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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위대한 신앙의 신비, 기도7: 구약에 나타난 기도 - 모세, 중개자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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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7-17 ㅣ No.819

[위대한 신앙의 신비, 기도] (7) 구약에 나타난 기도 - 모세, 중개자의 기도


백성을 위해 하느님께 정성껏 기도

 

 

교리서(2574~2577항)는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야곱에 이어 구약 역사에 또 한 사람의 위대한 지도자인 모세의 기도를 살펴봅니다.

 

기도에서 주도권을 취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라고 했는데, 모세의 경우도 하느님께서 먼저 행동하십니다. 불타는 떨기 가운데서 하느님께서 먼저 모세를 부르시고 말씀을 건네시는 것입니다(탈출 3,1-10 참조). 하느님께서 당신을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아느님 야곱의 하느님”(탈출 3,6)이라고 밝히시고 또 “나는 있는 나다”(탈출 3,14)라고 당신을 계시하시는 것은 당신이 살아 계시는 하느님임을 뜻합니다. 이렇게 살아 계시는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으로 삼으신 이스라엘을 구원하시어 생명을 주시고자 모세를 부르십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모세를 부르시는 것은 이 구원 사업을 당신 혼자 하시는 것이 아니라 모세를 구원 사업에 참여시키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이 일을 인간의 의사를 무시하면서까지 하지도 않으십니다. 모세를 부르시는 하느님과 발뺌하려는 모세의 대화에서 볼 수 있듯이, 하느님은 오히려 모세에게 간청하시는 분처럼 나타납니다. 그리고 모세는 하느님과의 오랜 줄다리기를 하면서 마침내 하느님의 뜻에 자신의 뜻을 맞추게 됩니다(탈출 4장 참조).

 

모세가 하느님께 사명을 받는 이 사건에서 주목할 또 한 가지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으시는 이 대화를 통해 모세가 기도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는 것입니다. 모세는 회피하고 이의를 제기하고 질문을 던지고 하는 가운데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런 대화를 통해 마침내 “주님께서는 마치 사람이 자기 친구에게 말하듯 모세와 얼굴을 마주하여 말씀하시곤 하였다”(33,11)고 탈출기는 전하는데, 교리서는 이 대화가 전형적인 ‘관상 기도’라고 설명합니다. 관상기도란 나중에 자세히 설명할 기회가 있겠지만, 간단히 ‘사랑으로 가득 차 하느님을 응시하는 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세가 하느님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듯이 관상 기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또한 그가 겸손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그의 겸손에 대해 “땅 위에 사는 어떤 사람보다도 겸손하였다”(민수 12,3)고 전합니다.

 

하느님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이 친밀함으로 모세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당신 소유로 삼으신 백성을 위해서 용기를 내어 항구하게 전구의 기도를 바칩니다. 아말렉 족과 싸움에서 이기도록(탈출 17,8-16) 전구할 뿐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께 변절했을 때 백성을 위해 전구합니다(탈출 32,1─34,9 참조).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그의 기도를 들어주십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구해내고 마침내 이스라엘을 하느님의 소유가 된 백성이 되게 한 모세의 기도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유일한 중개자, 사람이 되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완전하게 이루어질 전구의 놀라운 표상이 된다”(2573항)고 교리서는 설명합니다. 그래서 모세의 기도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모세의 기도는 “살아 계신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의 구원을 위하여 먼저 부르시는 것에 대한 응답”입니다. 2) 모세의 기도는 “유일한 중개자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의 기도를 예시한다”는 것입니다(2593항).

 

[평화신문, 2016년 7월 17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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