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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진41: 한국교회 청소년 사목의 구성요소 - 복음말씀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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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12-15 ㅣ No.231

[조재연 신부의 청사진(청소년 사목의 설계도)] (41) 한국교회 청소년 사목의 구성요소 - 복음말씀 선포


실제 삶의 증거로 전해지는 ‘기쁜 소식’



교회의 존재 목적이기도 한 ‘복음화’는 청소년사목뿐 아니라 모든 사목이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적이다. 그러므로 통합적인 청소년사목의 구성 요소로서 복음말씀에 관한 내용은 당연히 포함돼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오늘날 주일학교 등 청소년사목 현장에서 복음말씀의 요소가 제대로 강조되고 있는지를 자문해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한다. 물론 성경에 대한 지식적 교육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성경이 진실로 ‘복음말씀을 선포’하는 책으로 인지되고, 그 말씀이 청소년들의 실제 삶 안에서 구원의 기쁜 소식으로 체험되고 있는가 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이나 캠프에서 성경 구절을 주제로 활용하는 것은 말씀과 가까워지는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때로는 그 구절이 격언집에 쓰인 좋은 문구처럼 장식 정도로만 쓰이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 말씀이 실제 프로그램의 ‘주제’로 살아있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충분히 그 말씀을 묵상하고 선포하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이 그 말씀을 자신의 삶에 의미 있는 기쁜 소식으로 인식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말이다.

다시 말해, ‘복음말씀 선포’가 제대로 살아있기 위해서는 하느님께서 이미 청소년들 안에, 그리고 그들의 경험과 가정생활, 젊은이들의 문화 안에 현존하신다는 것을 그들이 발견할 수 있도록 사목자가 먼저 도와주고, 청소년들이 자기 삶 안에서 겪게 되는 크고 작은 ‘구원의 기쁨’을 성경에서 전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와 연결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이 연결을 위해서는 성경에 대한 지식적 교육이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지만, 그 내용을 하느님께서 현존하시는 실제 삶과 연결하는 부분이 반드시 수반돼야 이를 ‘복음말씀 선포’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사목자들이 청소년들에게 하느님의 현존을 알려주고 이를 복음의 이야기와 연결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을까? 때로 이것은 어려운 질문인 듯 여겨지나, 사실 그 방법은 단순하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모범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첫째, 먼저 다가가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를 전해줘야 한다. 지식적 내용이 아니라 복음의 이야기, 즉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친근하게 이야기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복음이란 하느님께서 우리 일상의 한 가운데로 가까이 다가오셨다는 데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둘째, 사목자 스스로의 삶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가 어떤 기쁨과 희망을 안겨주었는지를 들려줘야 한다. 이로써 예수 그리스도와, 그 분이 사목자의 삶에 선포해 주신 복음이 청소년들에게 선포된다. 삶의 진실한 이야기가 청소년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됐을 때, 셋째 단계로 그들을 신앙 공동체의 삶으로 초대해 함께 자주 모여 성경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삶과 연결하고자 하며 또한 서로에게 자신들의 복음말씀 체험을 기꺼이 나누는 공동체의 생활방식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같은 세 단계는 때로 순차적으로, 때로는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데, 이 과정 안에서 청소년들이 살아있는 복음말씀을 만나는 순간, 즉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의 순간이 이뤄지게 된다. 그 순간을 통해 청소년들은 예수 그리스도와 더 자주, 더 가깝게 만나기를 원하게 되고 그 분처럼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는데, 사목자가 바로 이와 같은 ‘회심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그것을 복음말씀 체험으로 인정해주며, 그 체험을 성경의 이야기와 연결시켜 주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선포할 수 있도록 나눔의 기회를 마련해줄 때, 이 청소년은 자기 삶의 증거를 통해 복음말씀을 선포하는 사도로서 거듭날 수 있다.

이와 같은 다가가기-선포-초대-회심-사도로서의 증거, 이 전체 프로세스가 모두 ‘복음말씀 선포’ 구성요소에 포함된다. 이 과정을 통해 실제 삶 안에 살아있는 복음이 선포될 수 있고 그 때 비로소 의미 있는 기쁨이 체험될 수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대한 이해도 더욱 깊어질 수 있다. ‘복음말씀 선포’는 단순히 말씀의 이해와 전달만이 아닌, 청소년들 실제 삶 안에서 말씀이 살아있도록 그리고 그들이 삶의 증거를 통해 말씀을 선포하는 사도가 되도록 끊임없이 북돋워 주는 요소인 것이다.

*
조재연 신부는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으로 있으며,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4년 12월 14일, 조재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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