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홍)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가톨릭 교리

유익한 교리여행31: 여행지 - 위령 성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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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11-14 ㅣ No.2943

[떠나자! 파울리타 수녀의 유익한 교리여행] (31) 여행지 : 위령 성월

 

 

낙엽의 계절, 늦가을이 오면 우리는 처음에 왔던 길로 돌아가는 우리의 죽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죽음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두려운 현실이지만, 우리 신자들에게는 새로운 삶으로 옮겨가는 신앙적 의미가 있습니다. 죽음이 인생의 끝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시작이기에, 우리는 나의 부활과 죽은 이들의 부활을 희망하며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자연재해와 기후위기, 코로나19로 늘 죽음의 위기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에, 위령 성월을 맞아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죽음을 멀리하지 않고 늘 준비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합시다.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Hodie mihi, cras tibi)

 

그럼 ‘위령 성월’로 퀴즈 여행을 떠나볼까요?

 

 

퀴즈 여행

 

위령 성월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1. 죽음은 첫 사람의 범죄로 인한 것인데, 이들이 죄를 범한 근본 원인은?

2. 죽은 영혼을 위해 기도해 주는 연옥 교리에 대한 내용이 어떤 성경에 나오는가?

3.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위령의 날은 언제인가?

4. 위령의 날에 사제는 미사를 몇 대까지 봉헌할 수 있는가?

5. 11월 1일부터 8일까지 묘지를 방문하여 연옥 영혼에게 양도할 수 있는 은총은?

6. 「연옥 실화」를 통해 볼 때, 연옥 영혼들에게 베풀 수 있는 최고의 기도는?

7. 누구를 위해 위령 기도를 바칠 수 있는가?

  ① 세상을 떠난 가족이나 친지, 신자들을 위해서만 바친다.

  ② 신자가 아니라도 세상을 떠난 모든 이를 위해 바친다.

  ③ 세상을 떠난 개신교 신자나 부활을 믿지 않는 타 종교인을 위해서는 바치지 않는다.

  ④ 자살한 영혼을 위해서는 바치지 않는다.

 

 

답란

 

1. 교□

2. 마□□오서

3. □월 □일

4. □대

5. 전□□

6. □□ 봉헌

7. □번

(정답은 '가이드 설명'에서 확인하십시오)

 

 

가이드 설명

 

1. 죽음은 첫 사람의 범죄 결과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만드시고 에덴동산에 생명나무를 자라게 하시어 그들을 영원히 살도록 하셨습니다. 다만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따 먹지 못하게 하시며, 그것을 어기면 죽을 것이라고 말씀하시지요. 그런데 간교한 뱀이 열매를 따 먹으면 하느님처럼 되어서 선과 악을 알게 되리라고 유혹하여, 첫 사람(아담과 하와)이 결국 죄를 짓고 맙니다.(창세 2―3) 이 죄에 대한 결과로 인간에게 죽음이 찾아왔지요. 죄의 근본 원인은 이들이 피조물인 자신의 처지를 잊고, 창조주 하느님처럼 되고 싶은 교만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2. 연옥 교리

 

연옥(煉獄)은 세상에서 죄를 풀지 못하고 죽은 사람이 천국으로 들어가기 전에 죄를 정화(淨化)하는 상태, 즉 천국과 지옥 사이에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연옥에 대한 내용은 교회 전승(성전)에 많이 나타나며, 성경에도 나오지요. 마카베오서에는 유다인들이 죽은 전사자들의 부활을 기대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였다는 내용이 나옵니다.(2마카 12,38-45) 개신교에서는 마카베오서를 정경으로 인정하지 않기에, 연옥에 대해 부정하며 천국과 지옥만 있다고 하지요. 연옥 교리는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년)에서 재차 교령으로 확정되었습니다.

 

3. 위령의 날

 

모든 성인의 날 다음날인 11월 2일은 세상을 떠난 모든 이의 영혼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주일과 겹치는 경우는 11월 3일에 지냅니다. 998년 일 년에 한 번씩 위령의 날을 지키도록 명령한 클뤼니 수도원의 오딜로의 영향으로 이날이 보편화되었지요. 이것이 전파되어 이후 11월 한 달을 위령 성월로 지내게 되었습니다. 연옥 영혼은 이제 자신의 힘으로는 스스로 공로를 세울 수 없기에, 우리의 기도와 공로가 필요합니다. 이들이 우리의 도움으로 천국으로 들어가면 이제 지상의 우리를 위해 기도하지요.

 

4. 위령의 날 미사

 

위령의 날(11월 2일)에 사제는 자색 제의를 입으며, 3대의 위령 미사를 집전할 수 있는 특전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특권은 위령의 날과 주님 성탄 대축일에만 부여되지요. 세 번의 미사 중 첫째 미사 하나만 특정인을 위하여 미사 예물을 받을 수 있으며, 둘째 미사는 모든 영혼을 위하여, 셋째 미사는 교황의 지향에 따라 봉헌합니다. 이날 교구에서는 대개 교구장이 교구의 신자 묘지를 방문하여 미사를 봉헌하고, 신자들과 함께 연도를 바치며 연옥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지요.

 

5. 전대사의 은총

 

11월 1일(모든 성인 대축일)부터 8일까지 묘지를 방문하여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하면, 날마다 한 번씩 연옥 영혼에게 양도할 수 있는 전대사(全大赦)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전대사’란 죄의 유한한 벌인 잠벌(暫罰)을 모두 사면하는 일이지요. 우리가 고해성사를 받아도 잠벌은 남아있기에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잠벌을 없애야 합니다. 여기서 ‘대사’(大赦)란 사면(赦免)의 뜻으로, 예수님과 성인들의 공로로 고해성사를 받은 신자들의 잠벌을 전부(전대사) 또는 부분적으로(한대사) 면제해 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전대사를 받으려면 고해성사, 영성체, 교황의 지향에 따라 바치는 기도(주님의 기도, 성모송)의 3가지 조건을 갖추면 됩니다.

 

참조) 위령의 날(11월 2일)에 성당이나 경당을 방문하여 연옥 영혼들을 위해 주님의 기도와 신경을 바치면 연옥 영혼을 위한 전대사를 얻을 수 있다.

 

6. 연옥 실화

 

우리가 연옥 영혼을 위해 위령 기도(연도), 장례 예식, 식사 후 기도, 희생과 보속 등을 바칠 수 있지만 가장 효과적인 기도는 미사 봉헌으로, 이는 천국으로 들어가게 하는 황금 열쇠입니다. 막심 퓌상(1874~1932년)이 만든 「연옥 실화」에는 미사 봉헌을 통해 천국으로 들어간 연옥 영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죽은 그의 누이가 나타나 몇 대의 미사를 청했는데, 그 미사가 봉헌되자 바로 천국에 들어갔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말하지요.

 

7. 위령 기도

 

가톨릭교회는 초대 교회부터 죽은 이들의 부활과 영원한 생명을 믿고, 죽음을 ‘천상 탄일’이라 부르며 죽은 이들을 위해 ‘위령 기도’를 바쳐왔습니다. 고인이 된 가족이나 친지들의 영혼은 물론 세상을 떠난 모든 이의 영혼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미신자(未信者)나 부활을 믿지 않는 타 종교인이라고 해도 기도해 줄 수 있고, 연옥의 존재를 믿지 않는 개신교 신자나 자살한 영혼을 위해서도 하느님의 선하심을 믿으며 위령 기도를 바칠 수 있지요.

 

 

여행 옵션 : 대구대교구 성직자 묘지

 

대구 남산동 대구대교구청 내에는 성모당과 성 유스티노 신학교와 함께 성직자 묘지가 있다. 묘지 입구에는 ‘HODIE MIHI’ ‘CRAS TIBI’(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라는 라틴어가 새겨져 있다. 지금 이곳에 잠든 성직자들에게 찾아온 죽음이 내일은 바로 우리에게 찾아올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 성직자 묘지는 1915년에 조성되어, 초대 교구장 드망즈(한국명 안세화) 주교를 비롯하여 대구대교구가 설립된 1911년 이래 사목한 국내외 성직자들이 안식을 누리고 있다.

 

묘지 안쪽 중앙 십자가 아래에는 하늘에서 오시는 사람의 아들 표징에 깨어있으라고 당부하는 “TUNC PAREBIT SIGNUM FILII HOMINIS IN COELO”(마태 24,30)라는 라틴어가 새겨져 있다.

 

 

여행 기념품

 

한 해가 저무는 11월 위령 성월은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고향이 하느님의 품임을 묵상하도록 초대하고 있습니다. ‘HODIE MIHI, CRAS TIBI’ 라는 말은 나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습니까? 세상을 떠난 가족이나 친지, 친구, 내가 사랑하였던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기도하고 있습니까? 연옥 영혼을 위하여 앞으로 어떻게 기도를 바치고 싶습니까?

 

[가톨릭평화신문, 2021년 11월 14일, 마리 파울리타 수녀(노틀담 수녀회 교리교재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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