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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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결혼 안 하고 싶은데 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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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9-05 ㅣ No.337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결혼 안 하고 싶은데 ‘죄’인가요

 

 

질문

 

30대 중반의 직장인 여성입니다. 결혼을 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결혼에 대한 환상은 버린 지 오래고, 낯선 사람을 만나 성격과 습관을 맞추느라 힘들어하고 자녀를 낳아서 헌신적으로 양육하는 삶도 별로 원하지 않습니다. 이기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그것이 죄악은 아니지 않을까요?

 

 

답변

 

사제로서 하느님 은총의 표지인 ‘성사’를 거행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습니다. 특히 혼인성사를 집전할 때에는 신랑, 신부 두 분이 하느님 안에서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마르 10,9)라는 성경의 말씀이 바로 그런 마음을 대변합니다. 

 

저는 선교회 소속 사제로서 일본에서 일본인들을 위한 사목도 했습니다. 그때 제가 있던 본당은 규모가 꽤 큰 편이었는데, 한 해 혼인식이 100회도 더 있었습니다. 당시 혼인을 하신 일본인들은 거의 비신자였습니다. 신자가 아니면서도 교회에서 혼인식을 거행하기를 원하는 분들이 매우 많았지요. 그분들의 혼인식을 거행하면서도 잘 사시길 비는 마음은 한결같았습니다.

 

요즘은 많은 분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결혼을 안 하거나 못합니다. 이제 곧 추석인데, 미혼인 분들에게는 명절이 매우 어려운 시기일 것입니다. 집에 가자마자 듣게 되는 결혼 이야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만의 특색이겠지만 때에 맞춰 대학도 가야하고 취직도 해야 하고 또 결혼도 해야 하고 출산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고, 그렇지 못하면 뭔가 일반적이지 않다고 생각을 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직장 여성인 자매님도 혹시 이런 압박을 받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자매님의 상황이 있기에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하느님께서도 이해해주시지 않을까요?

 

결혼을 하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결혼을 하기로 결정한 분들을 위해서 몇 가지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결혼에서 중요한 것들이 많지만 서로에 대한 배려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는 성의 문제도 포함됩니다. 경제적인 문제도 고려해야 하고, 상대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이해도 꼭 필요합니다. 대인관계를 하는 데 있어서 상대의 잘못이라고 비난하면서 분노를 표출하고 원망하는 경향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또한 독립적인 경향보다는 의존적인 면이 강한지, 자신의 가치와 의미는 무엇인지, 갈등관계에서 본인의 역할은 무엇인지, 의사소통 방식은 어떤지 등을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즘은 커플 상담이라고 해서 결혼 전에 커플이 자신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처방식을 배우고자 상담을 하는 분들도 많이 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자기의 선택과 행동에 대해서 하느님 앞에서 죄 짓는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그렇게 생각하게 된 배경과 현재의 생각, 최종 결정 등을 살펴보는 여유를 가지면 더 좋은 시간이 될 것 같고, 더 나아가 신앙 속에서 충일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행복할 수 있기를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707 서울특별시 성동구 무학로 16(홍익동)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6년 9월 4일, 이찬 신부(성 골롬반외방선교회 · 다솜터심리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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