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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진33: 한국교회 청소년 사목의 역사 통해 본 전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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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10-12 ㅣ No.221

[조재연 신부의 청사진(청소년 사목의 설계도)] (33) 한국교회 청소년 사목의 역사 통해 본 전망 ①


‘교회 미래 위한 비전’ 확립해야



역사를 반추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명확히 바라볼 수 있고, 간직해야 할 것과 보완해나가야 할 것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 우리가 미래를 설계하는 데 앞서 역사를 되짚어봐야 하는 이유다. ‘앞으로 한국교회 청소년사목은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다른 교회 청소년사목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참고해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우리 스스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바라보는 것도 중요한 작업이다.

한국교회 초기에 이뤄졌던 문답식 교리에서 시작해 1970~80년대 가톨릭학생회의 움직임과 주일학교 체제의 정착 및 운영, 2000년대 이후 청소년사목 개념 정립과 사목 활성화를 위한 고민에 이르기까지, 한국 청소년사목은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변화를 거쳐 왔다. 그렇게 맞이한 삼천년기, 현재 우리의 청소년사목은 다각도의 사목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보았을 때 첫 번째로 교회 스스로가 위기의 원인을 교회 내부보다 외부에서 비롯된 것들에 집중해 교회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 두 번째로 본당의 청소년사목을 활성화하기 위한 포괄적인 노력이 부족했던 점을 주요 원인으로 진단해볼 수 있다.

그러나 위기라는 단어가 새로운 기회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듯이, 한국교회 청소년사목은 정체된 상황을 딛고 도약하기 위한 이론적·실천적 발판을 꾸준히 닦아 왔으며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롭게 나아가기 위한 준비 운동을 마쳤다. 이제 한국교회 청소년사목은 현재의 어려움에 매몰되지 않고 교회와 사회의 복음화된 미래를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사목의 궁극적 비전’을 확립해야 하는 시기에 다다른 것이다. 이 비전을 중심으로 여러 방면으로 흩어져 있던 노력을 통합하고, 각 교구뿐만 아니라 전 교회·전 세대가 본당을 중심으로 상호 유기적으로 협력·연대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한국교회 청소년사목은 힘 있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청소년사목 자전거’의 이미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자전거의 바퀴를 움직이는 것은 페달과 체인이다. 체인은 뒷바퀴와 연결돼 바퀴를 돌리고, 그 때 비로소 앞바퀴도 함께 회전하게 된다. 그리고 앞바퀴와 연결돼 방향을 잡아주는 것은 핸들이다. 자전거의 각 부분이 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을 때에만 자전거는 목적지를 향해 원활히 달려 나갈 수 있다.

청소년사목도 이와 같다. 다각도의 지원을 통해 뒷바퀴인 ‘본당’이 잘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체인은 바로 ‘교구’다. 만일 교구의 지원체계인 이 체인이 느슨해지면, 뒷바퀴가 아무리 열심히 돌아간다고 해도 자전거 전체가 움직이기는 어렵다. 이 체인(교구)이 뒷바퀴(본당)와 밀접하게 꽉 맞물려, 앞바퀴인 주교회의에 동력을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앞바퀴(주교회의)는 방향을 잡아주는 핸들, 즉 ‘한국 청소년사목의 통합된 비전’과 직접 연결돼 있다. 자전거 전체가 바른 길로 움직일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청소년사목의 자전거가 제대로 나아가려면, 단순히 자전거 부속을 교체하는 것(새로운 프로그램 시도)이나, 장식을 화려하게 하는 것(행사 중심) 등의 미시적인 관점을 벗어나 본질적인 관점에서 자전거 전체를 봐야 한다. 본당, 교구, 주교회의가 각각 뒷바퀴, 체인, 앞바퀴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한 마음으로 핸들이 잡아주는 비전을 향해 움직일 때, 페달을 밟는 온 교회의 노력이 낭비되지 않고 사목을 활성화하는 원동력이 생겨나게 된다. 그 때 이 자전거, 즉 한국교회 청소년사목은 무리 없이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조재연 신부는 서울대교구 무악재본당 주임으로 사목하고 있으며,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4년 10월 12일, 
조재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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