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8일 (수)
(백)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진리의 영께서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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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20세기를 빛낸 신학자들42: 루오꽝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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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4-20 ㅣ No.393

[20세기를 빛낸 신학자들] (42) 루오꽝 (하)
 
일곱성사와 기도 통해 주님 은총 얻고 신앙적 본성 키워



루오 대주교는 유가사상과 그리스도교 사상을 관통하는 것을 종지로 삼았다. 사진은 천쉐이벤 대만 총독과 함께 한 루오 대주교.


마지막으로 삼아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본체아(本體我)에 대해 설명하면,

1. 본체

인간의 본체는 마음과 물체가 합쳐진 하나의 이성적 동물이다. 물체가 신체(身體)이고 마음이 영혼(靈魂)이다. 사림철학(스콜라 철학)의 견해에 따르면 영혼이 '원형'(元形)이고 신체가 '원질'(元質)이다. 마음과 물체가 합쳐진 본체는 곧 마음과 물체가 합일된 생명이고, 마음과 물체가 합일한 생활을 가지게 된다.

인간의 신체와 영혼은 분리될 수가 없으며 만약 한번 분리되면 인간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본체는 분리될 수가 없기 때문에 본체의 성분이 분리되면 본체는 곧 없어진다. 인간의 신체와 영혼은 하나의 생명을 이룬다. 영혼과 신체가 분리되면 사망, 곧 생명이 끝나게 된다.

모든 사람의 생활은 영혼과 신체의 생활인데 모든 활동은 모두 영혼과 신체가 서로 합해져서 움직이는 것이다. 인간 활동은 보통 생리적 활동과 감각 활동 및 이성의 활동으로 나누는데 생리적 활동과 감각 활동은 신체의 활동이고 이성의 활동은 영혼의 활동이다. 실제로 이 세 종류의 활동 모두 영혼과 신체를 가지고 있다. 생리 활동은 소화 작용, 혈액의 흐름 등과 같이 모두 생명의 활동이고, 생명이 없다면 당연히 소화 작용, 혈액의 흐름 같은 작용도 없다. 감각 활동은 말할 필요가 없이 영혼과 신체가 같이 동작한다. 이성 활동도 역시 영혼 신체가 같이 합해진 동작이다. 사고와 정서는 모두 뇌신경을 사용하는데 뇌신경이 작용을 잃어버리면 인간은 바로 식물인간이 되고 이성 생활과 감각 생활은 모두 정지돼 버린다.

2. 영혼

영혼은 인간 본체의 '원질'(元質)이고 인간 생명의 근원이며 정신체이다. 중국 철학에서는 심(心)을 영혼의 대표로 보고 그래서 인간은 심물(心物)의 합일체라 말한다. 또 중국 철학에서는 혼(魂)을 말하는데 혼은 생명의 근원이라 한다. 사림철학에서도 영혼을 말하는데 이때 영혼은 중국의 심과 혼을 포함한다.

영혼은 전신에 충만해 분열이 될 수가 없고 크고 작음도 없다. 태아의 영혼도 완전한 것이고 성인과 노인의 영혼도 동일하게 완전한 영혼이다.

영혼은 생명의 기초다. 인간의 일체 활동은 모두 영혼의 동작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생명력이다. 영혼은 자기 본유의 활동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이지(理智)와 의지(意志)의 활동이며 즉 지(知)와 주재(主宰)이다. 영혼과 신체 합성의 인간 본체인데 영혼은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가 있기에 영혼은 영원히 불멸한다. 사람이 사후 영혼이 불멸하기에 영생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인간과 금수의 혼은 다르다. 금수의 혼은 정신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루오 대주교 선종 10주년 기념 세미나 포스터.

3. 창조

철학에서 우주의 기원 문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크게 자유설(自有設:우주 평형설)과 창조설(創造設)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노자는 "도(道)는 스스로 있고 스스로 생겼다. 만물은 도에서 생겨났다"고 주장하고, 「시경」(詩經), 「서경」(書經)에서는 우주를 하느님이 창조한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천주교는 우주 만물을 하느님이 창조하셨다고 깊이 믿고 있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신이 우주 만물을 창조했는데 그것이 최고의 제1원인이라고 한다.

인간의 기원도 철학과 생물학에서 중대 문제다. 다윈이 진화론을 발표한 후 인간은 원숭이에서 진화된 것으로 믿고 있는데 천주교는 인간을 하느님이 창조하셨다고 믿고 있다. 철학에서는 신체는 진화론에서 해석하고 있지만 영혼은 직접 하느님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인간 신체는 물질체이며 구체적으로 오장 육부를 가지고 있는데 현세 생활에 적합하다. 세상 생활 환경은 오래 전부터 큰 변화가 있었는데 원래 생명 활동에는 부적합한 것이었다. 그러나 점진적으로 변화해 부분적으로 적합하게 되고 생명에 적합한 부분이 계속 변화해 결국 여기에 적응한 생물이 나타나 '적자생존'이 생물의 생존 원칙이 됐다.

물질의 '원형'과 '원질'은 태어나면서 유전적 요소에 의해 스스로 주변 환경에 적응하기에 변화가 생기게 되고 긴 시간을 통해 진화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신체는 그 종(種)의 동물에서 진화했는데, 영혼은 직접 하느님의 창조로부터 시작됐다. 조물주가 우주 만물을 창조하셨을 때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셨고 창조한 '유'(有)가 항상 존재할 수가 없기에, 존재하려면 늘 창조주가 우주 만물을 창조한 능력으로 지속적으로 지지를 받아야 한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만물을 돌보는 것은 바로 지속적인 창조다"라고 말했다. 만물을 돌보는 '능'(能)은 바로 만물을 창조하는 능력이다. 하느님은 창조의 능력을 이용해 인간 영혼을 창조하셨다.


사회 속의 나(世間我)에 대해 설명하면,

1. 혼인 가정
 
인간은 사회 속에서 출생하는데 이때 고독한 한 사람이 아니고 많은 사회속의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으로 태어난다. 부모에게서 태어나서 양육을 받아 성년에 이르게 되는데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생'(生)의 관계다. 그러므로 가정의 관계도 '생'(生)의 관계다. 생이 있다면 반드시 가정이 있게 마련이다. 가정이 있으려면 먼저 혼인이 있어야 하기에 혼인의 의의는 매우 크다. 구약에서 하느님이 인간을 창조하실 때 아담이란 남자를 먼저 만드시고 남자의 갈빗대에서 여인을 만드셨다. 신약에서 예수님은 "남자와 여자는 한 몸이어서 영원히 분리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남녀의 결혼으로 두 사람의 생명은 완전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천주교의 혼인에 대한 사상과 규율은 일부일처제로서 분리될 수 없는 것이며 상대방이 죽음에 이를 때에만 비로소 재혼을 허락하는 것이다. 혼인하여 자녀를 양육할 의무가 있고 정조를 지킬 의무가 남녀 모두에게 있는 것이다.

2. 국가

인간의 생명은 가정 내에서 부모의 양육으로 생존할 수 있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일종의 권력이 있어야 권리를 보호받고 각종 능력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권력은 개인보다 높고 큰 것인데 국가라 칭한다. 국가의 권력은 하늘에서 나오는 권력이며 백성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

3. 자연계

인간 생명이 자연계의 물체 속으로 들어가면 전체 우주는 하나의 생명을 구성한다. 인간은 하느님의 창조로 이루어진 것인데 권리와 사명을 부여받아 만물을 관리하고 이용한다. 우주 만물은 서로 관련이 있는데 한 종류의 사물이 해를 입으면 기타 사물도 간접적으로 해를 입는다. 인간이 만물을 이용해 생명을 유지하지만 만물을 남용하면 안 된다. 맹자는 "친친, 인민, 애물"(親親, 仁民,愛物)이라며 사랑하는 마음(愛心)을 비록 세 층으로 표현했지만, 다 같이 사랑하는 마음이다. 인간이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는 것처럼 사물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환경오염 문제도 인간의 사욕이 빚어낸 결과다. 그 결과로 인간이 해를 입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영생아(永生我)에 대해 설명하면,

인간 영혼은 불멸이고 인간 사후에도 영혼은 여전히 활동한다. '영혼의 생활은 도대체 어떠한 것인가' 하는 문제는 종교 신앙의 문제이다. 영생아(永生我)는 종교 신앙의 인간이고 곧 천주교 신앙의 인간이다.

1. 영생아(永生我)는 초성인(超性人)이다

위에서 말한 '본체인'은 인간 본성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영혼과 육신을 지닌 사람이다. 영혼과 육신은 각각 본능을 가지고 있으며 활동할 때 서로 결합해 활동한다. 그러나 하느님이 인간을 창조하실 때 본능적 인간을 창조했을 뿐만이 아니라 본성을 초월하는 능력의 특성을 본성에 부여하셨다. 그러므로 천주교를 믿는 사람은 바로 초성(超性) 영생인이다.

2. 초성(超性) 생명

초성 생명은 신(信),망(望),애(愛) 삼덕이 융화된 본성의 생명이다. 세례를 받으면 신앙이 생활의 기초가 되고 그 신앙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대한 믿음(信)이다. 신앙생활은 인간 혼자 힘으로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반드시 천주의 도움이 있어야만 한다. 천주의 도움이 바로 은총이며 초성 행동의 역량이 되며 초성 생활의 기초가 된다. 인간 행위는 본성의 행동인데 초성계(超性界)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은총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초성 행동의 기초다. 이로 말미암아 인간의 행동은 초성의 성질과 가치를 가지게 된다. 은총을 얻으려면 두 가지 길을 가야 하는데 그 하나는 정식 길로 일곱 성사이며 또 다른 개인 길은 기도다. 그 중에서도 미사가 가장 중요하다. 미사 중에 신자들은 예수님의 성혈을 취하므로 초성의 생명을 실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초성적 영생을 경험하게 된다.

지금까지 루오 대주교의 사상을 생명철학을 중심으로 개략적으로 알아봤다. 루오 대주교 사후(死後) 아직까지 루오 대주교처럼 여러 분야에 걸쳐 다양한 업적을 남긴 철학자, 신학자를 찾아보기는 결코 쉽지 않다.

[평화신문, 2014년 4월 20일,
박용모 교수(세바스티아노, 부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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