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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성모 호칭기도의 의미와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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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5-29 ㅣ No.1170

[성모 호칭기도] 호칭기도의 의미와 종류 (1)

 

 

“호칭기도”는 우리 가톨릭교회에서 드리는 일련의 탄원기도로서, 사제나 부제, 성가대 등이 선창하고 신자들이 응답하는 형태의 기도이며, 구약성서에 이미 그 전형(典型)이 보인다. 예를 들면 다니엘서 3장 51-90절에는 세 젊은이의 노래가 있는데, 한 구절씩 선창하면 응답하는 노래가 따른다. 또 시편 136편 기도도 주님을 찬양할 때 선창자에 따라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라는 후렴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드리는 기도이다. 호칭기도는 벌써 4세기에 동방교회에서 시작되어 5세기 말에 로마교회로 전해졌고, 교황 성 젤라시오 1세(492∼496년)는 호칭기도를 미사경문에 삽입했고 행렬이나 특별한 의식에 사용토록 하였다. 그레고리오 1세 대교황은 590년과 603년에 무서운 페스트 전염병이 확산되었을 때 로마의 7곳 성당에서부터 성모 마리아 대성당으로 행렬하면서 호칭기도를 바치게 하였다.

 

로마 전례에 있어서 이 기도는 모든 행렬, 부활성야제의 성세 예식, 서품식과 서원식, 임종경 등에 사용되며, 여러 종류가 있지만 공통의 구조를 갖고 있다. 즉 삼위일체의 하느님께 기도하고, 특정한 주제에 상응하는 탄원의 기도를 드리며,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를 세 번 외고 탄원을 요약하는 짧은 기도로 끝이 나는 것이다. 또한 응답의 형태는 하느님께 드리는 탄원일 경우는 “우리를 구하소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등이나, 성모님과 성인들께 드리는 탄원일 경우는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로 명백히 구별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이들 호칭기도는 정식으로 대사(大赦)를 얻게 되어 매번 바쳐질 때마다 전대사(全大赦)가 허락되었다. 이 밖에도 대사는 얻지 못하나 교황에 의해 인가되어 국가별로 사용되는 100여 개의 호칭기도가 있다. 동방 정교에서도 많은 호칭기도가 사용되는데 특히 성찬의 전례에 사용됨이 특징이다.

 

“호칭기도”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몇 가지 종류가 있다. 예를 들면, 기도서 안에 수록된 “예수성심 호칭기도”, “예수 성명 호칭기도”, “성모 호칭기도”, “성요셉 호칭기도”, “모든 성인의 호칭기도”, 그리고 요한 23세 교황에 의해 제정된 “주님 성혈 호칭기도” 등이 있다. [2018년 5월 6일 부활 제6주일(생명 주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호칭기도의 의미와 종류 (2)

 

 

바다의 별이여 기뻐하소서

천주의 어머니 동정마리아

끝없이 언제나 동정녀시니

하늘로 오르는 문이시로다

 

위의 기도문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제2저녁 기도 찬미가에 나오는 기도문이다.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구세주 예수님을 낳으신 성모님을 부르는 명사들이 이 기도문 안에 발견된다. 예를 들면 “바다의 별”, “천주의 어머니”, “평생 동정녀”, “하늘의 문” 같은 성모님께 드리는 호칭들은 모두 성경에 기반을 둔 이름들이며, 여러 세기 동안 교회에서 기도문 안에 보존한 이름들이다. 이런 이름들을 모두 종합하여 드리는 기도를 “성모 호칭 기도”라고 부른다.

 

성모 호칭 기도는 성모님을 공경하는 여러 칭호들을 부르며 성모께 드리는 일련의 탄원기도로서 “천상 은총의 어머니여”, “지극히 지혜로우신 동정녀여”, “천사들의 모후여” 등을 호칭하며 각 호칭 때마다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라고 반복한다. 현재의 형태는 12세기에 이미 알려져 있던 고대의 성모 호칭기도를 간단하게 변형시킨 것으로, 1587년 교황 식스토 5세에 의해 인가되고 대사가 허락되었다. 1601년 교황 클레멘스 8세가 이를 다시 확인했으며, 후대에 오면서 새로운 호칭이 첨가되었다. 교황 비오 7세는 “모든 성인의 모후여”를, 레오 13세는 “착한 의견의 어머니여”, “묵주 기도의 모후여”, “원죄 없이 잉태되신 모후여”를, 1917년 베네딕토 15세는 “평화의 모후여”를, 비오 12세는 성모승천 교리를 반포한 후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모후여”를, 교황 바오로 6세는 “가정의 모후여”를 덧붙였다. 최근에는 교황 프란치스코에 의해 “교회의 어머니여”가 첨부되었다. 로마 가톨릭에서 이 기도는 성체 강복식 때 종종 외워지며, 많은 수도단체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특히 카르멜회는 매일 저녁기도 후에, 도미니코회는 토요일 끝기도 후에 이 기도를 드린다. 이번 주보부터 그 이름들의 뜻을 하나씩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2018년 5월 13일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성모 마리아님

 

 

마리아를 부를 때 거룩한 어머니, 곧 성모(聖母)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거룩하신 분은 본래 하느님이시다. 우리는 그런 이유에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일컬을 때 성부(聖父), 성자(聖子), 성령(聖靈)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하느님과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거룩하다”는 말을 붙여 사용한다. 그런 의미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기록한 책을 성경(聖經), 혹은 성서(聖書)라고 부른다. 그리고 은총을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예수님께서 세워주신 일곱가지 길을 성사(聖事)라고 부른다. 하느님을 위해서 세운 집을 성전(聖殿), 혹은 성당(聖堂)이라 한다. 성직자와 수도자들의 매일 매일의 기도를 성무일도(聖務日禱)라고 부른다. 성당 안에서 혹은 신자들이 집안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성물(聖物)이라고 부른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시고 자라시고 복음을 선포하시고 우리를 위해 돌아가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땅과 장소를 성지(聖地)라고 부른다. 또한 일생토록 주님을 섬기며 이웃사랑에 헌신하셨던 분들을 일컬어 성인(聖人)이라고 부르며 존경한다.

 

이처럼 하느님과 관계가 있는 모든 인물과 장소와 물건들을 모두 “거룩하다”는 뜻의 말을 붙여 사용하는 것이 옳다. 그렇다면 평생토록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여 예수님을 잉태하시고 낳으시고 기르시고 항상 보살펴주신 마리아를 부를 때 “성모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옳고 타당한 이름이다.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8년 5월 20일 성령 강림 대축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천주의 성모님

 

 

마리아를 “천주의 성모님”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천주(天主)’는 하느님을 부르는 말이다. ‘하늘의 주인’이라는 이 말은 가톨릭 교회가 먼저 중국을 통하여 우리나라에 전해졌을 때에 중국에서 하느님을 ‘천주’라고 불렀던 용어를 우리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가톨릭교회를 ‘천주교(天主敎)’라고도 부른다.

 

마리아는 천사 가브리엘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들려주신 말씀을 듣고 순명하여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였다. 그 순간 성령의 힘으로 마리아는 예수님을 잉태하였다. 이 거룩한 잉태로 마리아는 이 세상을 구원하도록 하느님께서 보내시는 성자(聖子)를 잉태하셨다. 그 성자 예수님께서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성자이심으로 말미암아 성부와 성령과 더불어 참 하느님이시다. 동시에 그 예수님께서 동시에 참 사람이 되셨다. 그러므로 가톨릭 교회는 마리아의 몸에서 태어나신 구세주께서 동시에 참 하느님이시며 참 사람이심을 믿는다. 그런 이유에서 예수님은 항상 당신 자신을 일컬으실 때 “사람의 아들”이라고 하셨다. 이 신앙의 신비를 교회에서는 성경의 가르침과 교부들의 가르침을 기본으로 하여 공의회의 결정으로 믿을 교리로 확정지었다.

 

우리는 마리아께서 낳으신 예수님이 참 하느님이심을 믿으므로, 마리아께 최대의 존경심을 드리기 위하여 “천주의 성모님”이라는 호칭을 즐겨 사용한다. 이 호칭은 많은 반대자들로부터 공격을 받았었다. 어떻게 사람인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가하며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정통 교리를 지켜온 교부들의 의견은 한결같았다. 그 이유는 마리아에게서 탄생하신 예수님이 참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마리아를 “천주의 성모님”이라고 부를 때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올바른 신앙을 고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에페소 공의회에서 431년 교부들은 성모 마리아를 “천주의 성모님”이라고 교의로 결정지었다.

 

천주의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8년 5월 27일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청소년 주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녀

 

 

성모 호칭기도에 나타나는 성모님께 대한 호칭은 크게 나누어 세 가지 종류로 표현된다. 첫째는 “어머니”이고, 그 다음에는 “동정녀”이며, 그리고 “모후”이다. 그 외에 각각의 호칭들이 몇 가지 열거된다.

 

성모 마리아는 하느님의 특별한 배려로 기적으로 태어난 분이시다. 요아킴과 안나는 의로운 분들이셨으나, 슬하에 자녀가 없었다. 교부들의 전승에 따르면, 요아킴은 예루살렘 성전에 동족들과 순례를 갈 때 자녀가 없는 신분이라, 성전 안 마당에 들어가기가 부끄러웠다. 그러나 어느날 천사를 통한 주님의 말씀을 듣고 난 후 제물을 준비하여 마을에서 함께 떠나는 일행을 따라 성전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곳에 있던 대사제가 요아킴을 내쫓으면서 모욕적인 행동을 취하였다. 어떻게 감히 하느님의 축복을 못 받아 자녀가 없는 몸, 저주받은 주제에 성전에 들어왔으며 제단 가까이 접근할 생각을 감히 했는가 하면서 호통을 치는 바람에 마을 일행들이 보는 가운데 망신을 당하고 쫓겨났다. 그리고는 슬픔에 잠긴 채 요아킴은 일행들과 함께 집으로 가지를 못하고 목동들이 양떼를 치며 기거하는 들판으로 가서 몇 날을 지냈다. 그동안 안나는 집에서 영문을 모른 채 도착하지 않는 요아킴을 찾으면서 근심에 빠졌다. 이때 주님의 천사가 두 사람에게 동시에 나타나 예루살렘 성전의 황금문 앞으로 가라고 알려주어, 그리로 가서 서로 만나 기쁨 중에 집에 돌아왔다.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특별한 자녀를 주실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태어난 딸 마리아를 부모님은 일찍 하느님께 봉헌하기로 하고 어릴 때 성전에 바쳤다. 성전에서 자라난 마리아는 기도와 성경말씀을 통하여 하느님의 선택을 받을 준비를 갖추게 되었다.

 

하느님께서는 장차 마리아의 몸에서 태어나실 예수님을 위하여 마리아의 몸을 원죄없이 잉태되는 특은으로 미리 준비하셨다. 죄를 없애주실 구세주께서 그 몸에서 태어나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리아는 지극히 거룩한 동정녀로 공경을 받는다.

 

지극히 거룩한 동정녀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2018년 6월 3일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 성혈 대축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교회의 어머니(Mater Ecclesiae)

 

 

성모 마리아를 ‘교회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데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기 전에 어머니께 사도 요한을 아들로 주셨고, 이어서 요한에게는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하고 말씀하셨다(요한 19, 26-27). 사도 요한은 그때부터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 사도 요한뿐만 아니라 모든 제자들에게 마리아는 어머니 역할을 하셨다. 그래서 마리아를 ‘사도들의 모후’라고 부른다. 예수님께서 교회를 사도들 위에 세우셨으므로, 마리아는 ‘교회의 어머니’가 되시고, 교회 안에 우리 신앙인들이 들어있으므로, 마리아는 ‘우리의 어머니’, ‘그리스도인들의 어머니’가 되시며, 우리가 모두 죄인들이기에 ‘죄인들의 어머니’가 되신다.

 

모든 신자들은 세례성사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룬다. 그리스도는 머리가 되시고 우리는 그분의 지체가 되어 교회의 신비체에 속한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하신 마리아를 초대교회 때부터 ‘모든 신자들의 어머니’, 곧 ‘교회의 어머니’라고 부르며 공경하였다. 구약의 하와와 신약의 마리아를 비교하여 ‘새로운 하와’가 되신 마리아를 ‘모든 생명의 어머니’로 해석하였다. 묵시록 12장에 나오는 여인은 마리아를 상징하는 표현으로서 ‘교회의 동정녀-어머니(Virgo Mater Ecclesiae)’라고 불렀다.

 

역대 교황님들은 교회의 믿음을 여러 차례 언급하였다. 베네딕도 14세는 1748년에 이렇게 강조하였다. “신부인 교회의 신랑이 되시는 그리스도의 유언에 따라 가톨릭 교회는 마리아를 항상 사랑이 많으신 어머니로 고백하며 이 진리는 성령의 이끄심에 따른 것이다.” 레오 13세는 1895년에, 비오 10세는 1903년에 “마리아의 몸에서 그리스도께서 나셨으니, 우리도 머리이신 그분과 함께 마리아의 몸에서 태어났다”고 언급하였다. 비오 11세는 1931년 “마리아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시다”라고 강조하였다. 비오 12세는 1943년 “마리아가 새로운 하와로서 그리스도를 골고타 언덕에서 아담의 모든 자녀들을 위해 바치셨으니, 그리스도의 지체인 그들에게 마리아는 어머니이시다”라고 가르쳤다. 요한 23세는 1959년 다섯 차례 마리아가 교회의 어머니되심을 언급했고, 바오로 6세는 1964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마감하면서 “마리아를 교회의 어머니로 공경하자”고 가르쳤다. 교회헌장 45항에서 특별히 마리아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가르침을 강조하였다.

 

결론적으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는 우리 신자들의 공동체인 ‘교회의 어머니’이시며 우리를 위해 주님께 은혜를 전구해 주시는 어머니로서 최선의 노력과 정성을 다 바치고 계신다. “교회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8년 6월 17일 연중 제11주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천상 은총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총의 어머니이시다. 성모님은 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건넨 인사말 가운데 마리아를 ‘은총이 가득한 분’이라고 말씀하셨듯이 천상 은총으로 가득하신 분이시다. 성령으로 충만하셨고, 성부의 따님이시고 성자의 어머니이시니, 하느님과 온전히 일치되어 사신 분으로 세상사람 가운데 가장 은총이 가득한 분이시다. 이와 같은 성모님을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어머니를 주셨다. 그 이유는 우리에게 은총의 전달자로서 우리가 어려울 때마다 우리를 위하여 주님께 전구하시어, 주님의 은총을 우리에게 받을 수 있게끔 해주시기 위함이었다. 성경에는 카나 혼인잔치 때 성모님의 전구로 주님께서 물을 술로 변화시키시어 난감해진 잔치집이 기쁨으로 가득하도록 해 주신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요한복음 2장 참조).

 

주님이 마련하신 은총을 어머니로서 우리에게 가장 잘 전해주시기에 신자들은 항상 어머니께 주님께 전구해 주시기를 청한다. 성가 250번에 [굽어보소서 성모여] 안에서 우리는 이렇게 기도드린다. “굽어보소서 성모여 인자하신 모후여, 예로부터 어머니께 겸손된 맘으로 간절히 애원하며 전달을 구하는자 늘 이끌어 주심을 우리 믿나이다. 나도 이같은 맘으로 항상 청하오며 동정이신 어머니여 당신께 나아가 애절한 우리 원을 겸손히 아뢰오니 인자하신 눈으로 돌아 보옵소서.”

 

모든 성인들이 예외 없이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였다. 성 베르나르도는 성모님께 대하여 아무리 얘기해도 다 할 수 없을 정도라고 이렇게 표현하였다. “마리아에 대해서는 아무리 얘기해도 충분하지 않다”(Nunquam satis de Maria). 주님께서는 여러 사람과 일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천상 은총을 내리시는데, 그중에 가장 크고 확실한 통로가 성모 마리아이시다! 천상 은총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8년 7월 1일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티 없으신 어머니

 

 

예수님은 세상의 죄를 치우시기 위하여 오신 분이시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을 보는 순간, 이렇게 증언하였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요한 1,29). 죄가 모든 만물을, 특히 하느님의 모상을 지닌 인간을 더럽히기 때문에 예수님은 가시는 곳마다 모든 더러움을 퍼트리는 마귀를 쫓아버리신다. 그리고 마귀로 말미암아 더러워졌던 인간을 깨끗하게 회복시키신다. 이와 같은 주님의 은혜를 성모 마리아는 가장 먼저 적용받으신 분이고 죄의 물듦이 없으신 분이시다.

 

우리 신자들은 마리아 어머니,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님을 본받아 매일 티 없으신 성모성심께 자신을 봉헌하면서 도움을 청한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성모님의 손길에 맡겨 드리면서 세례 받을 때 주님께 약속한 내용을 되새긴다. 마귀를 끊어버리고, 모든 죄를 끊어 버리고, 죄의 유혹까지도 끊어 버리겠다고 약속했던 결심을 반복한다. 깨끗한 마음으로 첫영성체할 때 드렸던 약속을 새롭게 하면서 순결하신 성모님의 도움을 청한다.

 

이 세상의 삶 안에는 우리가 원하지 않아도 더러운 것들이 매일 가까이 있다. 미세 먼지나 오염된 물 등 자연 안에도 더러운 것이 있기 때문에 미세 먼지바람이 불 때는 창문을 닫아야 하고 더러운 물은 마시면 안 되듯이, 더러운 동영상이나 글들에 대해서 우리의 눈을 닫아야 한다. 더러운 것들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늘 조심해야 한다. 특히 영혼에 해를 끼치는 생각과 말과 행동은 삼가야 한다.

 

성모님의 티 없으신 성심께 한 달에 한 번씩 첫 토요일에 새로운 마음으로 우리 자신을 봉헌하고 우리 가정과 우리 본당이나 공동체를 봉헌하고 우리나라를 봉헌하면서 도우심을 청하도록 하자.

 

티 없으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8년 7월 15일 연중 제15주일(농민 주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착한 의견의 어머니

 

 

로마에서 동쪽으로 46km 떨어진 곳에 그림과 같이 아름다운 작은 도시 제나짜노가 있다. 이 도시에는 13세기 때부터 ‘착한 의견의 마리아’께 봉헌되고 후에 다시 증축된 성당이 있다. 이 성당은 아우구스티누스 은수 수도자들의 성당이다. 전승에 의하면 많은 순례자들이 이 성당 안에 자리 잡은 성모님의 성화를 보기 위하여 몰려 왔고, 수많은 기적의 은혜가 내렸다. 교황 레오 13세는 1903년 성모 호칭 기도 안에 ‘착한 의견의 어머니’ 이름을 첨가하였고, 매년 4월 25일 축일을 지낸다.

 

성모 마리아께 이 칭호가 적용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성모님의 아드님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구원계획 결정 자체이시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예수님을 구세주로 세상에 보내신 것은 참으로 좋은 의견결정이었기 때문이고, 그 실행을 위하여 성모님의 의견을 물었을 때 성모님의 즉각적인 결정과 도우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마리아께서 카나 혼인 잔치에서 술이 다 떨어졌을 때 주님께 전구해 주시며,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요한 2,5)는 말씀으로, 의견을 청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께로 안내하여 그분의 말씀을 듣도록 이끌어 주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든 해결을 모색할 때 주님의 은혜를 청한다. 이때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면 성모님은 항상 우리를 위해 좋은 의견을 말씀해 주시고 그 은혜를 받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는 분이시다. 다른 성화 안에 성모님은 우물가에 앉아 계시는 모습으로 보이는데, 우리가 물을 길어 올리기를 원할 때 두레박을 손에 쥐어주시는 어머니로 묘사되어있다. 주님의 은총이 꼭 필요할 때 그 은총을 얻는 방법을 우리에게 확실히 알려주시는 어머니이시다.

 

착한 의견의 어머니,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8년 7월 22일 연중 제16주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지극히 깨끗하신 어머니

 

 

깨끗한 사람을 보면 참 아름답다. 깨끗함에는 몸의 깨끗함과 마음의 깨끗함이 있다. 몸이 깨끗한 사람은 누가 보아도 아름답다. 마음의 깨끗함은 얼른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의 말과 행동을 통하여 드러난다. 하느님은 온 세상을 깨끗하게 창조하셨다.

 

하느님은 지극히 아름다운 분이시다. 우리가 높은 산을 올라가 그곳에 핀 깨끗한 꽃을 볼 때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누가 보지 않아도 자연 만물은 하느님의 은혜로 깨끗함을 지니고 살아간다. 인간은 더 큰 은혜를 받아서 하느님 안에 머물고 깨끗하게 살아갈 때 참으로 아름답다.

 

성모 마리아를 일컬어 ‘지극히 깨끗하신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 이유는 성모님은 죄를 모르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모든 더러움은 죄에서 나온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시기 위하여 당신의 아드님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셨다. 구세주께서 오셔서 세상을 더럽게 만드는 모든 죄를 없애 주시기 위함이었다. 예수님은 세상에 오실 때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순결하신 동정 마리아를 통하여 강생하셨다. 하느님은 마리아의 몸과 마음을 미리 준비시키셔서 죄 없으신 주님을 받아들이기에 합당한 그릇으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마리아의 몸과 마음은 깨끗한 그릇이 된 것이다. 누가 꿀을 담으려고 할 때 더러운 그릇에 담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음식물을 담을 그릇도 깨끗하게 준비해야 하는 것처럼, 주님을 모시는 마리아의 몸과 마음은 하느님께서 지극히 깨끗한 분으로 만들어주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마리아를 본받아 하느님의 은혜를 보존하려는 마음으로 간구 드린다.

 

지극히 깨끗하신 어머니 마리아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8년 7월 29일 연중 제17주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순결하신 어머니

 

 

성모 마리아께서 엘리사벳을 방문하여 인사를 하였을 때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차 큰 소리로 마리아께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신 분”이라고 인사를 드리셨다(루카 1,42). 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을 하고 계실 때 군중 속에서 어떤 여자가 목소리를 높여,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하고 예수님께 말하였다(루카 11,27). 이처럼 성모님은 언제나 주위 사람들로부터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복된 분”이라는 말씀을 들으셨다. 그 이유는 전능하신 주님께서 마리아를 축복해 주셨기 때문이다.

 

동정녀로서도 또한 어머니로서도 마리아는 항상 주님의 은총 속에 머물며 성덕의 길을 끝까지 살아가신 분이시다. 예수님의 말씀처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루카 11,28)가 되신 것이다.

 

우리는 성모 마리아를 “순결하신 어머니”라고 부르며 공경한다. 마리아는 항상 구약성경 말씀을 읽으시고 그 말씀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암송하셨다. 성경 말씀은 사람을 거룩하고 순결하게 보존해주시는 힘이 있다. 또한 성령으로 채워주신다. 성령의 궁전이 되신 마리아의 몸과 마음을 모두 주님께서 깨끗하고 순결하게 지켜주셔서, 마리아는 정결의 덕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들의 모범과 도움이 되어 주신다. 마카베오기 하권 3장 19절 이하에는 위급한 상황에서 처녀들이 모두 손을 하늘로 쳐들고 탄원기도를 바친 기록이 나온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우리의 위급하고 절박한 처지에서 주님께 기도해 주시는 어머니이시다.

 

순결하신 어머니 마리아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8년 8월 5일 연중 제18주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사랑하올 어머니

 

 

언제나 5월 성모성월이 돌아오면 우리 교우들이 제일 많이 부르는 성가가 244번 “성모의 성월”이다. “성모성월이요 제일 좋은 시절 사랑하올 어머니 찬미하오리다”. 내 동생이 제일 즐겨 부르는 성가 234번 “우리 자모”는 이렇게 부른다. “우리 자모이신 성 마리아여 당신을 간절히 사랑하오며 희로애락 등을 당할지라도 언제나 충실히 섬기리이다,” 236번 “사랑하올 어머니”안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사랑하올 어머니여 우리 위로자시여 고귀하온 동정녀여 우리 보호하소서 동정 성모 마리아 당신 사랑주소서 모든 근심 슬픔에서 우리 구하옵소서.”

 

성모님은 언제나 신자들을 먼저 사랑해 주시는 어머니이시다. 자녀들인 우리는 성모님의 사랑을 체험하고는 정성을 다해 성모님을 사랑한다. 독일어로 된 “사랑하올 어머니” 호칭기도는 “사랑을 많이 받으시는 어머니(Mutter, du viel Geliebte)”라고 되어있다.

 

성모님은 초대교회 때부터 수많은 신자들의 사랑을 받으신 어머니이시다!

 

성모님이 우리의 사랑을 받으시는 이유는 한마디로 주님 앞에서 성모님이 항상 우리를 위해 빌어주시는 어머니이시기 때문이다. 이 세상 어머니들이 모두 자녀들을 위해 아빠와 어른들에게 선처를 청하고 혜택을 얻어내는 선수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성모님은 모든 선수들 중에 최고의 선수, 챔피언이시다. 모든 성인들이 증언하는 말씀대로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고도 하느님의 은혜를 얻지 못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 항상 주님께서는 우리가 성모님의 전구로 은혜를 얻기를 바라신다. 이것이 주님께서 당신의 어머니 마리아를 우리의 어머니로 내주신 참된 이유다!

 

주님 앞에서 감히 입을 열지 못하는 죄인들인 우리는 언제나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성모님께 우리의 마음을 열어 도움을 청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성가 237번 “주 예수 어머니”에서 우리는 이렇게 노래한다. “주 예수 어머니신 우리 성모 마리아 주의 뜻을 따른 성모 찬미 받으옵소서! 끝없이 은혜로운 우리 성모 마리아 정성어린 우리기도 전구하여 주소서! 주 예수 낳으신 분 우리 성모 마리아 주님 찾는 우리들을 인도하여 주소서! 참된 사랑 깊은 겸손 보여주신 성모여 세상 모든 위험에서 우리 보호하소서!”

 

사랑하올 어머니 성모 마리아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8년 8월 12일 연중 제19주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샛별이신 성모 마리아

 

 

성모님께 드리는 성가중에 “무변해상 별이시요”(성가 251번)와 “바다의 별이신 성 마리아여”(성가 242번), 그리고 “바다의 별이신 성모”(성가 241번)는 우리가 즐겨 부르는 노래이다. 성모님을 “샛별(바다의 별)”이라고 부르는 데는 그 이유가 있다. 옛날에 배를 타고 망망대해를 다니던 시절에는 방향을 아는 것이 쉽지 않았다. 밤에는 특히 보이는 것이 하늘에 떠있는 별들 뿐 이었다. 그래서 선원들은 별을 보고 방향을 알고 목적지를 향하여 나아가곤 하였다.

 

동방박사들은 하늘에 나타난 별을 보고 구세주 예수님의 탄생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별의 인도를 받아 예수님이 계신 베들레헴 구유에 까지 와서 주님께 경배를 드릴 수 있었다(마태 2,1-12 참조). 성모 마리아는 우리에게 예수님이 계신 곳을 알려주는 별과 같은 분이시다. 한생을 주님 위해 바치신 성모님은 우리에게 가장 확실하고 빠르게 주님께로 인도해 주시는 샛별과 같은 분이시다.

 

성가 242번은 본래 독일어 성가에서 번역되어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이다. 독일어로는 이런 가사가 있다. “Meerstern, ich dich grüße, o Maria, hilf!”(바다의 별이신 당신께 인사드립니다, 마리아여 저를 도우소서!). 마리아는 우리를 앞이 안 보이는 깜깜한 지경, 곤경에서 구해주시고 천당으로 향하는 길을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어머니이시다. 이런 이유로 예수님은 마리아를 우리를 위하여 어머니로 주신 것이다. 어린이는 어머니의 손을 잡으면 모든 걱정 근심이 다 사라지고, 좋아서 눈을 감고도 랄라랄라 하면서 뛰어간다. 우리도 신자로서 어머니 마리아의 손을 잡은 어린이들과 같다. 근심하는 이의 위로이시며 죄인의 의탁이시며 기쁨의 원천이신 성모 마리아의 손을 꼭 잡고 즐겁게 이 세상 험한 순례 길을 끝까지 잘 가서 마지막 목표인 주님 계시는 천국의 문으로 들어가는 것이 우리 모두의 소원이다!

 

샛별(바다의 별)이신 성모 마리아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8년 8월 19일 연중 제20주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근심하는 이의 위안

 

 

성모 마리아께서는 이 세상 모든 근심과 걱정을 다 체험하신 분이시다. 예수님을 잉태하는 순간부터 마음의 근심을 겪으셨다. 그러나 대천사 가브리엘의 말씀을 끝까지 다 들으시고 나서 순종하는 마음으로 하느님의 계획에 자신을 맡기시고 응답하셨다(루카 1,26-38 참조). 예수님을 성전에서 잃어버리시고 며칠씩이나 아들을 찾아 헤매시면서 걱정을 하셨다(루카 2,41-50 참조). 예수님의 수난과 죽으심과 장례를 지켜보시면서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셨다. 비록 겉으로 피는 흘리지 않으셨지만, 성모님은 예언자 시메온이 말씀하신 것처럼 예리한 칼에 심장이 찔리신 분이셨기에(루카 2,35 참조), 우리는 성모님을 일컬어 “순교자들의 모후”라고 부르며 그분이 당하신 큰 고통을 생각한다.

 

성모 마리아는 우리의 어머니로서 우리 자녀들이 당하는 모든 고통을 잘 아신다. 자녀로서, 부모로서, 사회인으로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또는 외로운 이로서 우리가 겪는 모든 어려움과 힘든 사정을 다 아신다. 그러므로 마리아 어머니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항상 주님께 전구하여 주신다. 카나 혼인잔치 집에서도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성모님은 스스로 그 집의 딱한 사정을 아시고는 주님께 전구하여 주셨다(요한 2,1-11 참조). 우리가 당하는 고통 중에 성모님이 모르시는 종류가 없다.

 

특별히 병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과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 어려운 직업으로 고생하는 사람들, 전쟁과 폭력 속에 버려진 사람들과 잊혀진 사람들, 신천지 이단에 빠진 자녀들로 근심하는 부모들, 지진과 화마로 고향과 가족을 잃고 누구 하나 돌볼 사람이 없는 어려운 지경에 있는 사람들에게 성모님은 은총의 전달자이시다. 마귀 들린 딸을 위해 주님께 간구드린 어머니처럼 성모님은 우리를 위해 주님께 간구드리는 최고의 어머니시다(마태 15,21-28 참조). 성모님을 일컬어 “근심하는 이의 위안”, “죄인의 피신처”, “병자의 나음”, “신자들의 도움”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처럼 성모님은 주님 앞에서 우리를 위해서 전구해 주시는 어머니시다!

 

“근심하는 이의 위안이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8년 9월 9일 연중 제23주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존경하올 그릇

 

 

성모 마리아를 “존경하올 그릇”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독일어 성모호칭기도에는 “아주 귀한 성작”(Du kostbarer Kelch)이라고 부른다. 성모 마리아의 몸 안에는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며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잉태되어 계셨기 때문에 가장 귀한 분을 모셨던 어머니이시다. 그런 이유로 옛날부터 마리아를 “거룩한 어머니”(聖母), “존경하올 그릇”이라고 부르며 공경하는 것이다.

 

그릇에 무엇을 담는가에 따라 그 그릇에 귀하게 쓰이기도 하고 천하게 쓰이기도 한다. 보물을 담으면 보물상자가 되고, 쓰레기를 담으면 쓰레기통이 되기 때문이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삼위일체 하느님을 위하여 당신의 몸과 마음을 온전히 봉헌하신 마리아는 하느님을 모시는 어머니가 되시는 가장 큰 축복을 받으셨다. 성가 249번에는 “지극히 거룩한 동정녀” 찬미가가 있다. “은총을 가득히 받으신 마리아 죄인을 이끄는 빛이시여, 예수의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 당신을 우러러 구하오니, 간절한 기도를 어여삐 들으사 우리의 도움이 되옵소서. 복되신 마리아 어머니여!”

 

우리는 성모님을 본받아 매일 미사참례 때 주님의 거룩한 몸을 받아 모시며 산다. 동정 마리아께서 나으신 구세주의 몸을 우리도 받아 모신다. 이때 우리의 몸은 성모님을 본받아 “거룩한 그릇”, “존경하올 그릇”이 되는 것이다. 이 은혜는 주님이 내리시는 특별한 은총이다. 우리 스스로는 허물이 많고, 죄가 많은 불쌍한 처지이지만, 주님의 은혜가 우리에게 오실 때 우리를 깨끗하게 만들어 주시고 거룩하게 장만하시어 죄를 없애시고 부패와 죽음의 세력을 꺽으신 주님의 영원한 양식을 받는 것이다. 이처럼 가장 큰 은혜를 받게 된 우리는 주님 덕분에 우리 몸과 마음이 “아주 귀한 성작”이 되는 것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은총인가?

 

“존경하올 그릇이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8년 9월 23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지극한 사랑의 그릇

 

 

우리는 성모 마리아를 ‘지극한 사랑의 그릇’이라고 부르며 공경을 드린다. 성모님께 이런 칭호가 붙은 이유는 무엇일까? 요한 복음 3장 16절에 보면, “하느님께선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하느님은 우리를 위하여 지극한 사랑을 내려주신 분이시다. 그 사랑은 변함이 없고, 조건이 없는 사랑이다!

 

아무도 멸망하지 않게 하시려고 당신의 친 아드님마저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 죄인을 위하여 내주셨다. 이 아버지의 사랑을 아드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다. 예수님을 아버지께서 보내신 분으로 받아들이고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구세주 주님을 믿으면 지극한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넘치도록 가득 차게 해주신다. 성모님은 바로 이 사랑을 받으신 어머니시다. 하느님의 뜻에 당신을 온전히 봉헌하시고 예수님을 위하여 일생을 바치신 어머니시다. 그러므로 성모 마리아는 당신 자신을 완전히 바치시고 헌신하신 일생을 보내신 어머니시다. 독일어 성모호칭기도에는 ‘지극한 사랑의 그릇’을 ‘봉헌의 성작’(Du Kelch der Hingabe)이라고 부르며 공경을 드린다.

 

성모님은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봉헌과 더불어 주님을 위한 우리의 봉헌을 모두 함께 지니신 어머니시다. 마리아 안에서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과 성모님의 지극한 사랑이 함께 하나가 되었다. 그런 이유에서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성모 마리아를 ‘지극한 사랑의 그릇’이라고 부른다. “지극한 사랑의 그릇이 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8년 9월 30일 연중 제26주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지극히 지혜로우신 어머니

 

 

성모님은 지혜의 은혜를 받으신 분이시다. 성령께서 주시는 선물인 지혜는 모든 일에 있어서 하느님의 뜻을 깨달아 그 뜻을 받들어 실천하며 살아가는데 도움을 준다. 시편 제1장에는 “행복하여라! 악인들의 뜻에 따라 걷지 않고 죄인들의 길에 들지 않으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그분의 가르침을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겨 제때에 열매를 내며 잎이 시들지 않는 나무와 같아 하는 일마다 잘되리라”(시편 1,1-3)라고 말씀하신다.

 

성모님은 겸손하시어 주님의 말씀을 순종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셨다. 천사 가브리엘의 입에서 하느님의 뜻을 전해 들으시는 순간, 성모 마리아는 그 말씀의 뜻을 곰곰이 생각하셨다. 성 베르나르도는 성모께 드리는 기도 중에 부디 성모님께서 뜸을 들이지 마시고 바로 즉시 응답하시기를 청한다. 그 이유로 온 세상이 구세주의 강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으며, 악에서 구해 주시기를 우주 만물이 고대하는 상태에 성모 마리아의 입에서 “예!”하는 대답이 나오기만 하면 주님의 일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성모님께 청원한다. “성모님, 즉시 응답하소서! 천사들과 모든 사람들과 생명체들이 성모님의 입이 열리기를 간절히 애타게 기다립니다!”

 

성모님께서는 지혜로운 분이시기 때문에, 그 사정을 아시고 즉시 하느님의 뜻에 자신을 바치며 응답하셨다.

 

참으로 지혜로운 결정을 내리신 것이다. 세상의 많은 지혜로운 분들보다 하느님의 뜻을 가장 잘 헤아리시고 용감하게 결정을 내리신 어머니 마리아야말로 가장 지혜로우신 분이시다.

 

“지극히 지혜로우신 어머니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8년 10월 7일 연중 제27주일(군인 주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상지의 옥좌

 

 

이 호칭은 성모 마리아께서 뛰어난 지혜의 자리를 차지하심을 나타내는 이름이다. 독일어로는 “지혜의 좌석(Du Sitz der Weisheit)”으로 부른다. 성경 말씀에 따르면 지혜는 하느님을 경외함에서 시작된다. “지혜의 시작은 주님을 경외함이며 거룩하신 분을 아는 것이 곧 예지다”(잠언 9,10). 성모님은 성령의 은혜로 가득 채워지신 분이시다. “그 위에 주님의 영이 머무르리니 지혜와 슬기의 영, 경륜과 용맹의 영, 지식의 영과 주님을 경외함이다”(이사 11,2). 성령께서 택하신 성모님은 성령의 은혜인 지혜의 거처가 되셨으므로, 성모님을 일컬어 “상지의 옥좌”라고 부른다.

 

성모님은 지혜의 스승이신 예수님을 잉태하여 낳으신 어머니이시다. 예수님은 비유와 격언과 생활규범으로 많은 사람들을 경탄케 하신 분이시다. 사람들은 놀라서 이렇게 말하였다. “저 사람이 어디서 저런 지혜와 기적의 힘을 얻었을까?”(마태 13,54). 지혜롭기로 소문났던 솔로몬보다 더 위대한 분이신 예수님(참조: 마태 12,42)은 진정 지혜의 원천이시다. 성모 마리아는 지혜의 원천이신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사람들 중에 누구보다 지혜의 은혜를 입으신 분이시다. 우리는 지혜를 많이 간직하기를 원한다. 살아가는 데 항상 지혜롭게 결정할 일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우리는 주님의 은혜를 청하며 성모 마리아께 도움을 주시기를 간구 드린다. 필요한 지혜의 은혜를 충만히 간직하신 어머니 마리아께서는 자녀들인 우리가 청할 때 마다 큰 도움을 주신다.

 

“상지의 옥좌이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8년 10월 14일 연중 제28주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묵주기도의 모후

 

 

묵주기도는 모든 중요한 기도들이 들어있는 기도이기 때문에 많은 신자들이 열심히 바치고 있다. 성호경, 사도신경,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구원의 기도 등이 들어있고, 주님의 일생을 묵상하며 환희의 신비, 빛의 신비, 고통의 신비와 영광의 신비를 생각하며 드리는 기도인 묵주기도는 천주교 신자들의 일상생활 안에서 보물, 또는 종합비타민 같다. 비록 냉담을 하고 있는 신자들도 묵주반지를 끼고 있는 것을 서로 보게 될 때, 이산가족 만나는 것처럼 반가워하고 인사를 나누게 될 정도로 묵주기도는 보편된 기도이다.

 

천주교회에서는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두 달을 골라 성모님을 생각하는 달로 지내고 있다. 봄철에는 5월을 성모의 성월로 지내고, 가을에는 10월을 묵주기도의 성월로 지낸다. 성모님은 발현하실 때마다 묵주기도를 열심히 바치라고 당부하셨다. 프랑스의 루르드, 포르투갈의 파티마, 벨기에의 반뇌 등 여러 곳에서 발현하신 성모님은 매일 묵주기도를 드리라고 말씀하셨다. 특별히 죄인들의 회개와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 기도할 것을 부탁하셨고, 또 함께 기도하셨다.

 

묵주기도는 참으로 우리 영신생활을 위해서 큰 도움을 주는 기도이기 때문에, 천사들은 응원하며 잘 바치도록 도와주신다. 그러나 마귀는 우리가 잘 되는 것을 시기하기 때문에, 우리가 기도하려고 묵주만 들면 방해하려고 한다. 갑자기 졸음이 오게 만들거나, 분심이 들어 기도를 잘 할 수 없게 만든다. 묵주기도를 드러누워서 바쳐도 좋은가? 누워있다가도 전화를 받거나 식사를 하려고 할 때는 일어나는 것이 당연한데, 기도할 때만 누워서 하려고 하는 것은 옳은 생각이 아니다. 물론 몸이 불편하거나, 병원에 있을 때는 누워서라도 묵주기도를 드릴 수 있다. 환자는 누워서 봉성체도 영하고 식사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건강하고 지장이 없는 사람은 몸이 좀 피곤하더라도 정성된 마음으로 기도하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별히 우리나라를 위하여 남북이 서로 평화롭게 지낼 수 있도록 주님께 간구드리며,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면서 열심히 묵주기도를 바치도록 하자.

 

묵주기도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8년 11월 11일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공경하올 동정녀

 

 

가톨릭 교회는 성모 마리아를 공경한다. 공경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한분 하느님께는 가장 높은 공경인 “흠숭”을 드리고, 성모님께는 “상경”(上敬)을, 성인들에게는 “공경”을 드린다. 교황 성 요한 23세와 성 바오로 6세는 마리아를 교회의 어머니로 공경하자고 강조하였다.

 

가톨릭 교회 안에는 성모상이 항상 모셔져 있다. 마당에나 성당 안에 모시고 공경을 드린다. 신자들이 이렇게 성모님을 공경하는 이유는 마리아께서 하느님의 말씀에 온전하게 순종하셔서 우리 구원의 길을 여신 주님의 뜻에 따라 사신 분이시고, 성령으로 가득 채워지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성령으로 충만하신 마리아께서는 모든 일에 하느님의 자녀들인 우리의 모범이 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성모 마리아를 십자가 위에서 어머니로 주셨다. 마리아는 이때부터 우리를 위하여 주님 앞에서 전구해 주신다. 카나 혼인잔치 때 물이 술로 변하게 하는 기적을 주님께서 이루셨을 때, 마리아의 전구를 들으신 사실을 성경에서 찾아 볼 수 있다(요한 2장 3절-11절 참조). 우리의 부족함이 있는 곳마다 성모님은 우리 편이 되어 주시어 주님의 은혜를 청해주신다. 그런 이유에서 우리는 마리아를 일컬어 “모든 성총의 중개자”, “신자들의 도움”이라고 부르며 공경을 드린다. 우리 신자들이 마리아를 어머니로 모시고 사는 은혜는 참으로 크고 이루 말 할 수 없다. 마리아 어머니께서 주님 앞에서 우리를 위하여 항상 전구해 주시고 계시기 때문이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제487항은 이렇게 가르친다. “가톨릭 교회가 마리아에 대하여 믿는 것은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마리아에 대해 가르치는 것은 또한 그리스도 신앙을 밝혀준다.” 제491항에서는 다음과 같은 가르침을 보게 된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교회는, 하느님의 ‘은총을 가득히 받은’(루카 1,28 참조) 마리아가 잉태되는 순간부터 구원받은 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1854년 교황 비오 9세가 선포한 ‘원죄 없으신 잉태’ 교리는 바로 이것을 고백하는 것이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는 잉태되시는 첫 순간부터 전능하신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과 특전으로 인류의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실 공로를 미리 입으시어, 원죄에 조금도 물들지 않게 보호되셨다(비오 9세, 칙서 Ineffabilis Deus). 그러므로 가톨릭교회는 성모 마리아를 공경한다.

 

“공경하올 동정녀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2018년 11월 25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주간) 청주주보 3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탄복하올 어머니

 

 

11월 21일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이다. 전능하시고 전선하신 하느님께서는 세상 모든 일을 참으로 경탄할 만한 섭리로 이끌어 주셨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430년간의 노예 생활을 하는 힘든 세월을 모세를 통하여 해방시켜 주시어 기적같이 탈출을 도우셨다. 신약시대에 하느님은 마리아를 통하여 구세주 예수님이 세상에 강생하시는 놀라운 일을 이루심으로써 우리 불쌍한 인생이 멸망의 길에서 해방되어 생명의 나라로, 은총의 새 생명으로 들어갈 수 있게 섭리하셨다. 그런 뜻에서 하느님은 원조 탄복의 대상이시다!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는 본래 자녀가 없이 연로한 분들이 되셨다. 그러나 전능하신 하느님의 섭리로 그 슬하에 마리아를 딸로 주셨다. 마리아는 3세 때 성전에 봉헌되어 하느님을 모실 어머니가 되실 준비도 마련해주셨다. 주님은 성모님을 통하여 탄복할 일을 이루고 계신다.

 

우리 교구의 첫 본당인 감곡 매괴 성모 순례 성지 성당은 멀리 프랑스 루르드 교구에서 오신 임 가밀로 신부님을 통하여 세우셨다. 일제 강점기 동안 일본 군인들이 감곡 매산에 신사터를 닦으려 할 때 하늘에서 천둥과 벼락이 내려 공사를 못하게 막으셨다. 성모님이 승리를 거두신 것이다.

 

한국 전쟁 중에 북한군이 감곡을 점령하고 성당 건물에 본부를 설치했을 때 하늘에서 불이 보이고 우르릉 큰 소리가 나게 하셔서 군인들이 놀라 제대 위에 모셔져 있는 루르드 성모상이 그 화근인 줄 알고 총을 쏴서 7발이 성모상을 관통하였다. 그래도 파괴되지 않자, 사다리를 놓고 올라간 한 병사가 망치로 성모상을 파괴하려고 했다가 성모님의 얼굴과 그 눈빛을 보고는 그만 압도되어 내려오고 말았다. 그 부대, 즉 북한군 52연대가 감곡에서 동막리로 옮겨 진지를 구축했을 때 국군이 급습하여 그 부대가 전멸을 당하였다. 그 결과 북한군 수뇌부가 놀라 3일간 전투를 중지하여 사태를 파악하는 동안 국군이 낙동강 전투를 승리하였고, 일본에 주둔하던 미군이 인천 방향으로 상륙작전을 계획하게 되었다. 이 3일은 주님의 부활 승리를 상징하기도 하고, 성모님께서 승리하신 전투의 날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주님의 도우심은 성모님을 통하여 참으로 놀라운 일을 이루어 주셨다!

 

그런 일들이 오랜 세월 동안 전 세계에서 이루어졌다. 묵주기도로 승리한 레판토 해전에 관한 이야기는 그 대표적인 유명한 이야기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모님을 일컬어 탄복하올 어머니라고 부른다. 탄복하올 어머니시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8년 12월 2일 대림 제2주일(인권 주일 · 사회 교리 주간) 청주주보 5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교회의 어머니(Mater Ecclesiae)

 

 

성모 마리아를 “교회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데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기 전에 어머니께 사도 요한을 아들로 주셨고, 이어서 요한에게는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하고 말씀하셨다(요한 19, 26-27). 사도 요한은 그때부터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 사도 요한뿐만 아니라 모든 제자들에게 마리아는 어머니 역할을 하셨다. 그래서 마리아를 “사도들의 모후”라고 부른다. 예수님께서 교회를 사도들 위에 세우셨으므로, 마리아는 “교회의 어머니”가 되시고, 교회 안에 우리 신앙인들이 들어있으므로, 마리아는 “우리의 어머니”, “그리스도인들의 어머니”가 되시며, 우리가 모두 죄인들이기에 “죄인들의 어머니”가 되신다.

 

모든 신자들은 세례성사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룬다. 그리스도는 머리가 되시고 우리는 그분의 지체가 되어 교회의 신비체에 속한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하신 마리아를 초대교회 때부터 “모든 신자들의 어머니”, 곧 “교회의 어머니”라고 부르며 공경하였다. 구약의 하와와 신약의 마리아를 비교하여 “새로운 하와”가 되신 마리아를 “모든 생명의 어머니”로 해석하였다. 묵시록 12장에 나오는 여인은 마리아를 상징하는 표현으로서 “교회의 동정녀 - 어머니(Virgo Mater Ecclesiae)”라고 불렀다.

 

역대 교황님들은 교회의 믿음을 여러 차례 언급하였다. 베네딕도 14세는 1748년에 이렇게 강조하였다. “신부인 교회의 신랑이 되시는 그리스도의 유언에 따라 가톨릭 교회는 마리아를 항상 사랑이 많으신 어머니로 고백하며 이 진리는 성령의 이끄심에 따른 것이다”. 레오 13세는 1895년에, 비오 10세는 1903년에 “마리아의 몸에서 그리스도께서 나셨으니, 우리도 머리이신 그분과 함께 마리아의 몸에서 태어났다”고 언급하였다. 비오 11세는 1931년 “마리아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이시다”라고 강조하였다. 비오 12세는 1943년 “마리아가 새로운 하와로서 그리스도를 골고타 언덕에서 아담의 모든 자녀들을 위해 바치셨으니, 그리스도의 지체인 그들에게 마리아는 어머니이시다”라고 가르쳤다. 요한 23세는 1959년 다섯 차례 마리아가 교회의 어머니되심을 언급했고, 바오로 6세는 1964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마감하면서 “마리아를 교회의 어머니로 공경하자”고 가르쳤다. 교회헌장 45항에서 특별히 마리아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가르침을 강조하였다.

 

결론적으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는 우리 신자들의 공동체인 “교회의 어머니”이시며 우리를 위해 주님께 은혜를 전구해 주시는 어머니로서 최선의 노력과 정성을 다 바치고 계신다. “교회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9년 1월 13일 주님 세례 축일 청주주보 5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든든한 힘이신 동정녀

 

 

인자하신 하느님 아버지의 섭리와 구세주 예수님의 은혜로 우리는 성령 가득한 마리아를 어머니로 모실 수 있는 은혜를 입게 되었다. 예수님의 거룩한 어머니께서 우리의 어머니가 되신 이후로 마리아는 항상 우리 편에 서서 주님께 기도해 주시는 전구자가 되어 주신다. 그리고 약한 우리를 주님 앞에서 변호해 주시는 분이시다!

 

성 베르나르도는 이와 같은 사실을 강조하였다. “누구도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고도 버림받은 것을 보지 못하였다.”

 

우리가 묵주기도를 드리고 난 뒤에 항상 바치는 ‘성모 찬송’, ‘모후이시며 사랑이 넘친 어머니!’ 기도 안에 이러한 구절이 들어있다. “우리들의 보호자 성모님, 불쌍한 저희를 인자로운 눈으로 굽어보소서!” 여기서 ‘보호자’는 라틴어 원문에는 ‘변호자’로 되어있다(Advocata). 즉 성모님은 우리 편을 들어주시는 든든한 힘이시다!

 

성직자와 수도자, 그리고 열심한 신자들이 매일 저녁 기도 때 바치는 ‘성모의 노래’ 끝에는 이런 구절이 들어 있다. “저희를 하느님 아버지께 이끄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의 어머니 동정 마리아를 저희 어머니가 되게 하시고 저희의 전구자로 세우셨나이다. 비오니, 성모 마리아의 전구를 들으시어 저희가 주님께 간구하는 모든 은혜를 받아 누리게 하소서. 아멘!”

 

성모님의 전구는 언제나 힘이 있다! 성모 호칭 기도 독일어 판에는 ‘Jungfrau, mächtig zu helfen’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 뜻은 ‘도와주는데 힘 있는 동정녀’라는 말이다. 본래 엄마들이 처녀들보다 더 힘을 쓰지만, 성모님은 평생 동정녀이시며 동시에 우리의 어머니이시기에 힘을 쓸 수 있는 분이시다. 특히 죄인들에게, 그리고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에게 주님은 착한 목자로서 손을 내미시고 구원을 베푸시기 위해서 성모 마리아를 통하여 힘을 쓰신다! [2019년 3월 3일 연중 제8주일 청주주보 5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성모 호칭기도] 흠 없으신 어머니

 

 

흠이나 결함이 없는 물건을 완벽한 제품이라고 한다. 이 세상에는 완벽한 것은 없다. 도자기를 만드는 훌륭한 장인의 손을 거쳐도 매번 작품이 같을 수 없고, 흠결이 없는 작품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장인이라 하더라도 완전한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직 한 분, 완전하신 분은 아름다우시며 선하시며 진실하신 하느님 한 분뿐이시다. 하느님은 흠결이 없는 분이시므로, 성모 마리아를 지으실 때 완전하게 만드셨다. 왜냐하면, 성모 마리아의 몸에서 성령으로 구세주 예수님께서 탄생하실 계획을 세우셨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완전하신 성부 하느님께서 성자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시도록 완벽하게 만드셨기 때문이다.

 

마리아께서 흠 없으신 분이라는 뜻은 첫째로 죄와 더러움의 물들지 않으신 분이심을 뜻한다. 아타나시오 교부와 히에로니모 교부를 비롯한 많은 교부들이 마리아의 죄로부터의 깨끗하심을 강조하였다. 두 번째로 마리아는 순결한 처녀가 지니는 모든 덕목을 갖추셨기 때문이며, 성자의 어머니가 되신 이후에도 정숙한 부인과 어머니로서 머무르셨기 때문이라고 성 암브로시오 교부는 강조하였다. 셋째로 마리아는 하느님께서 지니신 성덕으로 빛나는 거룩한 분이시기 때문이라고 다마스쿠스의 성 요한 교부는 가르쳤다. 마지막으로 마리아는 하느님께 온전히 순명하신 겸손의 덕으로 빛나는 어머니이시다. 하느님은 겸손한 사람을 완전하게 만드시는 표본을 마리아 안에서 보여주신다.

 

이 세상을 죄악에서 건져주실 주님을 모실 그릇으로 선택되신 마리아의 몸과 마음은 금이 가지 않고 더럽혀지지 않게 만들어진 그릇과 같고, 아름다운 형상으로 꾸며진 보물과 같고, 성령으로 축성되고 가득 채워지신 마리아는 완벽한 하느님의 작품으로서, 원죄를 범하기 전의 하와보다도 더 흠 없는 창조물이셨다고 시리아교회의 12사도들의 가르침은 강조한다.

 

그런 이유에서 카톨릭 교회에서는 완전한 하느님을 모신 마리아를 일컬어 “흠 없으신 어머니”라고 부르며 공경을 드리며, 우리들을 또한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답고 흠 없는 작품으로 만들어 주시기를 원하며 전구를 간청하다.

 

흠 없으신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2019년 3월 31일 사순 제4주일 청주주보 5면,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원로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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