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교회법

궁금해요 교회법 전례 Q&A: 가톨릭교회는 세상을 떠난 이들의 유골을 어떻게 보존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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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12-14 ㅣ No.527

[궁금해요 교회법 전례 Q&A] 가톨릭교회는 세상을 떠난 이들의 유골을 어떻게 보존하나요?

 

 

가톨릭교회에서는 합법적인 이유로 시신을 화장할 경우, 그 유골은 거룩한 장소에 보존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유골을 뿌리거나(산골) 집에 보관하는 일은 그리스도교 교리에 반대되는 것이기에 금지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죽음을 통해 영혼이 육신에서 분리되지만 부활하는 날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육신에 썩지 않는 생명을 주시며, 이 육신은 우리의 영혼과 다시 결합하여 변모할 것이라는 믿음이 우리의 부활 신앙입니다. 따라서 부활할 육신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기 위하여 산골을 금지합니다. 이에 교회는 “죽음에 관한 잘못된 생각, 곧 죽음을 인간의 완전한 소멸, 자연이나 우주와 융합되는 순간, 윤회의 한 단계, 육체의 감옥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것으로 여기는 그릇된 사상들과 관련된 태도를 용납하거나 그러한 예식을 허용할 수 없다.”(「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기 위하여」, 3항)고 강조합니다.

 

교회는 그 어떤 위생적, 사회적, 경제적 이유로도 ‘산골’을 하거나 ‘유골을 기념물이나 장신구 또는 다른 물건에 넣어 보관하려는 시도’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또한, 모든 형태의 그릇된 신념들 예를 들어, 하느님께서 세상 어디에나 계시기에 유골을 세상에 뿌리는 것이 다시 하느님 품에 맡겨드리는 행위라고 주장하는 ‘범신론(汎神論, pantheism)’, 자연을 섭리하시는 하느님이기에 자연에서 나온 사람을 다시 자연에 맡기는 산골 행위는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자연주의(自然主義, naturalism)’, 마지막으로 이 세상 모든 것이 다 지나가는 것이고 허무한 것이기에 죽은 이의 유골을 세상에 남겨두지 않고 흩뿌리는 산골 행위는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허무주의(虛無主義, nihilism)’까지 모두 허용할 수 없습니다(「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기 위하여」, 7항 참조).

 

하느님께서는 세상 어디에나 계시지만 세상에 얽매여 계시지 않고 당신께서 만드신 세상을 초월하여 계신 분이십니다. 산골 행위는 하느님을 자연 안에 얽매여 계시는 분으로 여기게 될 소지가 있습니다. 또한, 성경 말씀에 따라 이 세상의 삶을 통해서 영원한 생명을 준비하는 과정이 신앙인에게 너무나 소중한 과정이기에 세상이 덧없다는 산골 행위 역시 허용될 수 없습니다.

 

산골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사회적인 통념에 따라 이미 산골을 한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행한 산골은 무지와 착오에 따른 것일 뿐, 자신의 양심을 거슬러 자유 의지로 행한 잘못과는 분명히 구별됩니다. 그러나 산골을 후회하며 고인을 기억하기를 원한다면, 기일에 고인을 위한 지향으로 위령 미사(연미사)를 봉헌하고 위령 기도(연도)를 드리면 됩니다.

 

[2020년 12월 13일 대림 제3주일(자선 주일) 수원주보 3면, 김의태 베네딕토 신부(교구 제1심 법원 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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