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예화ㅣ우화

[용서] 당신은 고맙다고 하지 않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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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1 ㅣ No.360

당신은 고맙다고 하지 않았소?

 

 

우리 나라 신문화 운동의 공로자로 유명한 아동 문학가 소파 방정환 선생님 집에 어느 날 밤 강도가 들어와 돈을 내놓으라고 했습니다. 방정환 선생님은 순순히 서랍에서 390환을 내어주었습니다. 그러자 강도는 바삐 자취를 감추려 했는데, 이 때 방 선생님은 그를 불러 세운 후 "아니 여보시오. 돈을 가져가면서 고맙다고나 하고 가져가야 하지 않소?" 하고 말했습니다. 강도는 어이가 없어하다가 말고 "그래! 고맙다." 하고는 어디론지 가버렸습니다.

 

그러나 얼마 안되어 새벽녘에 경찰은 그 강도를 붙들어 방 선생님 집으로 찾아 왔습니다. "이 사람이 방 선생님 돈을 빼앗았다지요?" 하고 경찰은 방 선생님에게 물었습니다. 보통 사람 같았으면 "그래요. 분명히 이놈이 강도입니다. 390환을 뺏겼어요." 하고 말했을 것이나 방 선생은 오히려 깜짝 놀라는 태도를 보이면서 "아니요. 나는 이 사람에게 돈을 뺏긴 일이 없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경찰도 강도도 어리둥절해졌습니다. "아니 이놈이 자기가 이 댁에서 돈을 390환이나 빼앗았다고 하는데요?" 하고 경찰은 의아해 하며 다시 물었습니다. 그러자 방 선생님은 강도를 향하여 말했습니다.

 

"원, 이 사람도. 아니 내가 390환을 주니까 당신은 고맙다고 하지 않았소? 빼앗았다면 고맙다고 했을 리가 있겠소?"라고 했다.

 

경찰은 하는 수 없어 그를 묶었던 박승을 풀어주고 가버렸습니다. 강도는 너무도 고맙고 감격하여 그 후 방 선생님 댁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사람을 감화시키는 데에 사랑 이상이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사목, 1998년 2월호,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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