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예화ㅣ우화

[믿음] 소금 인형의 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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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0 ㅣ No.315

소금 인형의 투신

 

 

옛날에, 어떤 소금 인형이 산과 계곡을 넘는 기나긴 여행 끝에 해변에 도착했다. 그렇게 엄청나게 많은 물이 모여 있는 것을 처음 본 인형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바다는 너무나도 크고 매력적이었지만, 인형은 그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인형은 점점 더 바다에 마음이 끌려, 도대체 그것이 무엇인지 꼭 알아 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해변에 서 있는 인형 자신은 안전하고 굳건하게 느껴졌지만, 눈앞에 펼쳐진 바다는 쉴새없이 불안정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인형은 오랫동안 물끄러미 바다를 바라보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인형은 겁을 내며 조심스럽게 바다를 향해 한 발 다가간 다음, 호기심에 가득 차서 바다에게 물어 보았다.

 

"너는 누구니?"

 

바다가 대답했다.

 

"나는 바다야."

 

그러자 인형이 다시 말했다.

 

"음, 너는 지금 네 이름을 말해 주었지만, 나는 너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 네가 누군지, 네가 무엇인지 말해 주렴! 너 자신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자세히 말해 달란 말이야."

 

바다는 알 수 없는 대답을 했다.

 

"나는 그냥 나야. 그저 바다일 뿐이야."

 

소금 인형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다시 말했다.

 

"나는 네가 한 말을 잘 이해할 수가 없어. 하지만 나는 꼭 너를 알고 싶어.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니?"

 

바다가 대답했다.

 

"네가 정말로 나를 알고 싶다면, 앞으로 가까이 다가와서 나를 만져 봐."

 

소금 인형은 앞으로 가까이 다가가 겁먹은 표정으로 한쪽발을 물속에 담궈 보았다. 즉시 아주 이상한 기분, 인형으로서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잠시 후, 인형은 발을 물 속에서 빼내려고 했다. 하지만 인형의 발은 이제 그녀의 다리에 붙어 있지 않았다. 발이 바닷물에 녹아버린 것이다. 인형은 놀라고 겁에 질려서 소리쳤다.

 

"너, 내 발을 어떻게 한 거니? 아무래도 내가 너에게 속은 것 같아."

 

바다가 대답했다.

 

"절대로 그렇지 않아. 네가 진정으로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너 자신의 무엇인가를 나에게 줄 수 있어야 해, 만일 네가 나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면, 너는 나에게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그러자 소금 인형은 천천히 점점 더 깊이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물 속으로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이상한 기분도 점점 더 강해졌지만, 바다에 대한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마침내 인형은 완전히 바닷물에 녹아 버리고 말았다. 인형이 외쳤다.

 

"이제 난, 바다가 무엇인지는 알겠어! 하지만 모든 것은 아니야!"

 

[소금 인형 중에서 / MNSP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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