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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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명동 대림특강2: 하느님이신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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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12-15 ㅣ No.159

명동성당 2012 대림특강 (2) 하느님이신 예수

예수, 하느님 보여주려고 오신 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어떤 분으로 알고 있는가? 누군가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물었을 때 우리는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예수님을 역사 속 인물로만 본다면 그저 한 명의 사회운동가 정도로만 여길 위험이 있다.

하지만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는 복음서 내용을 철저하게 따르셨다. 교황님은 복음서에 쓰인 그대로 예수님 모습을 느끼셨다. 우리도 복음서에 적힌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자. 신앙적ㆍ인간적 해석 과정을 거치기보다 예수님께서 어떻게 사셨는지, 쓰인 그대로 살펴봐야 한다.

「나자렛 예수」 1권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보자면 '일찍이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다. 그런데 아버지 품 안에 계신 외아들로서 하느님과 똑같은 그분이 하느님을 알려주셨다'(요한 1,18 참조)로 요약할 수 있다. 일찍이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었다. 모세조차도 하느님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을 보여주기 위해 오신 분이란 것이 「나자렛 예수」 1권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어떻게 하느님을 드러내셨는가. 바로 공생활을 통해서다. 공생활의 첫 출발은 세례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는 예수님의 세례 받으심은 하느님 입장에서는 죽음이라고 표현하셨다. 하느님이 인간 세상에 내려오신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구원을 뜻하기에 기쁘고 감사할 일이지만, 하느님 입장에서는 가장 미천하고 낮은 곳에 임하신 사건이기 때문이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요한 1,29 참조).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권력과 명예로 우리 죄를 사하신 것이 아니라, 죄인과 더불어 살면서 그 자리에서 죄를 사해 주신다. 죄가 없음에도 우리 죄를 대신 짊어지고 고통의 길로 걸어가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는 그제야 죄를 벗어던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다른 이들의 죄를 안고 묵묵히 걸어가는 모습 자체로 사랑을 보이셨다. 이를 통해 하늘과 땅이 함께,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하셨다. '함께'가 곧 사랑이다.

우리는 먹을 것과 거룩함, 권력에 대한 유혹을 받는다. 우리는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 말씀으로 산다. 신앙의 목적은 하느님과의 만남이 돼야 한다. 교황님께서는 인간이 만들어놓은 복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신다. 복지가 너무 잘 이뤄지다 보면 하느님과의 관계를 쉽게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프랑스 유학 때 길에 넘어진 할아버지를 일으켜 세워드린 적이 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신기해하며 박수를 쳐줬다. 우리도 모르게 이웃과 얼마나 삭막한 관계에 있는지 돌아볼 수 있었다.

우리는 간혹 '모든 게 하느님 섭리다. 그러니 하느님께서 다 해결해주실 것이다'하고 말한다. 가만히 보면 이 안에는 하느님과의 관계성이 없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불의가 만연한 것을 무조건 하느님 뜻이라고 판단해버릴 수 있다. 하느님과 완벽한 신뢰관계가 형성되는 게 우선이다.

예수님은 세상 권력으로부터 짓밟히는 가장 낮은 곳에 임하셨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따르기 위해 존재한다. 하느님 나라 건설과 하느님 다스림은 '함께' 한다는 것에서 비롯된다. 세상을 지극히 사랑했기에 당신 외아들을 보내시어 이 세상과 함께하고자 하신 것이 하느님 다스림이다.

하느님 다스림은 사랑이다. 그분께서는 무조건 당신 뜻대로 살라고 강요하시기보다 함께 만나고 배려하고, 한가족이 되길 원하신다. 하느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인 비유와 돌아온 탕자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이웃이 돼줘야 한다고 하셨다. 우리는 실천적 신앙인이 돼야 한다. 미사 참례와 기도는 기본이다. 세상 밖으로 나아가 주님 말씀대로 살고 실천해야 한다.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가운데 하느님을 향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언젠가 우리 모두는 하나가 될 수 있다. 대림시기 각자 신앙과 세상에 대한 관점을 함께 점검해보자.

[평화신문, 2012년 12월 16일, 박병규 신부(대구대교구 선남본당 주임), 정리=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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