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레지오 마리애 창설 10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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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9-09 ㅣ No.765

[레지오 영성] 레지오 마리애 창설 100주년

 

 

창설 100주년을 맞으면서 레지오 마리애는 성모 신심을 실천하는 대표적인 단체로서 그 지위를 더욱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 성탄 축일 전야에 첫 모임을 시작한 이래로 레지오는 성모님의 모습을 조직 안에 재현시키고, 성모님을 통하여 사람들을 예수님께 모아들이는 것을 목표로 추구하고 있습니다. 초창기 단원들은 몽포르의 성 루도비코의 ‘참된 신심’의 가르침에 따라 성모님께 온전히 봉헌하고 ‘모든 것이 당신의 것(totus tuus)’이라는 자세로 사도직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예수님을 돌보시던 성모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돌보시려고 그들을 부르셨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교본은 레지오의 기원에 대해 설명하면서 최초의 단원들이 스스로 미처 깨닫지 못하면서도 “지극한 사랑의 섭리에 쓰일 연장”이 되는 길에 들어섰다고 전합니다. 낮 동안 고달프게 일한 손에 묵주를 들고 기도를 바치며, 성모님의 주관 아래 어떻게 하면 하느님을 가장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서로 의견을 나누었던 소박한 모임은 10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가톨릭교회에서 가장 규모가 큰 평신도 사도직 단체로 발전하였습니다.

 

 

창립 때의 열정을 회복해야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평신도 사도직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레지오 마리아를 모델로 제시하면서 레지오 마리애는 교회 안에서 사도직 활동에 중요한 단체로 부상하고 그 능력을 더욱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주목받는 교회로 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이 레지오 마리애였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사도직 단체로서 레지오 마리애는 오랜 기간 충분히 역량을 발휘하였습니다. 그러나 근래 레지오 활동이 여러 가지 원인으로 위축되고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는 노력 또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합니다. 창설 100주년을 계기로 레지오 마리애는 다시금 창립 때의 열정을 회복해야 합니다.

 

프랭크 더프는 레지오 마리애가 ‘참된 신심’의 가르침을 실천하려는 열정으로 시작되었다고 회고하였습니다. ‘참된 신심’은 가톨릭교회의 전통적인 성모 신심을 기반으로 하여 올바른 신앙생활을 실천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참된 신심’은 세례 때의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 올바른 신앙생활이며 이것은 성모님께 자신을 봉헌함으로써 가능하다고 제안하였습니다. 프랭크 더프는 ‘참된 신심’의 가르침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봉사활동을 함께 하던 사람들에게는 실천하려는 열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먼저 이해하지 않으면 행동할 수 없는 자신과 달리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아는 만큼 실천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프랭크 더프도 성모님의 현존과 손길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신심은 신학이 아니라 실천으로 이해되고 강화된다는 사실을 경험 관찰로 알게 된 프랭크 더프는 초창기 단원들과 함께 실천했던 경험을 근거로 레지오의 조직과 활동을 재구성하였습니다. 그의 바람은 교본이 ‘참된 신심’의 구체적인 실천 모델, 즉 하나의 매뉴얼이나 레시피로 활용되는 것입니다. 물론 가장 좋은 모델은 숙련된 레지오 단원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신앙생활이 점점 어려워지는 원인 가운데 하나는 본받고 싶은 마음을 일으키는 모범적인 신자를 주변에서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효과적인 활동은 훈련의 결실

 

레지오 마리애는 성모님의 현존과 체험을 세상에 전달하는 단체로서 창립 때의 열정을 이어가야 합니다. 창립 단원들은 ‘참된 신심’으로 자극받아 불쌍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성모님의 모성애로 접근하고 열정적으로 행동하였습니다. 그들은 교회가 사회문제로 분류하고 외면했던 성매매 여성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무모한 시도로 사회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성모님께서 해결해 주시리라는 소박한 믿음으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추진하는 동안 많은 기적을 체험하였고, 성모님의 군대로 대열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프랭크 더프는 레지오의 사도직이 기적을 만드는 일이라고 주장하면서 현실적인 여건으로 사도직을 제한하지 말고 성모님께서 바라시는 것을 실현하려는 열정으로 행동할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소박한 믿음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실천해 나가는 행동이 기적을 만든다는 사실을 증명한 창립 단원들의 열정을 레지오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레지오 마리애의 역사는 ‘참된 신심’에 대한 열정으로 시작하여 사랑의 섭리를 따르던 소박한 여성들로 시작하여 평신도 신앙생활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초창기 사도직 활동의 동력이었던 열정은 이제 이들의 경험을 이어가는 훈련으로 형태를 갖추고 레지오 신앙생활의 특징을 이루었습니다. 단원이 되면 부과된 의무를 실천하는 훈련을 통해 누구나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살고 사도직 활동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로마 군대의 강력한 힘이 혹독한 훈련의 결과였듯이, 레지오 마리애의 효과적인 활동도 훈련의 결실입니다. 일상 기도와 매주 두 시간의 봉사 그리고 주간 회합 참석 같은 훈련은 레지오에 가입하는 모든 신자에게 세례 때의 약속을 실천하는 신앙생활을 형성하고 창립 단원의 열정을 이어받는 모범적인 단원이 되게 합니다. 창립 100주년을 계기로 모든 단원은 창립 단원들의 신심과 열정을 본받고자 레지오 훈련을 충실히 받으려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1년 9월호, 권용오 마티아 신부(안동교구 상주 가르멜 여자 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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