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강론자료

승천대축일-2003

스크랩 인쇄

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3-05-31 ㅣ No.421

예수 승천 대축일 (나해)

 

        사도 1,1-11        에페 1,17-23        마르코 16,15-20

    2003. 6. 1.

 

주제: 동병상련(同病相憐)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6월의 첫 날, 예수님의 승천 대축일입니다.

 

우리가 쓰는 말에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그 뜻을 국어사전은 ‘같은 병을 앓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긴다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김을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합니다.  비슷한 처지에 처한 사람이라야 다른 사람이 처한 상황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승천을 기억하는 날에 합당한 표현을 생각하기 어려워 이런 말로 시작했습니다만, 오늘 기념하는 예수님의 ‘승천’도 동병상련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승천이라는 낱말을 이해하기는 어려워도 ‘동병상련’이라는 말은 이해하기 쉬운 말입니다.  우리가 승천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때는 교회에 와야 들을 수 있고 현실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겠지만, 동병상련이라는 말은 우리 현실과 연결되기에 낱말이 어려워도 체험하기는 쉽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승천을 이해할 때 ‘동병상련’이라는 말을 떠올린다면, 예수님의 승천과 같은 경험을 했거나 적어도 그 모습에 동참할 때에 예수님의 승천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다고 백번을 말하고, 내가 너의 고통에 함께 하겠다고 천 번을 약속하더라도 같은 삶의 자세를 피하거나 그 사람의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더불어 실천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효과 없는 부도수표가 되고 맙니다.  우리가 부도수표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옳게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사도행전의 말씀을 통해서 생각하는 시간입니다.

 

예수님은 부활하신 후 제자들을 다시 교육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제자들은 예수님의 뜻대로 온전히 바뀌지 않았습니다.  결국 하늘로 떠나기로 작정한 때가 가까워지자 예수님은 제자들의 삶을 완벽하게 만들어줄 성령을 받을 것을 말씀하십니다.  세상 모든 일에 마찬가지입니다만 아무런 노력 없이 공짜로 선물을 받는 사람은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합니다.  제자들에게 남기신 예수님의 명령도 그래서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 것을 말씀하십니다.  예루살렘은 구원이 시작된 곳입니다.  예루살렘은 수난이 완성된 곳이고 부활이 시작된 곳입니다.  거기에서 하느님의 힘으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공짜로 성령의 선물을 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일에 많은 걱정을 하더라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은 분명 있습니다.  내가 목표를 세운다면 어떤 방법으로 그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방법도 찾을 줄 알아야 합니다.  마음만 앞세운다고 가능한 일도 아니고, 생각만 앞세운다고 저절로 이루어지는 일도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통하여 이루시려고 하는 일에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는지, 그리고 현실에서 어떤 마음자세로 지내는지도 돌이켜봐야 합니다.  내가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그 뜻을 이루려고 한다면 좋은 결과를 이루겠지만 거부하는 마음자세로 살아간다면 하느님의 선물인 성령은 내게 오더라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승천대축일, 예수님과 제자들의 이별축일이 슬픔을 느끼게 하는 이별로 끝맺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쁨을 가져오는 성령의 선물을 약속하는 날임을 올바로 깨닫도록 힘을  청해야 할 일입니다.

 



541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