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강론자료

1월 4일(주일)-공현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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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4-01-02 ㅣ No.564

주님의 공현대축일

 

        이사야 60,1-6;    에페소 3,2-3.5-6;      마태오 2,1-12

    2004. 1. 4.

 

주제 : 하느님을 모시는 삶........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2004년 1월의 첫 번째 주일이며, 하느님께서 예수님, 사람으로 태어나신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신 것을 기억하는 공현대축일입니다.  공현이라는 말은 하느님께서 인간의 삶에 당신의 얼굴을 보여주셨다는 의미이고, 그것을 보고 하느님의 뜻을 알아들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뜻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날입니다.  하지만 오늘 공현(公顯)축일은 하느님이 선택된 사람들에게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날이지, 사람이 요구해서 하느님이 마지못해 당신의 생각을 접고 사람의 생각대로 하신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생각과 판단이 달라진다면 꼭 같은 일이나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대하는 방법은 달라집니다.

 

오늘 복음에는 하느님이 선택한 사람들로 나오는 동방에서 온 박사들의 모습이 나옵니다.  그들은 하늘의 별을 보고 동방에서 예루살렘을 거쳐 베들레헴까지 온 사람입니다.  이 동방박사들의 모습을 보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의 하나는 ‘우리가 하느님을 알거나 느끼고 싶다면서 과연 어떤 행동을 하느냐’는 것입니다.  생각과 바람은 간절하되 합당한 움직임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우리가 가진 바람이 아무리 겸손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우리가 바람을 이루는 일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아니 겉으로는 가능해보인다고 하더라도 의미 없는 일이 되고 말 것입니다.  

 

똑같은 시간을 사용하더라도 땀을 흘려서 뭔가를 이루어낸 사람과 그렇지 않고 시간을 그저 흘려보낸 사람이 만들어내는 삶의 모습과 비슷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방에서 별을 따라가며 예루살렘을 거쳐 베들레헴의 마구간까지 찾아온 박사들이 정의의 왕, 하느님의 아들을 찾아뵙는데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들고 왔다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을 접어도 좋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들이 어떤 선물을 갖고 왔는지 기억하는 것은 잠시 잊어도 좋습니다.  그러나 하느님 보시기에 합당한 자세로 이 자리에 왔는지 돌이키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자신들이 가야할 곳을 정확하게 몰랐던 동방박사들은 예루살렘의 왕궁에서 살던 헤로데 왕에게 가서 묻습니다.  “이곳 유대의 땅에, 백성을 다스리는 당신 말고 유대인의 왕으로 태어나신 분이 있는 것을 알고 왔는데, 그 왕이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알고 싶다고....... 우리는 그분을 찾아서 경배하러 왔노라고.......그러니 그분이 태어난 곳을 알려주라고” 묻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찾아오시는 것을 새로운 경쟁자가 온 것으로 생각하고 자기 자리에 대한 위협으로 봤던 헤로데가 보인 모습은 동방박사들이 보기에도 실망스러운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오시는 하느님을 올바른 마음자세로 받아들이지 않고 왜곡된 시선으로 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모습도 헤로데가 꾸민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헤로데는 성서학자들이 있는 곳에서 떳떳하게 묻지도 않고, 박사들을 따로 불러 은미하게 말합니다.  “가서 잘 찾아보시오.  찾거든 내게도 알려주시오. 나도 경배하러 가겠소.”  동방박사들과 같은 마음이 있었더라면 함께 떠나면 될 일인데, 헤로데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 삶에도 같은 것이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할 일입니다.  겉으로만 꾸미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공통된 특징은 진실한 마음을 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진정한 사랑을 담지 않고 입술에 사탕발린 소리를 먼저 하고 그렇게 하는 것만이 자신들이 해야 할 유일한 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우리들 귀에 솔깃한 소리를 먼저 하는 경우 조심해서 알아들어야 할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시는 것은 어둠속에 빛을 비추는 것과 같습니다.  어둠속에 숨어서 옳은 일을 꺼려하는 사람들은 빛을 싫어합니다.  빛이 오면 더 짙은 어둠으로 도망칩니다. 그렇게 어둠을 좋아하고 빛을 싫어하는 사람은 헤로데와 같은 마음, 진심을 담지 않은 사람으로 변한다는 것입니다.  

 

2004년 새해가 시작된 지 며칠이 지났습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속도로 흘러가는 시간을 이용해서 좋은 결실을 맺기 원한다면 올바른 마음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때로는 힘들고 힘에 부칠지라도 올바른 마음자세를 갖겠다고 하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우리를 위해서 사람으로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신 하느님, 저희가 당신 아들 예수님의 삶에서 진정한 사랑을 배워 이웃과 나 자신에게 실천하게 도와주소서.  그리하여 이 땅에 당신의 나라가 이루어지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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