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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진34: 한국교회 청소년 사목의 역사 통해 본 전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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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10-20 ㅣ No.223

[조재연 신부의 청사진(청소년 사목의 설계도)] (34) 한국교회 청소년 사목의 역사 통해 본 전망 ②


‘본당 중심’ 체계 마련이 주된 과제



한국교회 청소년사목은 여러 방면으로 흩어져 있던 기존의 노력을 통합하면서 전 교회, 전 세대가 본당 공동체 중심으로 협력·연대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할 때 힘을 받아 나아갈 수 있다. 이 구조를 구축하는 작업은 긴 여정이지만,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다섯 가지 초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구심점이 될 비전을 형성·공표하는 것이다. 청소년사목이란 젊은이들을 복음화 사명에 초대하는 것이 당연한데, 굳이 명시화할 필요가 있는가 하고 의문을 던지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사목에 함께 하는 사람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바르게 나아가고 있는지를 점검하려면 비전을 명문화하고 공유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보편교회의 흐름을 보면,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정신을 이어받은 ‘청소년이 복음화의 주역이 되는 것’이 현대 청소년사목의 비전임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교회도 보편교회의 비전에 부합하는 비전을 명시·공유해야 할 것이다.

둘째, 주교회의가 청소년사목 비전을 지속적으로 보급·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교회가 1976년 주교회의 교육위원회에서 발표된 청소년사목 비전을 1997년 주교회의 차원의 문서로 개정 발표한 이유는, 청소년사목이 교회 전체에서 ‘분리된’ 영역일 때 발전할 수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청소년사목은 젊은이들이 속한 가정·본당 사목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영역이다. 그러므로 비전은 전체 교회의 사목적 방향성에서 주교단의 권한으로 제시·공표돼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한국교회 전반에 청소년사목의 공통 언어가 마련되고, 그 언어로 각 교구 간의 경계를 넘어 다각도의 자원 활용이 가능해진다.

셋째, 전국 차원의 청소년사목 전담 기구가 필요하다. 이 기구는 한국교회 차원에서 각 교구를 지원하기 위해 양성전략과 체계를 개발, 통합 관리하며, 본당·교구 간의 소통, 청소년사목과 다른 사목 간의 소통을 원활히 하는 네트워크의 중심이 될 수 있다. 필리핀교회가 주교회의 산하에 ‘청소년사목 주교위원회’를, 미국교회가 ‘미국가톨릭청소년사목연합’과 연대해 전문성과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처럼, 한국교회 또한 전국 단위의 기관이 마련돼야 한다.

넷째, 교구 차원에서는 본당 청소년사목 활성화에 우선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이는 본당 주임사제를 중심으로 본당 공동체 전체가 참여하는 움직임이 돼야 한다. 청소년사목이란 가정·성소사목 등 여러 분야와 유기적으로 얽혀 영향을 주고받는 영역인 만큼, 사목의 기초 단위로서 다양한 사목분야가 결합되는 ‘본당’은 청소년사목의 가장 핵심적인 현장이다. 따라서 교구는 각 본당의 사목 과정에 청소년사목이 통합되도록 북돋우면서, 청소년국과 복음화국, 가정사목국, 성소국 등이 서로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구조화해야 한다.

다섯째, 본당 차원에서 잘 양성된 전문적인 평신도지도자(청소년사목코디네이터)를 채용하는 것도 중요하게 검토해봐야 할 사안이다. 비전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비전을 살아가는 인재들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본당 전체를 함께 활성화하는 ‘통합적인 청소년사목’의 시선을 갖춘 평신도 지도자들이 본당의 사제·수도자와 협력해 청소년사목을 북돋울 수 있다면, 사제나 수도자의 이동으로 발생하는 어려움들을 보완할 수 있으리라 본다. 물론 이 사안의 경우 각 교구 및 한국교회 전체 차원에서 이들의 신분 보장 및 고용 체계 확립을 위한 논의가 좀 더 필요하다.

아직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이 많다. 하지만 어려움에 매몰되지 않고, 교회와 사회의 복음화된 미래를 꿈꾸며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자세, 젊음을 살아가는 청소년사목자의 자세일 것이다. 주교회의 차원에서 청소년사목의 통합된 비전과 지침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 위의 다섯 가지를 기억하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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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연 신부는 서울대교구 무악재본당 주임으로 사목하고 있으며,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4년 10월 19일, 
조재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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