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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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허영엽 신부의 나눔: 모든 이의 꿈, 행복하게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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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1-06 ㅣ No.788

[허영엽 신부의 ‘나눔’] 모든 이의 꿈, 행복하게 사는 것

 

 

우리나라 최고의 연구소 연구원인 청년에게서 갑자기 연락이 왔습니다.

 

“신부님! 직업을 바꾸려고요. 지금 전 연봉도 높고 안정적인 생활이지만, 이러한 것이 저를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는 것 같아요. 더 늦기 전에 제가 행복한 일을 하고 싶어요.”

 

“무슨 일을 하고 싶니?”

 

“외국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요. 그러면 일도 잘하고, 무엇보다 제가 행복할 거 같아요.”

 

“그래, 무엇을 하든지 중요한 것은 네가 행복한 것이야. 잘 판단해서 선택하렴.”

 

아마 그의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들으면 펄쩍 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어떻게 들어간 직장인데. 배부른 소리지.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네가 다니는 직장에 들어가지 못해 얼마나 고생을 하는데!’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꿉니다. 하지만 어떤 과연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일까?

 

나는 무엇을 정말 원하고 있는 것일까요? 평생을 고민하며 추구해야 할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나의 삶이 행복하지 못하다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무슨 가치가 있을까요?

 

미국의 한 언론사가 실시한 ‘돈이 인간의 행복을 좌우할까?’라는 주제 조사에서 흥미롭게도 조사 결과는 ‘돈은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였습니다. 복권 당첨으로 1천만 달러(약 130억 원) 이상의 돈벼락을 맞은 사람 가운데, 80% 정도는 복권 당첨 이후 더 불행해졌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갑자기 큰돈이 생기면 처음에는 좋은 집, 좋은 차를 바꾸곤 하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 욕심이 점점 불어나 결국 인생과 가정이 파탄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입니다.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Rothwell)과 인생상담사 코언(Cohen)이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스스로 측정하는 ‘행복공식’을 만들어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이 행복공식에 의한 행복지수에 따르면 인간의 행복은 인생관, 인간관계, 야망, 자존심, 건강, 돈 등 여러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조사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로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인 방글라데시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돈과 행복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행복에 관한 책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행복은 본인의 의지와 깊은 상관이 있음을 강조합니다. 행복은 인간 스스로 어떤 마음자세를 지니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이 객관적인 가치가 아니라 극히 주관적인 것임을 깨닫는다면 행복에 한 발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생각해보면 쓸데없는 일에 많은 신경을 쓰고 삽니다. 어리석은 일에 마음을 쓰고 애를 태웁니다. 그러다 뒤늦게 자신이 고민하는 것이 무익한 일이요, 쓸데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가슴을 치고 후회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정말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사는 것입니다. 아무리 사소하고 보잘 것 없어 보이더라고 결코 세상에는 보잘 것 없고 사소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보잘 것 없고 사소하게 생각하는 것일 뿐입니다.

 

유명한 발명가 에디슨은 일하는 것 자체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자신이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도 계속해서 일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합니까? 다른 사람을 흉내를 내는 것으로는 진정으로 행복하기 힘듭니다. 우리는 이제 다시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워야겠습니다. 흔히 행복의 문 하나가 닫히면 다른 문들이 열린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쉽게 자주 닫힌 문들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우리를 향해 열린 문을 보지 못한다고 합니다.

 

 

늘 감사하는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들

 

세상의 것을 기다리지 않고 영원을 기다리는 사람이야말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언젠가 바뀌고 변화하고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영원한 삶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 기다림이 있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래서인지 “기다림은 욕망이 아니라, 무엇이든 받아들이기 위한 마음의 준비”라고 했던 앙드레 지드의 말이 더 마음에 와 닿는 날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생각해보면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던 순간이 아닐까요. 만약 내가 지금 무엇을 사랑하는지 알 수 없다면 지금부터 무언가를 진정으로 다시 사랑해보아야 합니다. 그것이 일이든 취미가 되던 무엇이라도 좋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여정 자체가 그 보상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행복은 인간 스스로 어떤 마음 자세를 지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그래서 행복은 저 멀리가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에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들은 아쉽게도 무언가를 잃고 나서야 그 가치를 새롭게 깨닫게 됩니다. 인생의 진리를 왜 항상 한 발자국씩 늦게 깨닫게 되는 것일까요?

 

사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주변의 모든 것은 당연한 것도, 저절로 주어진 것도 아닙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다 이유와 목적이 있습니다. 다만 내가 그 의미를 깊이 느끼지 못하고 잘 알지 못할 뿐입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요. 그리스도교 신자들 특히 우리 레지오 단원들은 늘 감사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들은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2년 1월호,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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