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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신학ㅣ사회윤리

[생명] 인간 생명의 존엄과 가치: 가톨릭 생명운동의 기초, 회칙 생명의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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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10-05 ㅣ No.1198

인간 생명의 존엄과 가치 (3) 가톨릭 생명운동의 기초, 회칙 「생명의 복음」 I



들어가며

회칙 「생명의 복음」은 ‘주교들에게 사제들과 부제들에게, 남녀 수도자들과 신자들에게, 선의의 모든 이에게 보내는 교황 요한바오로 2세 성하의 회칙 「생명의 복음」이라는 제목으로 ‘인간생명의 가치와 불가침성에 관하여’라는 부제로 1995년 발표되었다. 이 회칙의 목적은 “인간생명에 대한 전례 없는 다양하고 새로운 위협들과 죽음의 문화가 확산되는 현실에 직면하여 모든 인간의 생명의 가치와 존엄성에 대한 복음, 유한한 시간 속에서 그 생명이 갖는 위대함과 고귀함에 대한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다.” 회칙 「생명의 복음」은 강력한 교도권으로 제시되는 일종의 가톨릭교회 생명윤리의 교과서와 같은 성격을 갖고 있다. 가톨릭교회의 생명윤리를 체계적이고 함축적으로 설명하는 동시에 현대사회를 향한 교회의 긴박한 호소를 담고 있다.

「생명의 복음」은 서론과 본론의 4개의 장 그리고 결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장은 ‘인간생명에 대한 현대의 위협’, 제2장은 ‘생명에 관한 그리스도교의 메시지’, 제3장은 ‘하느님의 신성한 법에 관하여’ 그리고 제4장은 ‘인간생명의 새로운 문화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본문에서는 회칙 「생명의 복음」을 제4장 ‘인간생명의 새로운 문화를 위하여’에 나타난 가톨릭교회 생명운동 방향과 그 가르침을 중심으로 두 번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생명의 복음 1장 ‘인간생명에 대한 현대의 위협’

「생명의 복음」 제1장은 현대사회에 전례 없이 자행되고 있는 생명에 대한 위협을 죽음의 문화로 규정지으며 그 원인과 죄의 뿌리를 살핀다. 즉 현대사회에 실재하는 구조적 죄에 대해서 죽음의 문화라는 형태를 취하는 문화의 출현으로 설명한다. 이러한 죽음의 문화는 진리나 객관적인 선과는 거리가 먼 타인과의 유대 및 연대 없이 개인주의적 권리만을 주장하게 되는 왜곡된 자유개념에 그 원인을 둔다고 밝힌다.

또한 현대 사회 안에서 죽음의 문화가 얼마나 뿌리 깊게 그리고 얼마나 부지불식간에 우리 스스로가 죽음의 문화에 가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우려를 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칙은 이처럼 강력한 죽음의 문화를 넘어서는 생명의 문화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는다. 오히려 생명의 문화를 만들고 「생명의 복음」을 선포해야 할 그리스도인들의 역할과 사명에 대해서 강조한다.

“보아라, 나는 오늘 생명과 죽음, 행복과 불행을 너희 앞에 내어 놓는다. 너희 앞에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내놓는다. 너희나 너희 후손이 잘 살려거든 생명을 택하여라.”(신명 30,15.19)


생명의 복음 2장 ‘생명에 관한 그리스도교의 메시지’

제2장은 선물로 주어진 생명을 주제로 하여 생명에 대한 그리스도교 메시지이다. ‘생명의 복음’의 핵심은 ‘위대한 인간 생명의 참된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고귀하지만 연약하고, 죽음과 고통의 위협을 받고 있는 지상의 인간 생명은 그 자체 안에 창조주께서 심어 주신 영원한 생명의 씨앗을 품고 있기 때문에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과 애정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인간 생명의 위대한 가치를 이렇게 함축적으로 설명한다.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인간 생명을 취하시고 그것을 모든 인류의 구원을 위한 도구로 삼으셨으니 그 인간 생명이란 얼마나 위대한 것입니까!”

또한 “인간은 비록 흙으로 빚어졌지만 이 세상에 하느님을 증언하는 존재이고 그분께서 존재하신다는 표징이며 그분 영광의 흔적입니다.” 이어서 이레네오 성인의 인간에 대한 정의를 통해 인간 생명의 선함을 드러낸다. “하느님의 영광은 바로 살아있는 인간입니다. 인간은 그와 창조주를 결합시켜 주는 긴밀한 유대에 근거한 고결한 품위를 부여받았습니다. 하느님 당신의 영광이 인간 안에 반사되어 빛나고 있습니다.”


생명의 복음 3장 ‘하느님의 신성한 법에 관하여’

제3장은 살인해서는 안 된다. 하느님의 신성한 법에 관해서 말한다. 회칙 제3장은 생명의 복음에 비추어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으며, 오늘날 전례 없이 생명이 위협당하고 있는 상황에 이 계명을 적용시키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하느님께서 인간과 맺으신 계약의 핵심인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의 절대적이고 항구한 가치를 재천명하고자 한다. 교황은 이 계명이 제재가 아니라 생명에 대한 존중과 봉사, 사랑의 길을 따르도록 초대하는 선물임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도덕적 명령의 부정문은 결코 넘어서는 안 될 외적 한계를 가리키지만, 그러한 금지명령은, 함축적으로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태도, 곧 인간을 위한 투신을 권고한다.

회칙 「생명의 복음」은 부당한 공격에 대한 정당방위와 사형제도에 관한 일부 전통적인 도덕적 구별을 상기시킨 다음 - 오늘날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사형제도의 적용이 “실제로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극히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과 관련하여 윤리적 진리들을 제시하고 있다.

회칙 「생명의 복음」은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직접적이고 고의적으로 살해”하는 행위는 “언제나 지극히 부도덕한” 행위라고 선언한다. 물론 이러한 원칙은 낙태와 안락사에도 적용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임신에서부터 출생에 이르는 동안 생명의 시작 단계에 있는 인간 존재에 대한 직접적이고 고의적인 살인으로 정의되는 인공 임신중절, 곧 낙태에 관하여 회칙은 “직접적인 낙태, 즉 목적이나 수단으로 의도된 낙태는, 무고한 인간 존재를 고의로 죽이는 것이므로 항상 심각한 윤리적 무질서를 구성한다.”고 선언한다.

회칙은 낙태와 관련한 교회법의 규정까지도 언급하면서 낙태는 언제나 가장 심각한 위험한 범죄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평신도, 제45호(2014년 가을), 지영현 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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