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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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ㅣ우화

[용서] 목숨을 건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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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1 ㅣ No.359

그렇다면 함께 헤쳐 나가요 : 목숨을 건 용서

 

 

데이빗과 리자는 평범한 부부였습니다. 어느날 리자는 심한 감기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가벼운 감기 정도로만 여겼는데 리자는 위태로운 상태였습니다. 웬만큼 회복되었을 때 리자는 잠시 퇴원을 하게 되었지만 몸이 영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퇴원하기 전날 밤, 리자는 남편 데이빗이 우울한 얼굴로 건네주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편지를 읽어 내려가는 동안 리자의 손목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데이빗은 편지에 그 동안 동성연애를 해온 것과 최근에야 자신이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을 알았으며 리자에게까지 병이 옮겨진 사실을 고백하고 있었습니다.

 

리자는 깊은 상처를 받았습니다. 몸에 옮은 병 때문뿐 아니라 사랑하는 남편에 대한 믿음이 모두 깨져버렸기 때문입니다. 리자는 조용히 데이빗을 불렀습니다. 두려움으로 가득찬 데이빗의 눈망울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리자가 물었습니다.

 

"당신, 나를 사랑하나요?"

 

데이빗은 대답했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함께 헤쳐 나가요."

 

이것이 리자가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리자의 병은 더욱 깊어갔습니다. 그러나 그 병으로 남편과의 관계가 파괴되리라는 것을 믿지 않는 리자는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아냈습니다. 어느날 리자는 자신의 병과 감염 원인을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기로 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은 처음엔 충격을 받았지만 리자가 남편을 용서한 눈물겨운 이야기를 듣고 더욱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데이빗과 리자 부부의 이야기는 금방 멀리까지 소문이 났습니다. 많은 부부들이 리자 이야기를 드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갈등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지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이러한 이야기는 리자에게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그러나 리자는 끝내 병을 이기지 못하였습니다. 그녀가 죽던 날 밤, 친구들이 그녀의 침대를 지켰습니다. 리자는 아주 평화로운 얼굴로 말했습니다.

 

"나는 진실로 데이빗을 사랑했어. 그러니 누구라도 내 죽음을 데이빗 탓으로 돌린다면 난 정말 못 견딜 거야."

 

그녀의 마지막 당부의 말. 그것은 완전한 용서였습니다.

 

[사목, 1998년 2월호, pp.13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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