회의 공적 역할과 함께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고민과 실천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코로나19와 한국교회의 대응

 

코로나19 상황에서 신자들이 교회에 가장 바라는 활동은 ▲ 소통 강화 ▲ 성사생활에 대한 배려 ▲ 지속 가능한 일상 신앙생활에 대한 안내로 요약된다.

 

소통 강화와 관련해 응답자들은 ‘성당 소식, 공지사항을 빠르게 소외되는 사람 없이 전달해 주기’(34.8%)를 가장 원했다. 성사생활에 대한 배려와 관련해서는 ‘제한된 인원 내에서 소규모로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미사 대수 늘려주기’(30.9%)와 ‘성당 개방, 미사 밖 영성체 등 대안적 성사생활에 대한 배려’ 요청(23.0%)이 가장 많았다. 지속가능한 일상 신앙생활에 대한 안내에 대해서는 ‘소규모 온라인 신앙생활을 위한 다양한 방법 마련과 안내’(25.3%), ‘개인 신앙생활을 이어가도록 다양한 방법 마련과 안내’(24.4%), ‘사회적 신앙실천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 마련과 안내’(20.3%) 등의 요청이 있었다.

 

팬데믹 이후에도 중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목 활동 1순위는 ‘본당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모색과 탐구’(32.4%), 2순위는 ‘전례 중심에서 일상 중심의 신앙생활로 전환’(29.2%), 3순위는 ‘생태위기에 대응하는 구체적 실천’(24.9%)이 꼽혔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교회가 집중해야 할 사목 대상에는 ‘어린이/청소년’(43.1%), ‘영적/심리적으로 어려운 이들’(36.6%), ‘가난한 이들’(25.0%), ‘냉담교우’(19.3%), ‘청년’(17.9%), ‘노인’(15.7%), ‘병자’(10.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교회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응답자들은 방역 활동(95.7%)과 비대면 상황에서의 사목활동 노력(72.7%),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원과 연대 등의 공적 역할 확대 노력(67.6%)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상 중심의 신앙실천으로 의식과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과 ‘차별과 혐오를 경계하고 일깨우려는 의식 전환과 활동 노력’은 긍정과 부정 평가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찾아가는 사목에 대한 시도는 긍정보다는 부정 평가가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의 교회 전망

 

팬데믹 이후 사목 여건에 대해 83.8%가 ‘교회 재정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신자들의 미사 참석은 줄어들 것’(75.5%)이고, ‘레지오마리애를 비롯한 각종 사도직 단체의 모임은 침체될 것’(64%)이며 ‘봉사자 구하는 일도 더 어려워질 것’(73.8%)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교회가 적극적으로 해야 할 역할과 관련, ‘심리적 어려움이 더 커진 이들이 영적 상담이나 교회에 도움 청하는 상황이 늘어날 것’(73%)이고, ‘기후위기나 생태문제 등 새로운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는 새로운 사도직과 활동이 늘어날 것’(78.3%)이라고 답했다. 생태환경 문제와 관련해서 시급한 과제는 ‘환경을 위한 실천 캠페인 전개’(45.8%), ‘시민사회 환경운동에 대한 연대와 참여’(15.8%), ‘생태영성 환경교육과 정보 제공’(13.4%), ‘생태환경 관련 사목정책 수립’(9.8%) 등이었다.

 

코로나19 상황은 종교에도 성찰의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1차 팬데믹의 근원지였던 신천지 교단을 비롯해 교회를 통한 코로나19 확산과 일부 보수 개신교회의 방역 당국과의 마찰 등은 종교의 공적 역할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세상과 이웃을 위한 공적 역할 수행이 중요하다’는 항목에는 거의 모든 응답자가 동의(97.2%)했다. ‘성당에서 신자뿐 아니라 지역 주민을 위한 봉사, 시민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도 89.5%가 찬성했다. ‘세상 속에서 가톨릭 신앙을 지닌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배우고 싶다’에도 93.6%의 응답자들이 동의를 표했다. 하지만 팬데믹 이전을 기준으로 ‘우리 성당이 지역주민을 위한 봉사, 시민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질문에는 불과 27.0%만이 응답해 지향과 실천 여부 사이에 간극이 존재했다.

 

팬데믹 상황에서 종교에 대한 전반적 불신이 강화됐음이 이번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코로나19로 우리나라 종교계의 위상이 전반적으로 하락해 종교 인구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항목에 64.7%가 동의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자정 노력을 포함해 종교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전망에는 74.4%가 동의했다.

 

 

시노달리타스와 새로운 교회상

 

이번 설문에는 팬데믹 상황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주제이자 교회의 미래 전망과 관련된 ‘시노달리타스’와 관련된 질문이 추가됐다. 응답자 대부분(85.6%)은 시노달리타스 실현을 위한 고민과 노력이 한국교회의 현실을 개선하는 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교구와 본당 운영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는지에 대한 응답은 평신도와 사제/수도자의 의견이 갈렸다. 평신도의 경우 ‘성직자 중심’(45%)과 ‘모두를 중심으로’(45.2%)라는 응답이 엇비슷하게 나온 반면, 사제와 수도자의 경우는 ‘성직자 중심’(사제 75%, 여자수도자 83.1%, 남자수도자 70.5%)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하느님 백성이 함께 걸어가는 여정 안에서 ‘경청’은 중요한 전제가 된다. 신자들의 의견이 본당에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에 대해 63%는 ‘그렇다’고 답했고, 37%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경청’의 자세와 함께, 평신도의 참여와 책임성을 높이는 일 또한 시노드적 교회로 가기 위한 핵심 요소다. 이를 위해 필요한 노력으로 응답자의 35%는 ‘성직자의 쇄신과 의식 변화’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신자들의 신앙성숙’(30.2%), ‘공동체 의식 함양’(21.6%), ‘평신도 지도자 양성’(6.4%), ‘평신도 전문 분야에 대한 권한 위임’(5.1%) 순으로 답변했다.

 

[가톨릭신문, 2021년 10월 31일,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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