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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정년퇴임 노의사의 마지막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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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1 ㅣ No.390

정년퇴임 노의사의 마지막 선물

 

 

외국의 어느 유명한 의과대학 교수가 정년퇴임을 하게 되었다. 퇴임식이 있던 날 동료의사들과 제자들이 퇴임식장으로 모여들었다. 한 평생 의학발전을 위해 힘쓴 노교수의 공적에 박수를 보내기 위해서였다. 먼저 사회자가 노교수의 약력과 경력, 그리고 갖가지 학문적 성과들을 한참동안 읽어내려 갔다. 사람들이 조용히 사회자의 말을 듣는 동안 노교수는 고개를 숙인 채 앉아 있었다.

 

사회자는 말을 끝낸 뒤 노교수의 이름을 큰소리로 불렀다.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노교수는 두 손으로 박수를 멈추라는 신호를 보낸 뒤 입을 열었다.

 

"자 여러분 모두 앉아 주십시오. 오늘 이 자리는 나의 퇴임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자리입니다. 매우 부끄러운 자리입니다만 몇 가지 할 말이 있어 굳이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겸손하게 말을 꺼낸 노교수는 지금까지 의사로서 범한 갖가지 실수들을 고백하기 시작했다. 언제 어디서 어떤 환자를 오진했으며 그 결과가 어땠는지를 그는 상세하게 예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노교수의 말이 계속되는 동안 사람들은 매우 놀라고 당황스러워했다.

 

"여러분, 오늘 내가 이렇게 나의 의학적인 과오들을 고백하는 것은 의료인들의 책임이 얼마나 무겁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주위에서 인정받긴 하였지만 나는 실수를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생명을 다루는 여러분! 실로 우리 의사들의 힘은 아주 보잘 것 없는 것입니다. 부디 이 점을 명심하십시오. 이것이 여러분에게 드리는 저의 마지막 선물입니다."

 

자기 실수를 낱낱이 고백하는 노교수의 마지막 강의는 많은 사람들의 옷깃을 여미게 했다.

 

[월간 좋은 생각, 1994년 6월호,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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