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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둔 부모에게 - 인공 피임과 부모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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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09-23 ㅣ No.117

[청소년을 둔 부모에게] 인공 피임과 부모 됨

 

 

십대 임신을 어떻게 볼 것인가

 

“수능보다 더 두근두근”이란 광고 문구가 있다. 세상에 수능보다 더 가슴이 두근두근한 일이 무엇일까?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과 부모가 인생에서 수능보다 더 가슴을 졸이는 순간은 언제일까? 바로 인생의 전환점이며 도약을 맞이하는 순간일 것이다.

 

그런데 이 광고문은 다름 아닌, 임신 반응 테스터에 대한 광고 문구다. 십대 자녀가 미혼 부모가 된다는 사실은 십대 당사자나 부모 모두에게 수능의 결과보다 더 충격이 아닐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광고문을 썼을 것이다.

 

준비가 안 된 십대의 임신은 하나의 충격이며 위기다. 물질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결핍되어 있을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기에 틴스타 현장에서 만나는 부모들에게 십대 자녀가 임신을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물으면 많은 부모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십대 자녀가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어떤 상황이 따라올지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십대 임신의 해결책으로 임신중절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십대의 성문제를 문제의식을 갖고 바라보는 부모 중에는 십대 성교육에서 반드시 피임법을 다뤄야 하고 책임 있는 성교육을 함으로써 십대 임신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하는 분도 있다. 때로는 피임만 잘 하면 혼전 성관계도 상관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부모도 있다. 마치 피임을 이용한 성관계가 책임 있는 성관계라도 되는 듯이 말이다. 그러나 과연 임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자.

 

임신은 새로운 생명을 품고 부모가 된다는 뜻이다. 인공 피임은 부모가 되는 임신 과정을 인위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 곧, 약물을 사용하여 난자의 성숙을 막아 배란을 억제하기도 하고, 또는 배란이 되었다 하더라도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지 못하도록 여러 가지 기계적인 차단을 하기도 한다. 때때로 영구적인 방법으로 난자와 정자가 서로 만나지 못하도록 수술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피임 방법이 얻으려는 목적은 오직 하나다. 임신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인공 피임을 한다는 것은

 

요즈음 우리 사회의 인공 피임 시장에는 유혹적 문구의 광고들이 만연해 있다. “안전한 성행위는 콘돔으로”, “한 알 복용으로 해결하세요!” 그러나 누구나 알고 있듯이 어떠한 피임 방법도 안전하지 않으며, 100% 임신을 피하는 방법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 피임이 곧 안전한 성행위를 이끌어줄 것이라는 생각은 심각한 오류다. 피임 광고문이 전하는 메시지는 오히려 성에 대한 가치관과 성관계의 목적을 혼동시킬 뿐이다.

 

인공 피임의 옹호자들은 부모가 될 수 있는 십대의 생물학적 능력은 알고 있지만, 그 능력을 손상시키는 것을 묵인하거나 동조한다. 그것은 진정으로 부모가 되는 능력을 차단할 뿐 아니라 자신의 행위에 대해 책임지는 행위도 아니다. 인공 피임을 한다는 것은 사랑은 하겠으나 생명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사고에서 나온 이기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생식력에서 생명을 분리시키며 맺는 쾌락을 위한 성관계는 결코 인간의 삶을 성숙시키지 못하며 행복하게 할 수 없다. 성관계에서 자신을 온전히 내어주고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할 때 진정한 사랑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인공 피임은 합일적이며 생산적인 성행위의 목적을 이분화시키고 출산 능력을 무가치한 것으로 여기게 한다. 생명은 그러한 가치 안에서 방임되거나 무가치한 부산물이 될 뿐이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피임은 낙태와 밀접하게 연관된 같은 나무의 열매다. 많은 경우 피임 행위 안에는 출산을 자기성취의 방해물로 여기는 자기중심적인 자유의 개념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관계의 결과 생겨날 수 있는 생명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해야 하는 적이 되며, 낙태는 피임이 실패한 경우에 유일하게 남는 선택 가능한 결정적 해답이 되는 것이다”(“생명의 복음”, 13항).

 

 

십대가 지닌 부모 됨의 능력

 

십대 청소년기는 성 정체감을 포함한 인격을 형성해야 하는 시기다. 인격의 성숙 안에는 부모 됨을 준비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들이 당장 부모가 되기를 원하지 않을지라도 사춘기의 십대들은 생리적으로 부모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몸에 지니고 있다. 그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때문에 십대에게 자신의 몸에 담긴 생식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장차 그들이 부모가 된다는것은 무엇을 말하는지 생각하도록 도와야 한다.

 

만약 우리가 가임력의 긍정적인 가치를 성이 지닌 진정한 책임이라는 맥락에서, 특별히 부모 됨의 맥락에서 십대들에게 제시해 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그들이 책임감 있게 성을 올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길이 아니겠는가!

 

스스로 생식력에 대한 이해와 정상적인 양상을 인지한 청소년은 자신의 몸 안에 부모가 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나아가 타인의 부모 됨 역시 존중하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십대 자녀들이 맺는 성행위의 결과가 수능보다도 더 두렵고 무서운 상황에 대하여 어떤 준비를 시키고 있는가? 십대가 지닌 부모가 될 수 있는 능력은 하느님의 창조와 구원의 신비에 동참할 수 있는 잠재된 선물이다. 그 잠재된 선물은 남자와 여자의 각기 다른 생리적인 신호체계로 지금 이 순간에도 부모 됨의 가능성을 알려주고 있다.

 

그들의 몸에 담긴 부모 됨을 올바른 성교육을 통해 성이 지닌 정서적, 사회적, 이성적, 영적 국면과 조화롭게 통합되도록 도와야겠다. 그렇게 되었을 때, 청소년은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하며 진정으로 성숙한 부모 됨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 배미애 마리진 - 착한목자수녀회 수녀, 한국틴스타(www.teenstar.or.kr) 대표. 부모 됨의 의미는 단순히 생물학적인 차원을 넘어서서 정서적, 사회적, 이성적, 영적 국면을 통합시키며 성숙시키는 데 있음을 성교육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경향잡지, 2011년 9월호, 배미애 마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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