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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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명동성당 대림특강1: 그리스도인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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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12-07 ㅣ No.176

명동성당 대림특강 (1) 그리스도인의 기쁨


지금이 바로 사회에 사랑 전할 때



평화신문은 이번 호부터 서울대교구 명동주교좌본당(주임 고찬근 신부) 대림특강을 연재한다. △ 15일자 '예수님 안에서 가족 사랑'(김보애 수녀) △ 22일자 '막달레나, 용감한 여성들의 꿈 집결지'(이옥정 대표) 순이다.
 

들꽃마을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대구대교구 고령본당 주임 시절, 거리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던 할아버지 한 분을 사제관에 모신 적이 있다. 간경화로 배에 복수가 차고 있었고, 몹시 편찮은 분이었다. 곧 돌아가실 줄 알고 '그때까지만 모셔야지'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사제관에서 지내면서 복수가 줄어들더니, 점점 건강해지셨다. 할아버지에게 사랑이 필요했구나, 사랑을 받지 못해 아프신 거였구나 하고 느꼈다. 이렇게 그 할아버지를 시작으로 한 사람 두 사람 모이면서 시작된 것이 들꽃마을이다. 저는 들꽃마을 포항분원에 있다.

강의 주제를 '그리스도인의 기쁨'이라고 정했다. 그리스도인은 기쁠 수밖에 없다. 사람은 관계적 존재다. 하느님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인 관계의 하느님이시다. 삼위가 일체가 되니 한 분이신 하느님이 된다. 이러한 관계의 하느님께서 창조하셨으니 인간도 분명히 관계의 존재다. 관계에 따라 행과 불행이 결정된다.

한국사회는 세계 최악의 것이 여럿 있다. 이혼과 자살, 낙태, 암 발생, 정신질환 발생률이 세계 최고다. 뭐가 좋다고 왜 이러한 것들을 1등을 해야 하나. 바로 관계가 최악인 세계가 한국이라는 의미다. 관계는 곧 '사랑'이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그러면 사랑이 턱없이 부족해 일어나는 현상이 세계 최고인 우리나라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를 누리지만, 인간 존중과 문화적ㆍ정신적ㆍ영혼적 공기는 대기오염도 1위다. 우리는 조금 먹고 살 만해졌다고 돈을 많이 쓴다. 부끄러운 한국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명품가방 들고 해외여행 다닐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교회는 하느님인 그리스도가 세우셨다. 사랑으로 말이다. 지금 교회는 우리 사회에 사랑이 모자라서 생기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는, 그래서 적극적으로 선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교황청에서는 아직 한국을 선교지로 분류한다. 우리는, 우리 한국교회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대한민국 사람에게 사랑을 전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는 어마어마한 신자들을, 그들의 영혼을 하늘나라로 모실 수 있다.

사랑은 '희생'을 동반해야 한다. 희생 없는 사랑은 사기요 가짜다. 반드시 희생이 따라야 진정한 사랑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이 없었다면 과연 누가 그리스도가 사랑이심을 믿을까. 한국교회는 바로 지금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가 최악의 상황으로 오염된 관계의 공기 사이로 희생을 동반한 사랑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그러면 하느님께서도 엄청난 축복을 주실 것이다. 우리 사회가 엄청나게 변화할 것이라고 본다.

거대한 우주 속에 생명체가 사는 곳은 지구가 유일하다. 왜 지구에만 생명체가 있을까? 지구와 우주의 특별한 관계 때문이다. 지구는 태양에서 받는 에너지의 70%를 쓰고, 30%는 방출한다. 숨을 쉬는 것이다. 우주에서 숨 쉬는 별은 아직 없다고 한다. 지구는 70%가 물이다. 우리 몸에 수분도 70%다.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까. 우리 몸의 혈압도 120/80이다. 들어갈 때와 나갈 때 삼분의 일을 버리는 것이다. 이는 지구를 포함한 모든 생명이 3대 1로 호흡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느님도 성부와 성자, 성령 세 분이시고, 이중 성령은 자리에 없으시다. 우리 인간을 위해 공적 활동을 하고 계신다. 우리는 인간관계도 3대 1이 돼야 한다. 자녀와의 관계를 예로 들면, 세 개 중 하나는 알아도 모른 척해야 한다. 틀려도 가만히 있자. 그러면 자녀는 스스로 잘못을 깨닫는다. 부모가 옳은 소리를 계속 해대면, 나중에 숨이 막힌다. 자식 잘 되라고 하는 것인데 자녀는 숨 막혀 죽을 지경이 된다.

이 법칙은 모든 인간관계에 다 적용할 수 있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여야가 서로 세 개 중 하나는 인정해줘야 한다. 우리는 반성해야 한다. 가톨릭교회가 얼마나 못했으면, 우리 사회가 이렇게 됐겠는가. 우리 삶의 중심을 사랑으로 잡아야 한다.
 
[평화신문, 2013년 12월 8일,
최영배 신부(대구대교구 들꽃마을), 정리=이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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