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선교ㅣ복음화

포스트 팬데믹과 한국천주교회 전망에 관한 의식 조사 결과 2: 일상과 신앙생활의 변화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11-01 ㅣ No.744

[포스트 팬데믹과 한국천주교회 전망에 관한 의식 조사 결과] Ⅱ. 일상과 신앙생활의 변화


일상 신앙실천의 중요성 인식, 오랜 코로나 상황에서 무뎌졌다

 

 

일상의 변화

 

조사는 먼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생겨난 마음의 변화와 일상생활의 변화를 나눠 물었다.

 

마음의 변화와 관련해 ‘코로나19에 실제로 감염될까봐 두렵다’는 응답이 77.7%(매우 그렇다 22.7%, 어느 정도 그렇다 55.0%)로 높게 나타났다. 1차 조사(90.6%)와 비교해 두려움의 정도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4명 중 3명꼴로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내가 속한 본당(공동체)에서 확진자가 나와 감염될까봐 두렵다’는 응답은 약간 낮은 59.1%(매우 그렇다 15.5%, 어느 정도 그렇다 43.6%)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외로움, 갑갑함, 우울감 등을 많이 느꼈다’는 응답은 49.6%로 지난해 36.5%보다 13.1%p 높아졌다. ‘죽음이나 질병의 고통 등을 더 자주 생각하게 되었다’는 응답도 54.4%로 지난해 38.4%보다 16%p 높아져 코로나19 장기화의 여파가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다독이는 데 신앙이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은 높았지만, 코로나19 이후 신앙심이 더 깊어졌는가에 대해서는 동의(49.0%)와 반대(49.4%)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이후 기후위기나 생태문제에 더 관심이 생겼다는 응답은 87.7%로, 1차 조사 때에도 90% 이상의 응답자가 ‘전염병 확산이 인간 탐욕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원인’이라는데 동의했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큰 변화로 꼽은 것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이용증가’(69.4%)였다. 이어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증가’(60.1%), ‘일회용품 사용 증가에 따른 쓰레기 배출량 증가’(56.4%), ‘인터넷몰, 홈쇼핑 등의 온라인 소비 증가’(56.4%), ‘집안일 돌보는 시간 증가’(55.5%), ‘월평균 가계 지출 증가’(34.9%), ‘가족간 갈등 증가’(28.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신앙생활 변화

 

올 상반기에 발표된 「한국천주교회 통계 2020」은 팬데믹 장기화가 교회공동체에 끼친 영향을 잘 보여준다. 이 통계는 완만한 하향 곡선을 보이던 사목 지표들의 하락 추세가 팬데믹을 거치며 가속화되었다는 점, 무엇보다 대면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전례와 성사생활 참여가 코로나19의 영향을 직접 받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본당에서 체감하는 현실은 제한적으로나마 참례할 수 있는 미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활동이 멈췄다. 이처럼 통계에서 확인된 양적 사목 지표의 위기 징후는 이번 설문 결과에서도 반복해서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 1차 조사에서 가장 큰 신앙생활 변화로 지적됐던 ‘일상 신앙실천의 중요성에 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응답은 90.7%에서 56.6%로 34.1%p나 낮아졌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의 장기화로 인해 신앙의식 면에서 심각하게 무뎌진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성사 중심의 대면 신앙활동이 제한되면서 자연스레 일상 신앙실천이 중요하다고 인식하지만, 이를 평소에 몸에 배게 하려는 노력이나 훈련 없이 생각만으로 실천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지난 2월 대전교구 빈첸시오회 회원들이 추운 날씨에 대전천 교각 밑에서 텐트를 치고 사는 노숙인을 방문하고 있다. 지난해 1차 조사에서는 코로나19로 일상 신앙실천의 중요성에 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응답이 많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이 34.1%p 낮게 나왔다. 대전교구 빈첸시오회 제공.

 

 

무뎌진 신앙 의식

 

나아가 ‘온라인 신앙 관련 콘텐츠 이용 시간 증가’(63.5%), ‘신앙과 교회공동체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 증가’(61.9%)에 대해서 절반 이상이 그렇다고 응답했지만 1차 조사와 비교해 각각 11.6%p, 24%p 감소한 것도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무뎌진 신앙 의식의 영향으로 보인다.

 

‘본당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이 늘었다는 응답(32.2%)과 줄었다는 응답(33.1%)은 서로 비슷한 비율을 보였는데 직무와 연령에 따른 의식의 차이는 확연히 갈렸다. 평신도의 경우는 소속감이 늘었다는 응답이 줄었다는 응답보다 4.2%p 높았던 반면, 사제와 남녀 수도자들은 소속감이 줄었다는 응답이 무려 약 40%p가량 더 높았다. 연령별로도 30대(36.2%), 40대(23.6%), 20대(19.2%) 순으로 소속감이 줄었다는 응답이 더 높아 코로나19 장기화가 젊은 층의 교회 이탈을 더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결과는 ‘주일미사에 꼭 참석해야 한다는 생각’의 변화에서도 비슷한 경향으로 확인됐다. 전체적으로는 ‘늘었다’는 응답이 13.5%p 높았지만, 사제와 남녀 수도자들은 ‘줄었다’는 응답이 30%p 이상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22.9%)와 40대(8.1%)에서 줄었다는 응답이 더 높았다.

 

대면 미사 재개 이후 응답자 대다수는 ‘대면 미사에 참여’(74.3%)한다고 응답했다. ‘비대면 미사 참여’는 단체 활동 없이 개인적인 신앙생활이 중심인 C그룹과 70세 이상 고령 신자 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참여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D그룹으로 갈수록, 그리고 연령대가 젊을수록 높았다.

 

경험 빈도가 높은 온라인 신앙생활로는 카톡/문자를 활용한 소통(58.7%), 방송 미사 시청(52.0%), 유튜브 신앙강좌 등의 온라인 신앙 콘텐츠 이용(51.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주로 즐겨보는 신앙 콘텐츠는 미사나 각종 교육, 성경공부, 기도 관련 동영상이 많았는데, 주로 사제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나 가톨릭평화방송의 강좌 동영상을 많이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신문, 2021년 10월 31일, 박영호 기자]



582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