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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팬데믹과 한국천주교회 전망에 관한 의식 조사 결과 1: 조사 배경과 개요, 응답자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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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11-01 ㅣ No.743

[포스트 팬데믹과 한국천주교회 전망에 관한 의식 조사 결과] Ⅰ. 조사 배경과 개요, 응답자 특성


팬데믹 장기화에 대처 막막… 미래 교회 위한 성찰 필요하다

 

 

가톨릭신문사(사장 김문상 신부)와 우리신학연구소(소장 이미영)는 지난 8월 23일부터 9월 5일까지 ‘포스트 팬데믹과 한국천주교회 전망에 관한 의식 조사’를 실시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우리의 일상과 신앙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목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와 의미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교회의 방향을 성찰해본다.

 

 

조사 배경 - 팬데믹의 장기화와 종교, 교회

 

코로나19 확산이 2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백신의 등장으로 전 세계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로 집단면역 달성은 지연되고, 이제는 코로나19와 함께 일상을 준비하자는 ‘위드 코로나’가 보편적 상황 인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팬데믹 상황과 그에 대한 대처 과정에서 종교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종교 인구의 급감은 상징적이다. 한국교회의 지난해 신자 증가율(0.15%)은 정체됐다. 영세자는 전년 대비 –62.6%, 견진성사 -61.4%, 첫영성체 -53.9%, 고해성사 -54.8%, 병자성사 -43.5% 등 크게 감소했다. 주일미사 참례자 수는 집계조차 어렵다.

 

개신교의 경우 지난 9월 개신교 주요 장로교단 총회에 보고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신자 수가 40만 명 가까이 줄었다. 한국 리서치가 지난해 10월에 실시한 ‘종교 인식 조사: 종교 활동 및 종교의 영향력’ 조사에서도 2019년 11월에서 지난해 10월 사이 전체 인구에서 4%가 종교를 떠난 것으로 보고됐다.

 

한국교회는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했지만, 초유의 상황에 대한 대응은 제한적이고 수세적일 수밖에 없었다. 일선 본당에서는 사제들의 관심과 열의에 따라 창의적인 노력과 실천들이 실험되기도 했지만, 대부분 미사를 소극적으로 유지하는 데 급급했다. 교구 차원의 대응도 방역 지침 변화에 따른 최소한의 본당 활동 지침을 공지하는 수준에 그치면서 장기적 관점의 대처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세미나와 논문 등을 통해 다양한 사목적 의견이 개진됐다. 대표적인 제안 주제들을 추려보면 ‘전례 중심에서 일상 중심의 신앙생활로 전환’, ‘개인의 영적 성숙을 위한 수행과 교육’, ‘교회의 관행적 행사, 낭비 요소 등 단순화’, ‘온라인 미사와 교육의 활성화’, ‘시노달리타스(Synodalitas)에 기초한 교회 운영’, ‘구역 반(소공동체) 중심의 교회에 대한 연구’, ‘가정중심의 어린이, 청소년 신앙교육 강화’, ‘병자 영성체 등 성사적 여건 개선’, ‘생태위기에 대응하는 구체적 실천’,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과 돌봄’, ‘본당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모색과 탐구’ 등이다.

 

 

조사 개요

 

이번 조사는 지난해 5월 우리신학연구소의 제1차 팬데믹 긴급 조사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 된 추세조사다. 1차 조사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공동체 미사가 두 달 이상 중단된 상황에서 진행된 긴급 조사였다면, 이번 조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변화된 우리의 일상과 신앙생활이 교회 구성원들의 의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이러한 의식의 변화가 한국교회의 미래 전망에 어떠한 시사점과 전망으로 이어지는지를 진단하기 위한 것이다.

 

1차 조사가 남긴 주요 시사점은, 성당이 멈추게 되면서 교회의 정체성과 관련된 근본적 성찰의 기회가 된 점,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신자 중심의 본당으로 변화가 빨라진 점, 일상 신앙실천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다는 점 등이다. 1차 조사 이후 15개월 만에 진행된 이번 조사는 팬데믹의 장기화에 따른 일상 및 신앙생활 인식의 변화, 교회의 대응 활동, 코로나 이후 삶과 신앙생활 전망, 팬데믹이 던진 도전과 과제, 향후 교회 모습에 대한 전망을 다뤘다.

 

특별히 이번 조사에는 ‘시노달리타스’와 관련된 문항도 추가됐는데, 올해 10월 개막한 세계주교시노드와 연계한 의견 수렴의 의미도 갖는다. 이는 세계주교시노드 주제가 교회 전망과 관련된 핵심 주제이기도 하고, 팬데믹 이후의 교회 전망을 고려할 때 이번 조사와도 깊이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응답자 특성

 

이번 2차 조사 역시 온라인 조사 방식으로, 별도의 표본 추출 없이 무작위 조사로 진행했다. 조사에는 평신도 4879명, 사제 175명, 여자 수도자 384명, 남자 수도자 44명 등 총 5482명이 참여했다. 성별로는 여성 응답자(68.9%)가 남성 응답자(31.1%)보다 많았다. 연령대는 60대(36.9%), 50대(33.3%), 40대(14.9%) 등의 순으로 50~60대 응답자 비율이 높았다.

 

응답자의 교회 활동 참여 정도에 따라 A그룹(성당에서 사목위원이나 구역반장, 단체장 직분 소임), B그룹(소공동체 모임이나 단체활동에 참여하는 일반 회원), C그룹(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미사나 기도 등의 신앙생활만 수행), D그룹(천주교 신자라는 인식은 있지만, 미사나 성당에 나가지 않음) 등 네 그룹으로 분류했다. 본당 활동에 열심인 A·B그룹(78.1%)이 응답자 10명 중 8명꼴로 대부분이었고, 신자라는 자의식만 있는 D그룹은 2.6%에 그쳤다.

 

가구 구성 형태는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2세대 가구(43.1%), 부부 혹은 자녀로만 구성된 1세대 가구(41.4%), 1인 가구(8.3%), 3세대 이상(7.1%)의 순이다. 한국사회 평균에 비해 1세대 가구(전국 평균 16.3%)가 과대표 되었고, 1인 가구(전국 평균 29.8%)는 그 반대였다.

 

사제·수도자 설문에는 총 603명이 참여했다. 사제(175명)는 특수사목 사제(51.0%), 본당 주임신부(34.2%), 부주임·보좌신부(14.8%) 순이고, 수도자(428명) 중에서도 현재 본당 사도직(23.4%)보다 특수 사도직을 하는 수도자(76.6%)가 더 많았다.

 

본당 활동에 적극적이면서 60대와 50대 신자에 집중된 응답자 특성은 대부분 본당이 적극적 활동 신자와 60대 이상의 신자들로 구성돼 고령화한 한국교회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팬데믹 시기, 청년층과 30-40대 신자층의 교회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극적 신자와 고령 신자 중심으로 본당이 변화하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응답자 가족 구성을 보면 부모-자녀로 구성된 2세대 가구(43.1%)와 부부 혹은 자녀로 구성된 1세대 가구(41.4%)가 전체 응답의 84.5%를 차지, 1인 가구 중심의 급변하는 사회 변화와 실제 교회 사목 활동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가톨릭신문, 2021년 10월 31일,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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