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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진44: 한국교회 청소년 사목의 구성요소 - 지도력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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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1-19 ㅣ No.236

[조재연 신부의 청사진(청소년 사목의 설계도)] (44) 한국교회 청소년 사목의 구성요소 - 지도력 개발


진정한 지도력, 공동체와 함께 나아가는 힘



‘지도력’에 대한 정의는 그것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수만큼이나 다양하다고 하지만, ‘어떤 그룹이나 조직이 지향하는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그 구성원들이 함께 공유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하는 영향력 혹은 그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오늘날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지도력의 정의라고 한다. 즉 지도력이란 그 본질상 지도자 ‘혼자’ 있을 때는 발휘될 수 없으며, 그룹 혹은 조직 구성원이 존재해야만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도자 홀로 자신에게 이로운 방향이나 혹은 자신의 목표 달성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 전체가 모두에게 이로운 쪽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바로 진정한 지도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완벽한 지도력의 모범을 보여준 리더이다. 세상을 구원하고자 하는 하느님의 목적을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더 많은 이들이 그 목적을 향해 움직일 수 있도록 ‘당신 자신을 바침으로써’ 지금까지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당신의 제자들이 그 지도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그들 안에 공동체를 섬기는 리더로서의 지도력을 개발·양성했고, 사도를 통해 세워진 교회 안에서 그 지도력은 계속해서 전수되고 있다. 다시 말해 ‘지도력 개발’이란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을 사목적 리더로 세워, 교회 공동체가 함께 복음화를 위해 나아갈 수 있도록 했던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교회의 핵심 활동이자 직무 요소인 것이다.

물론 사회에도 수많은 지도력 개발 관련 강좌들이 있으며, 요즘 한국 사회에서는 청소년·청년 리더십 교육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리더십을 강조하는 흐름들을 살펴보다 보면, 특히 청소년 대상 리더십 교육의 경우에는 구성원들이 함께 목표를 향해 움직이게 하는 방법을 배운다기보다 ‘개인의 능력을 잘 드러내어 지도자 자리에 오르기 위한 기술’을 배우는 듯한 느낌을 종종 받게 된다. 그와 같은 리더십 교육을 받게 되면, 정작 지도자가 된 다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 채 혼란을 겪게 되기 쉽다. 사회적으로 지도자급에 오른 사람들의 도덕적 해이를 목격하면서 실망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진짜 지도자’가 부족하다며 갈팡질팡하고 있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가 지금 진정한 의미의 ‘지도력 개발’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는 증거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기에 포괄적·통합적 청소년사목의 여러 구성 요소 중에서도 ‘지도력 개발’은 진짜 리더를 갈망하고 있는 우리 한국 사회와 교회에서 간과할 수 없는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지도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모범을 따라 ‘더 큰 비전을 향해 공동체가 나아가게 하는’ 지도자. 자신의 목적을 위해 공동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그 목적을 실현하는 삶을 계속 살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 자신을 내어놓는 지도자. 청소년사목의 ‘지도력 개발’ 요소는 어떤 리더십 스킬이나 능력 향상 기술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삶을 전달함으로써 젊은이들이 진정한 지도자가 될 수 있게 양성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 리더들을 통해 공동체 전체가 성장할 수 있게 한다.

이 ‘지도력 개발’ 요소가 청소년사목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은 교회의 어른들이 먼저, 젊은이들이 그러한 지도자로 부르심 받았음을 믿고 지지해 주며, 그들 안에 지도자로서 적합한 달란트가 있음을 발견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말씀을 통해 배운 예수 그리스도의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공동체를 섬길 수 있는 기회, 즉 책임감 있는 자리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이 기회에는 실패할 수 있는 기회도 포함된다. 다만 그 실패의 경험을 그들 스스로 성찰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성찰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그 성찰 과정을 동반해주고, 그 안에서 보완해야 할 점을 명확하게 피드백해주는 멘토가 있을 때 젊은이들의 지도력은 점차 성장하게 된다. 이처럼 청소년·청년을 진짜 지도자로 양성하는 데는 그 어떤 리더십 강좌보다, 실제 공동체의 역동을 온 몸으로 체험하며 실패와 성취를 성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성장한 지도자들이 더 많아질 때 비로소, 복음화 비전을 향한 우리 교회 공동체 전체의 움직임도 더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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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연 신부는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으로 있으며,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5년 1월 18일,
조재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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