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예화ㅣ우화

[사랑] 사랑이란 조미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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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0 ㅣ No.329

사랑이란 조미료

 

 

"밴, 철제통 속을 절대 들여다봐서는 안 돼요. 만일 당신이 약속을 어긴다면 다시는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없게 될 거예요." 아내는 늘 선반에 놓여진 조그만 철제통에 대해 주의를 주곤 했다. 그 철제통에는 장모님에게서 물려받은 '비밀 재료'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아내는 그 비밀재료를 매우 아껴서 썼다. 아마도 너무 많이 사용하면 곧 없어져 버릴 것을 염려한 때문인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조금씩만 사용해도 최고의 효과를 냈다. 아내의 요리는 언제나 훌륭했기 때문이다. 언젠가 밴도 아내가 그것을 뿌리는 것을 본적이 있는데 가루가 너무 고와서인지 아니면 너무 조금 사용해서 그런지 눈에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삼십 년이 넘게 참아온 궁금증이 아내가 집을 비운 오늘은 걷잡을 수 없이 부풀어 올랐다. 밴은 몇 번씩이나 아내의 다짐을 떠올려 보았지만 머리 속에는 온통 그 철제통을 한번 열어 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도대체 그 통속에 뭐가 들어 있기에 …' 그는 조심스럽게 철제통을 집어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 밴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너무 긴장해서 땀이 밴 손으로 조심스럽게 뚜껑을 열었다. 순간 밴은 깜짝 놀랐다. 통 속에는 조그맣게 접힌 종이 한 장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밴은 커다란 손가락을 간신히 밀어 넣어 그 종이를 꺼냈다. 그 종이에는 장모님의 서투른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말타야! 무슨 요리를 하든 사랑을 뿌려 넣는 것을 잊지 말아라."

 

종이를 다시 통속으로 밀어 넣으면서 밴은 아내의 요리가 그렇게 맛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아름다운 이야기 중에서 / www.das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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