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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요셉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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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9-16 ㅣ No.160

[인터뷰] 요셉의원

 

 

인터뷰 : 신완식 루카 의무원장  대담 · 정리 : 최태교 안드레아 편집위원

 

* 요셉의원에 대하여 간략하게 소개해 주십시오.

 

요셉의원은 가난하고 병들어 사회에서 소외되고 버림받은 이들과 함께하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부설 자선의료기관입니다. ‘가난하고 의지할 데 없는 환자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돌보며, 그들의 자활을 위하여 최선의 도움을 준다’는 이념 아래 1987년 8월 29일 서울의 주요 빈민촌 가운데 하나였던 관악구 신림1동에서 개원하였습니다.

 

요셉병원의 개원은 종합병원 내과 과장으로 있던 선우경식 요셉 원장이 1980년대 초 신림동 달동네의 무료 주말진료소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중 주말진료의 한계를 절감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상설병원 설립의 필요성을 느껴 당시 뜻을 같이 하는 지원단체, 사회사업가, 자원봉사자들과 힘을 모아 병원을 개원하고 초대 원장으로 추대되었습니다.

 

“진료비를 한 푼도 낼 수 없는 이들이 다른 어떤 환자들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보물임을 발견한 것도 이 진료실이며, 그런 이유 때문에 지난 세월 진료실을 떠날 수 없었다. 돌이켜보면 이 환자들은 내게는 선물이나 다름없다. 의사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는 무능력한 환자야말로 진정 의사가 필요한 환자가 아닌가?”(2003년 5월 『착한이웃』, 선우경식 요셉 원장의 기고문에서)

 

선우경식 원장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병을 치료해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들의 삶 전체에 연민과 책임을 느꼈습니다. 배를 곯는 환자에게 ‘약보다는 밥이 먼저’라는 생각에서 직접 병원에서 밥을 지어 나누었죠. 이와 같은 선우 원장의 뜻은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씩 실시하는 식사 나눔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선종하기 2년 전 가진 한 인터뷰에서 그는 ‘준비된 사람’에게 병원을 물려주고 자신은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활공동체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가난한 이들의 자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요셉의원은 1997년 5월 1일 도시빈민의 증가에 따라 영등포역 부근 쪽방촌 현재의 건물로 이전해 2017년 8월 29일자로 개원 30주년을 맞이하였으며, 개원 초기부터 현재까지 정부기관이나 지자체의 지원 없이 순수 민간후원만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2017년 개원 30주년을 맞아 요셉의원 30년사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한 30년』을 발간하고 9월 23일 서울 대방동 성당에서 개원 30주년 개원 감사미사 및 장기 후원자, 봉사자 300여 명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포상하였습니다.

 

 

* 요셉의원의 주요 활동을 소개해 주십시오.

 

요셉의원의 사명은 “가난한 환자들에게 최선의 무료 진료”입니다.

 

병원 안에 내과, 외과, 신경외과, 안과, 피부과, 치과 등 20여 개 진료과목을 두고 있다. 또 환자들의 특성을 감안해 정신적 치유를 위한 음악치료, 인문학 강의, 영화포럼 등의 재활프로그램을 개설하는 한편, 배고픈 이들에게 무료 급식 제공, 이발, 목욕, 옷 나눔, 쉼터 제공 등 다양한 방법의 나눔으로 소외된 이들을 도우며 이들의 자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셉의원은 연인원 90여 명의 의료진 봉사자를 포함해 600여 명의 각 부문 봉사자와 약 12,000여 명의 후원자들 도움에 힘입어 하루 평균 100여 명씩 진료(연평균 약 24,000명)하여 현재까지 약 70만 명의 환자를 진료하였습니다.

 

2013년 1월에는 필리핀 마닐라 근처에 있는 말라본 시에 ‘필리핀 요셉의원’을 세워 ‘가난한 환자에게 최선의 무료 진료’ 제공이라는 요셉의원의 사명을 국외에서도 실천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요셉의원에서는 무료환자진료와 더불어 영양실조 어린이들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초 · 중등 · 대학생들에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가난한 이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요셉의원을 통해 맺은 특별한 인연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요셉의원에 와서 봉사를 하지 않았다면 요셉 의원에 오시는 수많은 봉사자 및 후원자는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과 나누고 베풀며 더불어 스킨십을 갖는다는 것이 마음과는 달리 실제로 실천에 옮긴다는 것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항상 깊은 감사의 마음을 드리게 됩니다. 또한 이런 분들과 얘기를 나눠 보면 나 자신이 얼마나 초라한지를 느끼기도 합니다.

 

 

* 원장님께서 봉사를 계속 하시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주님께서도 늘 깨어 준비하는 신앙인의 삶을 살아가도록 말씀하셨지만 저는 제가 소명을 받은 것은 저를 선택하셨다고 생각하고 저는 마땅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또한 요셉의원에 계신 신부님과 봉사하는 많은 분들이 제가 초심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 자원봉사와 관련해 평신도와 특별히 나누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까?

 

자원봉사자는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으로 미소를 띠며 즐겁게 응해 주는 사람들입니다. 영어로 volunteer는 헬라어에서 파생된 단어로 ‘이웃을 위해 신으로부터 부름 받은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주위를 살펴보면 이 세상에는 나보다 못한 사람들이 너무 많음에 놀라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나눔을 하면 함께 행복해집니다. 내가 불필요한 것을 나누는 것보다는 나에게 정말 소중한 것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나눔이 됩니다.

 

자원봉사는 자선활동과는 다릅니다. 자선활동은 제공자와 수혜자가 수직적인 관계를 가집니다. 부자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배운 사람이 못 배운 사람들에게, 건강한 사람이 병든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원봉사는 제공자와 수혜자들이 서로 대등한 수평적 관계에서 쌍방향으로 주고받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원봉사를 경험한 사람들은 “실제로 와서 해보니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많았다.”고 흔히 얘기합니다. 나눔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힘들지 않느냐고 물으면 “내가 행복하기 때문에 봉사하는 삶이 즐거워요.”라고 말합니다. 행복은 남은 모르고, 오직 자기 자신만이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자신의 행복과 타인의 행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그렇다면 나눔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봉사하겠다는 정신은 물론이지만 어느 정도의 봉사할 수 있는 체력과 시간적 여유, 약간의 경제적 여건, 공동체 생활에 대한 적응력, 그리고 가족과 주위 사람들이 모두 함께 행복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필요 조건들은 모두 갖추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중간에 변수가 생기게 되면 지연되기 마련입니다. 또한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봉사가 어떻게 비쳐질까 하는 의식, 자기 스스로 느끼는 부끄러움과 도움을 받는 사람들의 시선도 극복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나눔을 어렵다고 생각하거나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나눔을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크든 작든, 나눔은 언제나 기쁘고 풍요로운 일이기 때문에 작은 것부터 실천에 옮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나눔은 혼자 하면 어렵지만 여럿이 함께하면 기적과 같이 크고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 요셉의원 활동에 평신도가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이나 참여하는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평신도가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은 봉사활동과 후원활동이 있습니다.

 

봉사활동은 진료봉사와 일반봉사로 구분되며 진료봉사는 국가공인면허증 소지자만 가능하고, 일반봉사는 18세 이상 65세 미만의 건강한 성인 남녀가 할 수 있습니다. 자원봉사의 신청은 요셉 의원 홈페이지(http://josephclinic.org)에서 봉사 신청을 하면 담당자가 확인 후 개별 연락을 드리고 자원봉사가 확정되면 봉사를 시작하게 됩니다. 전화 문의는 070-4688-3402로 평일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가능합니다.

 

후원 활동은 요셉의원 홈페이지에서 정기후원 또는 수시후원을 신청하시고 전화문의는 평일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070-4688-3416으로 하시면 됩니다.

 

 

* 향후의 계획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요셉의원은 언제 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재개발지역에 묶여 있으며, 코로나 시기에 진행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언젠가는 이 장소를 비워야 하기 때문에 재개발 기간에 환자들을 돌볼 장소도 필요합니다. 또한 환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제, 그리고 필리핀 요셉의원을 비롯한 해외의료봉사를 위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평신도, 2020년 가을(계간 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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